수고들 많으셨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이렇게 한걸음씩 나아가는 겁니다.
KBS 새노조 총파업투쟁 잠정 타결
- 위원장, 사장 대표 대선 공정방송 위원회
- 탐사보도팀 부활 쟁취 등 공정방송을 위한 기반 마련!
http://kbsunion.tistory.com/704
오늘로 93일을 맞는 언론노조 KBS본부의 총파업이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잠정 타결 단계에 와 있습니다.
어제(5일) 집행부, 중앙위원, 시도지부장으로 구성된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협상에 대해 보고를 했고, 이후 사측과의 잠정합의를 도출했습니다. 이 합의문이 내일(7일) 열리는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추인을 받으면 파업은 전국 조합원 총회를 거쳐 잠정 중단되게 됩니다.
3월 6일 시작된 ‘부당징계, 막장인사 분쇄 및 특보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의 목표 중 하나였던 특보사장 퇴진은 유감스럽게도 현재까지는 이룩하지 못했습니다. KBS 사상 최장기 파업을 이끌며 온 힘을 다해 싸워왔지만 저희들의 힘이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총파업 투쟁 과정에서 우리는 특보사장 퇴진만큼이나 일상의 공정방송 투쟁을 지속해 나가야 할 필요성에 대해 절감을 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보듯 KBS의 불공정 보도는 이미 그 위험수위를 넘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사측과 협상을 진행했고, 마침내 어제 사측과 잠정 타결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협상 내용은 공정방송 실현에 맞춰져 있고, 이중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대선 공정방송위원회의 설치입니다. 기존에도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에 따라 공정방송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그 기능에는 한계도 많았습니다. 공정방송을 침해한 인사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없었고, 무엇보다 사장 대신 부사장이 사측 대표를 맡음으로 해서 사장의 불공정 방송에 대한 책임을 직접적으로 묻기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새노조 위원장과 사장을 대표로 하는 노사동수의 대선 공정방송 위원회 설치에 노사가 합의함으로서 대선 국면에서 공정방송을 담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오랜 숙원이었던 탐사보도팀 부활에 합의했습니다. 2005년 출범한 보도본부 산하의 탐사보도팀은 그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심층보도를 통해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의 역할을 해 왔고 수많은 특종으로 각종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로 한국의 탐사저널리즘 정착에 큰 기여를 해 왔지만, 현 정권이 출범한 2008년 이병순 사장에 의해 강제로 폐지가 돼버렸습니다. 이는 KBS의 저널리즘이 비판기능을 상실하고 관제, 편파화 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비극적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협상을 통해 탐사보도팀을 부활시킬 수 있게 돼 KBS의 권력 감시 기능을 복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 4년간 약화된 비판기능을 되살릴 제도적 장치들이 이번 협상을 통해 확보가 되었습니다. 모두 어려운 협상과정을 통해 쟁취가 된 것이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더욱 가열찬 공정방송 실현 투쟁이 필요함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파업을 통해 확인한 우리의 열정과 에너지로 이 싸움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대의원대회 추인을 앞두고 있어 협상이 최종 타결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언론노조 MBC,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지·본부 동지들을 뒤에 남겨둔 채 타결단계에 접어든 우리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낙하산 사장 퇴출과 해고 언론인 원상복구, 언론장악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 언론총파업의 과제가 아직 미완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연대의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낙하산 사장을 퇴진시키고 언론장악의 진상을 규명하고 공정언론을 실현하기 위한 언론자유 항쟁에 우리는 동지들과 함께 어깨를 걸고 싸워나갈 것입니다. 우선 현업에 돌아가면 현재의 언론파업을 뉴스와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도해 언론파업의 의미를 국민들에게 알려나가겠습니다.
또한 새노조 파업투쟁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들에게 공정방송을 되돌려드리겠습니다. 새노조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2012년 6월 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