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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상황에 전업이면 한심한 걸까요?

고민 조회수 : 3,055
작성일 : 2012-06-05 00:28:07

남편 월급은 세후 500 정도입니다. 집은 없습니다. 2억 안되는 전세 살고 있고요.

결혼할 때 양가도움 없이 빚내서 전세 얻은 거라, 빚 갚고나서 모은 돈은 거의 없습니다.

천만원도 안되어요.

애 출산하기 바로 전날까지 회사다녔고... 휴직 후 나가려다가 5개월된 아기 맡길 곳이 없어 사직했습니다.

지금 그 아기가 두 돌 조금 넘었고요.

 

저는 사실 제 손으로 세돌까지는 키우고 싶었어요.

하루 종일 애 보는 일이 여전히 무척 힘들고요.  

아기 세돌까지 키우고 차차 일하고 싶었는데,

주변 분위기를 보니 저는 한심하고 생각없는 전업주부네요.

여건이 좋은 것도 아니고, 가난한데 돈 더 벌 생각 안한다고요...

 

사실 비정기적으로 재택 근무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걸 좀 더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고 오늘 처음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갔거든요.

일할 시간이 확보가 안되어서요.

그런데, 두 시간을 어린이집에 같이 있으면서 관찰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세 돌 안된 아가들한테는 어린이집이 엄마보다 나을 수 없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고요...

 

한참 떼쓰고 자아가 강해진 아기에게 무조건 안돼, 하지마, 그러면 큰일나. 를 되풀이하던 선생님들...

박봉에 강도높은 업무에 지쳐 표정없고, 아이들에게 살갑게 웃어주지 않던 선생님들...

 

집에서는 아기가 해보고 싶은게 크게 위험하지 않으면, 한 번만 더해보자, 열 셀 때까지만 하자. 고 약속을 해요.

그러면 조금 더 해보고 싶던 아가는 약속한 만큼을 더 하고 더 이상 울거나 떼를 쓰지 않거든요.

하지만 어린이집에서는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모든 아이에게 그렇게 할애할 수가 없겠죠.

고집 센 저희 아이가 신발은 꼭 혼자 벗어야하는데, 선생님이 한쪽을 벗겨줬더니 막 통곡을 했어요.

혼자 하겠다고요. 혼자, 혼자, 혼자 할거에요 하고 흐느껴 우는데

선생님은 그 얘기를 못들으셨는지 강압적으로 나머지 신발을 벗기시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아프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의 사회생활하는 많은 엄마들이, 백일쟁이부터 어린이집 보내놓고 겪는 가슴앓이가 어떨지,

아기에게 제일 필요한건 엄마인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의 차선을 택하는 많은 이유에 대해서 말입니다.

 

사실 저도 제 일을 사랑하고, 소위 말하는 전문직이고,

여러 조건도 좋고, 자아성취에 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면,

이렇게 고민하지 않았을 거에요.

사실 몇 푼 못버는데, 대단히 인정받을 일도 아닌데,

세 돌 안된 아기를 저렇게 남의 손에 훈육시켜가며 꼭 이 일을 다시 시작해야하는가 싶은 생각이 든 거에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IP : 220.72.xxx.86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6.5 12:33 AM (223.62.xxx.179)

    천천히 하세요. 주변에서 푸쉬하는 사람없으면요.
    그 정도 상황에 뭐라하는 사람 없을껄요.
    넷상에서나 사람들이 이러지 실생활에선 별말없지 않아요?

    저야 사정상 아기낳고 금방 나갈꺼지만요.
    실생활에선 오히려 일 계속하던 사람들한테 주위에서 못 그만두게 하고 간섭 심해요.

  • 2. 집에서
    '12.6.5 12:34 AM (14.52.xxx.59)

    보세요,재택근무는 아이 잘때 하구요
    솔직히 애 기관 보내면 얼마나 잔병 많은지 몰라요

  • 3. ..
    '12.6.5 12:36 AM (203.100.xxx.141)

    왜이리 남이 사생활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원글님이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아이가 더 중요하잖아요.

  • 4. 남들이
    '12.6.5 12:43 AM (183.100.xxx.233)

    내 인생 살아주는 것 아니고 내 아이 길러주는거 아니에요.. 그냥 달린 입으로 한 두마디 거드는거죠.. 본인들 인생 그렇게 남들이 참견하면 싫어하는 사람들이 남의 인생은 참 잘 참견하드라고요..남편이랑 상의해서 나중에 덜 후회하는 삶을 선택하세요.

  • 5. 소신
    '12.6.5 12:43 AM (121.134.xxx.90)

    누가 뭐라할 것도 없고 또 뭐라한들 남얘기 신경쓸거 없구요
    원글님 본인의 소신대로 하세요

  • 6. 마그리뜨
    '12.6.5 12:46 AM (211.246.xxx.130)

    어린이집이나 시터가 엄마의 사랑을 줄수는 없어요. 그건 가능한 일이 아니고
    대신 선생님 이럴땐 이렇게 해주세요 부탁은 드릴수 있죠 (상식 선에서)
    일단 아이가 24시간 엄마의 사랑을 받길 원한다면 직접 키우시는게 맞고요
    하루에 10시간은 엄마사랑 나머지 시간은 쌤과 친구들과 교류하기도 괜찮다 싶으면 보내실수 있다봐요.

  • 7. 천천히
    '12.6.5 12:50 AM (125.180.xxx.163)

    아이 더 키워놓고 천천히 하고 싶은 일 찾아보셔도 됩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도 좋을 나이가 되면 보내놓고 그 동안 육아에 힘쓴 것에 대해 자신에게 상도 줄 겸
    문화센터든 운동이든 취미생활 좀 해보셔도 되구요.
    쉬엄쉬엄 즐기면서 원글님이 진짜 하고 싶고 재밌는 일 찾아보셔요.
    조급할 것 없어요. 천천히 해도 됩니다. 지금은 아기 키우는데 집중하시고 걱정 붙들어 매셔요.
    뭐든 때가 있는 겁니다. 기다려야 할 때, 집중해야할 때, 낚아채야 할 때...낚시 잘하는 낚시꾼 처럼, 강태공 처럼 때를 기다리세요.

  • 8. 법륜 스님
    '12.6.5 2:14 AM (124.50.xxx.164)

    즉문 즉설 보면 세돌까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엄마가 끼고 키우라고 나와 있어요. 남들 말에 휘둘리지 마세요.
    저도 아이들 가르치는 직업 가지고 있지만 어렸을때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는 것과 내 손으로 거두는 것은 질적으로 틀립니다. 남들 말은 귓등으로 흘리세요. 저는 원글님 생각이 옳다고 봅니다.

  • 9. 당연
    '12.6.5 6:03 AM (220.86.xxx.73)

    어린이집에 맡기는 불가피한 경우라도 사실 엄마가 전업하면서 맡기는거랑
    질적으로 틀려요. 애들한테도 엄마한테 돌봄받을 권리가 있어요
    짐승도 자기 자식 독립할때까지는 끼고있는데
    왜 애들이 엄마 뺏겨가며 태어나서 고생해야 하는지요
    남편 급여 작지 않으니 충분히 전업하고 애들 돌봐야 하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맞벌이에 치이는 것도 다 자기 콤플렉스같아요

  • 10. 돈돈돈
    '12.6.5 8:06 AM (115.126.xxx.140)

    모든걸 돈으로만 계산하니 그런 답이 나오는 거고요.
    유아교육자들이나 이론가들 보세요. 전부 3돌까지는 엄마가
    키워야 좋다고 하고요. 모든 인성은 어린시절 부모와의 애착에서
    비롯되어요. 이 시기를 놓치면 이 아이들이 다음세대 아이들과의
    애착관계도 소홀하게 하기 쉽데요. 즉 어린시절의 애착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지요. 우리 아이들 뿐 아니라 후대 아이들에게까지도요.
    물론 애착이 안좋았던 아이들이 자기를 극복하고 더 좋은 양육을 할 수도
    있지만, 자기를 극복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요.
    성격이 독립적인 아이들도 있는데, 자기 아이가 예민한 아이들인 경우에는
    생각해보는게 좋아요.
    우리애도 너무 심심해해서, 안보내는게 좋다고 배웠으면서도,
    내 애는 다르겠지 하는 마음으로 ^^; 2돌 지나고 원에 보냈었는데, 결국 머리 깨져서
    흉만 남고, 결국 엄마를 하도 찾아서 두어달만에 그만두고, 집에서 데리고 있어요.
    물론 아이가 너무 심심해해서 제가 데리고 센타 같이 다니려고요. ㅠㅠ
    아이와 많은 시간을 지내야 아이도 엄마를 사랑해주고, 엄마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엄마든 아빠든 다요. 함께하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해요.
    요즘은 정책적으로 보육료 지원해준다고 해서 100일된 애들 막 맡기고 그러는데,
    집에서도 100일까지는 애들이 잠자다가 돌연사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정말 피치못할 사정 아니면 우울증이니 뭐니 해서 그러는거 안좋아보여요.
    애 키우는거 당연히 어렵고 힘들죠. 정말 당연한거 아닌가요? 저도 애만 봤는데
    정말 힘들었고 우울했어요. 그렇다고 원에 맡기는게 과연 대안인가 싶기는 해요.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 인성이 사회의 근간이고 가정의 근간 아닌가요?
    돈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하도 어린시절부터 부모와 떨어져 지내서, 교우관계도 다들 너무 불안정하고
    폭력도 많고 한거 같아요. 주변보면 문제가 있으니, 공부를 못하니 해도 부모가 끼고 다독여주는
    아이는 그래도 온순해요.

  • 11. 돈돈돈
    '12.6.5 8:14 AM (115.126.xxx.140)

    아무튼 사람을 너무 능력으로만 평가하고, 돈으로만 가치를 평가하는 사회가 되는 것 같아서
    씁쓸해요. 길게 보면 사회적으로도 더불어 사는 사회가 더 좋은건데 말이죠.
    아이들이 부모 품을 떠나서 부모한테 응석 제대로 못부리고 크는게 다 그 나이에
    누릴거를 못누리는 거잖아요. 저는 어느정도 경제적인 것을 포기하더라도 그 나이에는
    엄마 품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 12. 빚 다 갚으셨고
    '12.6.5 8:50 AM (118.33.xxx.41)

    애기아빠 고정수입이시면..젊으시니까 그렇게 절박한 상황은 아닌데요..

  • 13. 남이사
    '12.6.5 9:15 AM (115.143.xxx.81)

    원글님 여기다 왜 설문조사를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각자 자기 상황에 맞게 하면 되는것을...
    타인이 님 상황 다 아는것도 아니고....다들 자기 하고 싶은말 써놓은건데 ... 너무 연연해하지 마세요

  • 14. 재택근무
    '12.6.5 9:31 AM (125.146.xxx.224)

    하시면 애들 보면서 실컷 일합니다..
    대신 엄마가 많이 고달프지요..
    저도 작은 애 돌부터 연년생 집에서 끼고 키우면서 밤에 잠 못자며 일했네요..
    집안일을 약간 포기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 15. ,,
    '12.6.5 9:34 AM (121.165.xxx.142)

    정답이 없어요..
    내가 꼴리는데로 하면 됩니다..
    남의 이목이 뭐가 중요해요,,부부와 아이..셋이서만 맞게 하면 되지..

  • 16. SJmom
    '12.6.5 2:40 PM (123.214.xxx.207)

    근데..... 2억안되는 전세살고 신랑 월급 500대인데 왜 가난한건가요;;;;
    저희동네 매매도 2억 안되는데 동네 70-80%는 전업인것 같던데요~~~
    제친구들도 신랑 월급 300만넘으면 전업한다고들 하구요.......
    경제적인것 때문에 그러신다면 전업하실 여건은 충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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