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4 아들 하나 키우고 있는 동갑내기 부부인데요.
원래는 둘째도 낳을 생각이었는데. 제가 몸이 안좋아서,
하여간 자연스럽게 외동이만 두게 되었어요
마흔 넘었는데. 요즘도 가끔 남편이 둘째 낳자고. 농반진반합니다만
제가 그러죠. 제 발등에 도끼를 꽂는거라고.
돌전까지는 그래도 남편이 퇴근도 빨리해서 많이 나름대로 도왔는데(사실 이것도 뭐. 그닥.. 그래도)
이후에는 전혀. 전혀 육아에 대해서 신경을 안썼고, 맞벌이하면서 제가 사무실 회식도 몇년간 참석도 못하고.
아이 종일반 어린이집 보내며, 친정도움받아가며 동동거리며 키웠어요. 이만큼.
그래서 없던 지병도 2개나 생겼네요. 제가 이러저러한 스트레스로(가뜩이나 몸도 건강체도 아닌데.)
그 자체는 남편도 인정합니다.
사실 남편은 아이에 대한 사랑이 엄청나요. 말그대로 눈에 넣어도 안아플지경으로
애지중지. 금이야 옥이야 합니다. 마음만 그래요.
그렇다고 해도 자기몸 편한게 우선인 인간이고. 천성이 게을러서(이건 우리 시어머니와 시누.
셋이 똑같네요)
스스로 알아서 애랑 놀아준적도 없고, 공부를 봐준적도 없어요. 그냥 이뻐만 합니다.
어쩔줄 모르게 이뻐만 해요.
작년부터 몇달에 한번씩 둘이 뒷동산 등산만 가끔 같이 가는정도.
그것도, 남편이 당뇨에 걸려서, 어쩔수 없이 운동을 해야하니, 아이를 데리고
가볍게 다니는거죠. 애가 더 체력도 강하니까, 산에도 더 잘오르고요.
어쨌건 다행히 아이는 무난히 컸고, 그래도 아빠를 좋아해요(아빠를 자기 이뻐하는것도 알고)
문제는 최근에도 집에 들어오면 쇼파에 누워서 리모콘 꽉쥐고 자리에서 일어나질 않는 인간인데.
다른 아이들만 오면 오버해서 완전 자기 자식 편애합니다.
물론 남들도 자기자식이 더 이쁘지요. 그래도 보통 사촌들이 놀러오면 똑같이 해주지 않나요?
며칠 있는것도 아니고.
이번 주말에도, 친정여동생네 아들이 왔어요. 그집도 외동이고 울 아이랑 한살차이라.
이래저래 형제처럼 친구처럼 서로 좋아하고, 서로 맨날 보고 싶다고 하고.
그럽니다.
집이 멀어서 방학때 외에는 잘 오지도 못해요. 같은 경기도 권인데도 2시간거리라.
근데 친정동생이 애들이 서로 보고 싶다고 하니까, 힘들게 토요일에 데리고 왔다가
일요일에 데려갔는데.
둘이 놀고 있으면 꼭 참견을 해서 제 아이 편을 들어요.
둘이 씨름을 하면, 제 아들한테만 요령을 가르쳐서 이기게 만들고. 뭐 이런식입니다.
이게 이번 한번이 아니에요. 매번 그래요. 시누네 애들. 형님네 애들..
같이 있어도 그렇고요(근데 그들은 저희집에 놀러오진않으니..)
목욕을 시켜줘도 아들만 시켜주려고 하고,(물론 제가 뭐라 하니.시켜는 줍니다만, 싫다고 투덜대요)
똑같은 남자애들인데. 사촌애는 징그러워서 목욕을 못시키겠다느니. 뭐 어떻다느니(물론 저한테만 하는 말입니다만)
.
참 보다보다 못해서, 어제 동생네 가고 나서 한바탕했습니다.
외동이라 가뜩이나 형제처럼 친구처럼 사촌끼리 지내면 서로 좋은데.
말로 안해도 그런 행동을 다 느끼는건데. 도대체 아빠라는 인간이 아이를 위해서
저렇게 밖에 못하나 싶고.
진짜 하나만 낳았으니 다행이지. 둘이상 낳았으면 이 인간 보나마나
아이들 차별 엄청 했을것 같다고, 쏘아 부쳤네요.
도대체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참 시어머니한테 반품처리하고 싶은 생각까지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