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놀이터에서 이런 경우 어떻게 하세요?

음.. 조회수 : 1,995
작성일 : 2012-06-02 13:52:09

오전에 네살, 두살 딸래미들 데리고 아파트 놀이터에 잠깐 갔다 왔어요.

토요일 오전이라 한산한 놀이터에 마침 큰애 어린이집 보내기 전에는

자주 산책길에 만나곤 했던 아이가 할머니랑 같이 놀러왔더라구요.

저희 애도, 그 애도 올 봄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서 통 만날 일이 없었거든요.

아이 할머니가 반갑기도 하고 또래 아이가 있으니 좋았는데.. 음.. 좋은건 저만 좋았는지

 

1. 저희 큰애가 대뜸 그애한테 너 미워! 미워! 미워! 계속 그러는거에요.

2. 그런데 이번엔 그 아이가 어디서 주워왔는지 꽤 튼실한 나뭇가지를 들고 있으니 저희 애가 괜히 건드려요.

 

건드리면서 거의 뺏으려고 해서 제가 저 뒤에 가면 있을지도 몰라.. 해서 놀이터 뒤로 가니 정말 더 좋은;; 가지가 있어서

저희 애가 그걸 찾아 들고와서 의기양양 해 있는데 이번엔 또 역시 오랜만에 보는 다른 애와 그 할머니가 오시네요.

저희 아파트가 유난히 할머니가 봐 주시는 또래 애들이 많은데.. 우연찮게 또 대부분 올해 봄부터 어린이집에 보내서

그 아이도 지난 초겨울에 보고 오늘 처음 보는거에요. 반가웠죠.

 

3. 아 글쎄 그런데 또 저희 큰애가 너 미워! 하면서 의기양양 들고 있던 나뭇가지로 그 애를 때리는거에요!

4. 그러면 같이 못 노니 집에 가야겠다 가자_ 하니까 이번엔 아주 징징징 울상이죠.

 

더 있어봤자 애들끼리 더 시끄럽게 싸울까봐 집에 가서 아이스크림 먹자고 꼬셔서 겨우 집에 왔어요.

 

1-4의 경우 저희 아이가 잘못한거 맞지요.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저는 저희 큰애에게

 

1. 오랜만에 봤는데 왜 밉다그래. 반가워~ 해야지!

2. 다른 친구 물건 막 손대고 뺏으면 안되는거야!

3. 왜 동생을 때리니 (그 애는 한살 더 어린 세살이에요) 미안하다고 해!

4. 그럼 너 혼자 있을래? 엄마는 애기 데리고 집에 갈거야!

 

이렇게 혼을 냈어요. 아이 마음을 읽어주자면 엄마나 그 할머니랑 애 만나서 반갑지

자기는 오랜만에 봐서 낯선 사람들인데 같이 놀기 싫었을테고 다른 애가 좋은 나뭇가지를 들고 있으니 갖고 싶었을테고

역시 또 엄마만 반갑고 자기는 안반가운 다른 애가 또 왔고.. 간만에 놀이터에 왔으니 더 놀고 싶었을테고.. 그랬겠죠.

 

그런데 저는 그 상황에서 차근차근 조곤조곤 설명하면선 달래지 못하겠는거에요.

일단 저희 애가 흥분한 상태라서 제가 조용히 얘기한다고 듣지도 않을테고

둘째가 이제 막 걸음마 하는 중이라 넘어지지 않는지, 너무 멀리 가지 않는지 계속 봐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동네 할머니들 만나면 제가 더 어린 사람이니 자세가 낮춰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아이에게 너는 이러저러하구나 하지만 그러면 안되는거 알지? 하면서 달래지 못했죠.

 

집에 와서 씻기면서 그러면 안되는거야, 친구들과 같이 놀 수 없어, 엄마 딸이 그런 미운 짓 해서 슬프다..

뭐 이랬더니 큰애가 혼자 뒹굴다가 저한테 와서 엄마 미안해요_ 그러는걸로 일단락 났지요.

그러면서 밥 차려 같이 먹이고 먹고 하는데 저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거에요.

저희 엄마가 그러셨어요. 밖에서 제 편 들어주거나 우리 딸 최고최고 그러시는 분이 아니셨어요.

그게 저는 참 서운했었는데 제가 딱 제 어린시절의 저희 엄마처럼 그러는거에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테니 혼을 내셨을테고 그랬겠지만

엄마가 한번이라도 내 잘못은 그냥 생각치 않고 내 편 들어주기를 바랬었는데..

 

제가 그 모습으로 제 아이를 키우고 있는거였죠..

아까도 그냥 혼내지 말고 그냥 둘걸 그랬나요. 정말 뺏은 것도 아니었고 세게 때린 것도 아니었는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한번쯤은 그냥 내 새끼가 최고야 제일 예뻐_ 하면서 진상 엄마가 되어보는게

어쩌면 아이에게 뭔가 다른 차원의 만족감과 위안을 주는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너무 교과서적이고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성격이라서 절대로 그렇게 하지는 못할텐데

제 이런 성격때문에 저희 애들은 또 아이들만의 생각으로 이 유년기에 상처를 받는거 아닐까 싶어요.

 

참 힘든일이에요.. 육아는..

IP : 121.147.xxx.4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냥
    '12.6.2 2:09 PM (211.108.xxx.154)

    하던데로 하셔요
    그럼 앞으로 세게 때릴때나 혼내실건가요?
    그러다 안하무인 왕싸가지 자식으로 크면
    그땐 어찌하실건가요? 감쌀때가 따로있지요

  • 2. 근데요
    '12.6.2 2:49 PM (110.35.xxx.214)

    상대가 나에게 해코지하는 상황도 아닌데 먼저 공격적인 말고 행동을 하는데
    그건 고쳐줘야하는거 아닐까요?
    아이가 낯설다고 남에게 공격적인 언사와 행동을 하는게 당연한건 아니에요

    무조건 혼을 내시라는건 아니지만 지금은 감싸줘야할 상황이 아니라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아이의 감정을 알아보시고 고칠건 고쳐주고 안아줄건 안아주셔야하지 않을까요
    제가 만약 원글님의 아이에게 맞는 아이의 엄마였다면 원글님과 아이를 보면
    무조건 피하고 싶을거 같아요
    무턱대고 싫다고 말하고 나뭇가지로 때리는 아이는 제 아이와 놀게해주고 싶지 않아요

  • 3. 착각
    '12.6.2 3:10 PM (175.112.xxx.104)

    그상황에선 원글님처럼 행동해야죠.
    그럴때 오냐오냐 하면 아이는 안하무인으로 자랄지도 몰라요.
    원글님이 말한 내편은 그런게 아니예요.

  • 4. .....
    '12.6.2 3:12 PM (121.169.xxx.78)

    아이 감정을 읽어주는것, 아이를 전폭지지해주는것, 아이에게 도덕과 규칙을 가르치는건 각각 별개의 문제인데 왜 연관 지으시나요?
    어쨌든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 감정적 피해른 입히면 안되는건 가장 기본적인거 아닌가요?

  • 5. 정말
    '12.6.2 3:38 PM (39.120.xxx.78)

    정말...말씀하신대로 진상엄마네요.
    정말 모르셔서 여쭤보시는건가요? 제기준에도 이유없이 미워미워 소리하며
    남의 물건 빼앗으려는 아이도 싫지만 그걸 방관하거나 마음읽어주기 따위 하는엄마 너무 싫을것같아요.
    교과서적인게 아니라 그럴땐 혼내는게 답이에요. 그럴때 아이편을 들어줄걸 그랬을까라니요?
    그럼 잘때렸다고 칭찬이라도 해주시게요??
    정말 이상한 엄마세요. 육아가 힘든게 아니라 엄마성격이 힘든성격같네요ㅡㅡ;;

  • 6. ...
    '12.6.2 4:11 PM (58.143.xxx.104)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경우
    바로 격리시켜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큰 마트에서도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바로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가서 야단치든지 타이르든지 하고 아예 마트에서 나와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잖아요.
    사이에 비는 시간이라고 해도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해꼬지하고 못되게 굴면 바로 작은 아이랑 큰 아이랑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 앞으로 그런 행동을 하면 노는 것 끝이다, 라는 굳은 자세를 보여주셔야 할 것 같아요.
    아이 감정도 중요하지만 안되는 일에는 안된다고 해야 아이가 더 편안함을 느껴요.

  • 7. 진상이네..
    '12.6.2 4:16 PM (222.101.xxx.158)

    제게 안 때리면 때려도 되나요?
    정말 천지분간 못하는 애도 아니고 저라도 님네 갇은 애와는 못놀게 하겠네요.
    왜요? 그자리서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안아 주지 그랬어요?
    그 할머니 좋은 분인 줄 아세요.
    막가는 할머니었음 님네 아이 혼줄이 났을겁니다.

  • 8. ...
    '12.6.2 4:27 PM (121.164.xxx.120)

    놀이터에 가면 원글님 아이같은 애들이 한두명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애가 왜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막말로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길래
    막대기로 다른아이를 때리고 너 밉다고 그러는지...
    원글님 평소 행동을 한번 뒤돌아보세요
    뭔가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애가 그런 행동을 보이는걸거예요

  • 9. ...
    '12.6.2 4:37 PM (124.5.xxx.184)

    어디 하나 감쌀데가 없는 아이의 행동을 두고 그런 걱정하실 필요 없을것 같아요 저는 원글님의 처신이 맞는것같은데요? 아이들은 나중에 혼내면 잘 모른다면서요 까먹어서 그러니까 그자리에서 그때그때 제지해주셔야죠

  • 10. ㅇㅇ
    '12.6.2 5:27 PM (211.237.xxx.51)

    애들 노는거 보면요
    정말 신기할정도로 부모와 닮아있습니다.
    집에서 어떤 언어를 쓰시는지
    남편분과 원글님은 어떤 사이로 지내는지
    원글님과 아이들은 어떤 모녀관계인지 잘 살펴보세요.
    어린아이의 언어는 100% 양육자의 언어입니다.

  • 11. 싫다시러..
    '12.6.3 12:42 AM (218.154.xxx.245)

    어째서 원글님 큰아이는 그런 못된행동을 하는거예요
    아.. 정말 싫다.

  • 12. ㅁㅁㅁㅁㅁ
    '12.6.3 11:47 AM (218.52.xxx.33)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경우
    바로 격리시켜야 할 것 같아요22222
    마음읽기에 너무 빠지지 마세요.
    원래 마음읽기 + 행동 제지가 한 세트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는 마음 읽기만 강조돼서 그것도 7-8년 되어가니까 (정확한 년수는 기억 안나지만.. ) 이제는 너무 마음만 읽어줘서 망친 아이들이 상담실에 많이 온다고
    육아방송에서 얘기했어요.
    나뭇가지 들고 있는건 누굴 세게 때리든 안때리든, 놀이터에서 나뭇가지 들고 있는 자체가 용납이 안되는거예요. 바로 뺏어야 하는거예요.
    님 아이가 만나자마자 '미워 미워' 라고 했는데, 그 대상이 눈 앞에 있는데 밉다는 마음이 갑자기 훅 올라와서 눈이라도 찌르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수습하려고요. 미연에 방지 해야 하는거지요.
    나쁜 행동 하면 고상한척 마음 읽기 하지 말고, 바로바로 행동 제지 하세요.
    억울한 일이 있을 때 마음 읽기 제대로 해주시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4411 임수경, 그리고 통진당 사태를 보면서 드는 소회 10 유채꽃 2012/06/03 1,621
114410 없어졌나 싶으면 갑자기 나타나서 괴롭혀요 5 편두통 2012/06/03 1,461
114409 아기에게 음정희 보조개(?)가 있어요. 9 함함하다 2012/06/03 3,471
114408 수능에서 평균 백분위 97이라면 어느정도인가요? 6 ... 2012/06/03 6,988
114407 복지부, 아동학대 방지 특례법 제정 추진 샬랄라 2012/06/03 776
114406 결혼식 축의금 고민 12 결혼식 2012/06/03 2,980
114405 가스레인지에서 자꾸 바람 빠지는 소리가 주기적으로 납니다. 가스 2012/06/03 2,556
114404 급) 약고추장만들때요 3 급급 2012/06/03 1,717
114403 줄넘기로 식욕을 날려버릴래요. 2 2012/06/03 1,391
114402 집앞에새끼고양이가있어요 4 berry 2012/06/03 1,745
114401 요즘 교대점수 폭락 했네요. 12 ... 2012/06/03 10,631
114400 노래 들을때 이렇게 해보세요 컴에서 2012/06/03 957
114399 sbs는 재방송도 꽉 잡고있네요. .. 2012/06/03 1,181
114398 통일의꽃 임수경의원 발언이 기사화됐네요 9 변절자 2012/06/03 2,518
114397 우리 딸 여드름 어떻게 해야 해요...... 4 고민고민 2012/06/03 1,999
114396 애들 버릇없는 것 순전히 부모탓임을 또 느낍니다. 2 .. 2012/06/03 3,056
114395 선본 여자분의 현재 심리상태는 어떤걸까요? 33 babolo.. 2012/06/03 5,364
114394 요추에 약물치료받으시고 거동을 못하세요...도와주세요!! 5 신경협착증?.. 2012/06/03 1,319
114393 마늘 장아찌 담았는데 간장이 많이 남았어요 5 아까워서ᆢ 2012/06/03 1,200
114392 발레리나 강수진씨 동여상 보는데 2 탕수만두 2012/06/03 3,121
114391 수의사들 돈 생각보다 많이 벌거든요(펌) 12 ... 2012/06/03 9,452
114390 불어 잘 하시는 분이나, 아이에게 프랑스 그림책이나 프랑스 동요.. 3 .... .. 2012/06/03 1,655
114389 운전하면서 이어폰도 없이 계속 폰 들고 전화하고 폰 들여다보던 오지라퍼 2012/06/03 825
114388 프리워시 얼룩.. 1 혹시 2012/06/03 1,132
114387 글 내려요 5 .. 2012/06/03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