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폭탄시절이 생각나 건축학개론을 못보겠어요

건축학개론 조회수 : 2,056
작성일 : 2012-06-01 12:16:22
요즘 쿡티비에서 건축학 개론을 보여주더라구요. 
그 영화 한참 뜰때 '당신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라는 카피때문에 일부로 안봤었어요.

왜냐구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던 적이 없었거든요. ㅠ.ㅠ
 전 95학번....생일이 빨라 일곱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바람에 나이로 치면 96학번정도 되겠네요.
(근데 왜 예전에는 1,2월생이 빨리 학교에 갔을까요? 저 초등  저학년때 또래들에 비해 띨띨해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름ㅠ.ㅠ 덕분에 제 아들은 06년 1월생임에도 학교에 빨리 입학시키지 않았어요.) 

영화 광고글을 읽어보니 대충 96학번들 이야기 같더라구요. 그 시절 저렇게 이쁜 커플도 있었겠구나.....ㅜ.ㅜ

전 대학때 완전 폭탄이었어요. 사춘기를 늦게 맞이해서 빨간 여드름이 대학 졸업할때까지 따라댕겼구 아버지가 친구한테 
빚보증을 잘못 서시는 바람에 가세가 기울어 알바하면서 어렵게 학교 다녔어요. 청바지 두개로 대략 4년을 버텼네요. 
163에 60키로라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몸매에 눈도 되게 나빠서 엄청 두꺼운 안경 쓰고 댕겼어요. 
머리도 완전 곱슬머리..가수 인순이씨 아시지요? 그 정도 곱슬이에요. 미용사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듭디다. 
뽀글파마는 기가막히게 잘 나오는데 남자들의 로망인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는 30여년 동안 한번도 해보지를 못했네요. 

연애는 커녕 혼자 빡빡하게 살았어요. 공대라서 자격증도 따야하구 영어학원 댕기려면 용돈이 많이 필요해서
 알바도 해야하구 장학금을 놓치면 다음학기 등록이 불가능해서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었어요.
그  당시 학교밥이 900원 정도였는데 아침 점심은 늘 학교 식당에서 해결했어요. 그보다 싼 가격으로는 끼니를 때우는게 불가능했거든요. 
아이엠에프가 98년도에 왔는데 전 이미 아이엠에프를 맞이했다는....아이엠에프 오기전 대학가에는 해외여행 자유화 바람을 타고 
어학연수나 배낭여행이 마구 유행하던 시절이었고 압구정 오렌지족이 등장했었으며 동아리 첫 만남때 우르르 나이트에가서 막 놀고 그랬던거 같아요. 제가 그렇게 놀았다는건 절대 아니구요 ㅠ.ㅠ 제 주변 친구들을 보니 참 재미나게 살더군요.
80년대처럼 운동권이 강세였던것도 아니었구 등록금이 요즘처럼 미친 가격(정말 비싸더라구요. 요즘 등록금...ㅎㄷㄷ)도 
아닌데다 상대적으로 물가가 안정되서 그랬나봐요. 

저는 빨리 졸업해서 취직해서 돈 벌어 집에다 보탬도 되고 결혼준비도 해야했기에 남들처럼 휴학은 꿈도 못 꾸었네요. 
다행히(?) 여드름이 대학 졸업무렵부터 잠잠해지고 몸무게도 무사히 50키로대로 안착...따 놓은 토익성적 덕분에
교수님 추천으로 외국인 회사에 취직하는 바람에 인생의 암흑기(?)가 지나갔지요. 회사 면접갈때 난생 처음으로 강남땅에
가봄 ^^ 강북이 저의 주된 서식지였다는^^

회사 생활하면서 아무래도 스스로 돈을 버니 당당해지면서 보고 듣는 것도 많아지고 대학때보다는 나름 세련(?)되어지더군요. 
그때 처음으로 비행기도 타보고 흐흐....두꺼운 안경은 라식수술로 날려버렸구 구제할 수 없던 머리는 
올림머리도 해결해버렸어요... 처음으로 20대 끝자락에 미인이라는 말도 들어봤네요. 이 말인 즉은 거의 30년 가까이
이쁘다는 말을 못들어봤다는 뜻이지요. 여자들 웬만하면 어렸을때 한번이라도 이쁘다는 말을 들어보지 않나요? @.@ 

여자나이 20대초반 그 황금같은 시기를 폭탄으로 살았으며 변변한 연애한번 못해보구 남자들의 눈길한번 받아보지 못한게
지금은 아쉬움으로 남네요. 돌이켜볼 추억하나 없는 대학시절이라니....가끔 여기 게시판에 과거에 이렇고저렇고 해서 
첫사랑이 있었다...혹은 외모가 날씬하고 이뻐서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았다 뭐 이런 글을 읽으면 참 부러워요. 

기억의 습작 참 좋아하는 노래인데 영화 덕분에 그 노래를 들으면 절로 암흑같던 대학시절이 떠 오르니 원...그 점이 
제일 아쉬워요. 








IP : 121.164.xxx.12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6.1 12:36 PM (61.77.xxx.233)

    과거가 뭔 대수...지금 현재가 중요하잖아요 미인소리 듣는다시니 부럽기만 한데요. 전 반대로 대학때 보다 점점 못해져서 대학동기들 만나기 싫어지더라구요 ㅠㅜ

  • 2. ....
    '12.6.1 1:53 PM (175.223.xxx.87)

    대단하십니다 ^^ 열심히 사셔서 복받으신거 같아요. 저도 이십대 암흑기였는데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에 자책해야겠네요. 좀 더 열심히 살아야 겠습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9282 닥터진이여 4 하늘 2012/06/16 2,353
119281 국선도 해보신분 계신가요? 어떤가요? 11 2012/06/16 3,439
119280 계란으로 바위 더럽히기는 어떤 장면에서 나왔나요? 1 넝굴당 2012/06/16 2,783
119279 초등학생이 수족구인데 첨이라 당황스럽네요.. 1 .. 2012/06/16 5,365
119278 사랑니 뺀지 일주일짼데..아직도 욱씬거려요 4 2 2012/06/16 1,704
119277 오래 씹어먹는 다뇻 이름이 뭔가요? 1 궁금이 2012/06/16 1,596
119276 부끄러운 질문 주의] 피부가 가려워요 5 피부가 2012/06/16 1,857
119275 살기 어떤가요? 청계마을 2012/06/16 1,279
119274 냉동 감자말이새우 를 오븐에 구워도 되나요? 2 호수의별 2012/06/16 1,527
119273 제과, 제빵 배우고 싶은데요. 기초 좀 알려주세요.ㅠ 6 에스메랄다★.. 2012/06/16 2,305
119272 발리에서 노후를 1 은퇴후 2012/06/16 2,530
119271 장에서 파는 만원에 세근하는 되지고기 사드셔보신분 있으세여 ? 4 릴리 2012/06/16 2,329
119270 왜 회장은 강동윤이 대통령 되는걸 싫어하나요 2 추적자 2012/06/16 3,503
119269 넝굴당,, 할머니는 이제 이숙이에게도 사과와 위로를 해야하지 않.. ,,, 2012/06/16 3,186
119268 원두커피로 다시 갈아탔는데요.... 5 커피나무 2012/06/16 2,231
119267 결국은 학벌은 최종학력일까요? 36 놀웨이 2012/06/16 20,516
119266 매실엑기스ㅡ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무서워요 14 aotlf 2012/06/16 5,934
119265 영양사 사무보조가 하는 일은 뭔가요? 1 영양사 하시.. 2012/06/16 4,136
119264 다음생에 태어난다면 이쁜여자 공부잘하는 여자중 38 탕수만두 2012/06/16 7,228
119263 이거 필러 부작용일까요 ? 1 ㅠㅠ 2012/06/16 5,449
119262 섬유유연제를 썼는데 비린내가 나요... 4 ??? 2012/06/16 2,805
119261 회사 복지 이정도면 어느정도 인가요? 7 .. 2012/06/16 2,540
119260 오디담글때 플라스틱통에 담아도 될까요? 2 오디 2012/06/16 2,087
119259 나꼼수 봉주14회 올라왔어요 3 아인스보리 2012/06/16 2,113
119258 어제 마셰코 보고 울었어요.. 9 ㅜㅜ 2012/06/16 3,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