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뒤늦게 옥탑방 왕세자 다 봤어요...

눈물이 조회수 : 1,378
작성일 : 2012-06-01 11:03:12
삼일정도 걸려서 20편 다 봤어요.

19편의 마지막 결혼씬이 가장 마음이 아프네요.
그장면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뱃속깊은곳에서 부터 통곡이 터져 나오는거에요.
막 하염없이 우는데 한 장면이 머리속에 영화처럼 흘러지나가더군요.

저 8살때..
아빠가 돌아가셨거든요.
그때 엄마연세가 고작 40..아빠는 44
그런데 아빠가 하루아침에 돌아가신거에요.
6명의 자녀와 처를 두고요...

아빠 발인날..
하얀소복을 입고 아빠의 구두를 부둥켜 안고 땅을 치며 통곡하던 엄마 모습이 떠오르며
통곡을 했네요..

아빠 돌아가시고 폭력적이고 우울증에 매일 술로 살고 자식들 방임 방관하던 엄마모습에
저는 엄마에 대한 혐오감과 경멸하는 마음을 품고 자랐거든요.
그런데 옥탑방의 결혼씬...세자가 떠나는 그 장면을 보다보니
이젠 다신볼수없는 사람을 보내는 남겨진 사람의 아픔이 너무나 애잔하게 저에게 느껴지더라구요.
어떠한 수를 써도 만질수도 없고 목소리를 들을수도 없고 이젠 내곁에 없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남겨진 사람의 아픔이 너무나 가슴아프게 느껴지면서 엄마가 너무 불쌍하고 
내가 경멸했던 엄마가 이제는 연민의 마음으로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뀌더군요.
엄마가  그당시 얼마나 힘들었을까..얼마나 아빠가 그리웠을까..
평생을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아빠를 그리워했어요.
그런 남편을 잃었으니 그 상실감이 오죽했을까...
지금에와서야...엄마가 너무 불쌍해지네요.
이미 돌아가셨지만..조금더 엄마를 일찍 이해해줄걸 하는 생각에 후회가 되요..

드라마에서 이각이 그러더군요..
좀더 사랑한다고 말할걸....

저도 결혼을 했고..남편과 살다보니 사이좋은날보다 싸우는 날이 더 많아요
그리고 냉전기간이 처음엔 하루였다가 이틀..일주일 한달...이젠 두달 세달도 가네요.
지금도 냉전중인데...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 쳐다보지도 않고 서로 한지붕 두가족처럼 지냈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애뜻하게 느껴져요.
있을때 더 표현하고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살면 얼마나 산다고...사랑한다고 말해도 모자를 시간에 내가 왜 이리 아귀다툼을 하고 있나
참 부질없구나 란 생각이 들더군요.

출근하는 남편에게 "여보 잘 다녀와요 "란 말을 했는데
남편이 대꾸없이 나가더군요.
남편이 무반응이어도 전 제가 할몫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후회하기 전에요..

옥탑방 왕세자..참 여운이 남는 드라마네요.

IP : 59.86.xxx.16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6.1 11:43 AM (125.141.xxx.221)

    아빠가 7살때 돌아가셨어요. 저희 엄마, 아빠는 30대 초중반 이였으니
    그 나이를 넘은 지금의 제가
    그때를 회상해 보면
    젊디 젊은 엄마의 슬픔이 상상이 안가요.

    저는 조숙했는지
    아버지 장지에 오르면서 친척분께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있나요? 하고 물었던게 생각나요.
    그리고 아빠가 보고 싶을때 하늘에 보내는 편지를 썼던것도요.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못본다는 아픔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살아가다 보니 실연도 당하고 죽음도 접하게 되니
    언제나 새롭게 아프지만 시간이 가면 줄어들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것 같아요.

  • 2. ..
    '12.6.1 12:16 PM (115.41.xxx.10)

    에구, 눈물나네요. ㅠ
    남편하고 싸우지 마세요.
    우린 남편이 10분만 지나도 풀어지는 스타일이어서 툭툭 건드리는데 저는 일주일이고 내가 풀릴 때까지 안 풀리는 스타일이었는데 남편이 그러니 저도 10 분이면 풀리게 되네요.
    어느 한쪽이든 먼저 그러는게 좋은거 같아요.

    얼마나 산다고 살아있는 동안엔 즐겁게 살자 생각하니 싸울 상황이 와도 잘 넘기게 돼요.
    남편과 잘 화해하고 웃고 사세요.

  • 3. 정말 명작
    '12.6.1 12:56 PM (175.125.xxx.131)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도싶다고 느끼게 해주는 드라마는 처음이예요.. ㅠㅠ 저 지금 3번째 보는 중...

  • 4. 저도
    '12.6.1 1:15 PM (115.137.xxx.123)

    오늘 하루종일 지방으로 출장간다는 남편이 안쓰러워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이것 저것
    챙겨주고 도시락을 준비했어요. 말 한마디라도 살갑게 대할려구요.

  • 5. 음..
    '12.6.1 2:00 PM (125.177.xxx.190)

    드라마를 몰아서 보면 몰입도가 완전 최고조여서 좋더라구요.
    옥탑방 왕세자.. 정말 좋은 드라마였어요.
    디비디 나오면 살까해요.
    원글님은 드라마를 통해 지혜를 얻으셨군요. 행복하게 잘 사세요~^^

  • 6. 마녀
    '12.6.1 2:38 PM (112.171.xxx.245)

    요즘 드라맥스라는 곳에서 재방송을 해 주는데, 볼 때마다 눈물이 나요.
    전 눈물이 별로 없는 편이라, 옥탑방 19, 20회 보고 울었다는 사람이 많아서 좀 많이 의아해했었는데...
    뒤늦게 눈물이 나네요.
    안녕이라고 말할껄... 잘 가라고 말할 껄... 바보같이 말도 못했어... 하면서 박하가 울 때, 저도 같이 눈물이 나요.......... 옥탑방왕세자가 끝나니, 수요일 기다리는 재미도 없고... 심심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383 나꼼수 뉴욕 공연 후기 6 점 둘 2012/09/26 2,016
159382 소풍갈때 다들 김밥싸주시나요? 11 소풍 2012/09/26 2,265
159381 고1 아이가 학교에서 물건을 자꾸 분실하는데요. 6 분실왕 2012/09/26 1,739
159380 하도 비싸진 고춧가루 때문에 7 이런곳도 신.. 2012/09/26 1,736
159379 9월 26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9/26 1,051
159378 약사님이나 의사선생님 신경안정제 질문 좀 드릴게요.. 7 dir 2012/09/26 4,701
159377 방금 남편의 흡연때문에 고민하셨던 분 7 같이 고민 2012/09/26 1,288
159376 전 미리 부쳐서 갈때 냉장 냉동? 5 동그랑 2012/09/26 1,783
159375 기가 약한 사람들요... 1 .. 2012/09/26 2,711
159374 신의...옥의티 아쉽.. 5 ... 2012/09/26 1,736
159373 부동산매도용 인감증명서는 본인밖에 못떼나요? 2 분양권 2012/09/26 9,435
159372 [펌] 어느 자매의 자살.jpg 11 서명도해요 2012/09/26 4,092
159371 애 다 키우신 분,, 다시한다면 좋은 환경에서 키우실것인가요? .. 8 ........ 2012/09/26 2,155
159370 퀼트 , 바느질 관련 동영상이나 ,, 4 막내공쥬님 2012/09/26 1,672
159369 꿈해몽-음식 먹는 꿈은 안좋은 꿈일까요...??? 3 꿈꿈꿈 2012/09/26 14,064
159368 5pening 3회 보셨어요?? 정말 거지커플이 따로 없더군요!.. 15 ..... 2012/09/26 4,351
159367 눈꺼풀떨림이 한달째 9 7530 2012/09/26 3,414
159366 아플리케 미싱으로 재봉해보신 분 6 초보 2012/09/26 1,480
159365 블로그가 안 열려요. 도와주세요... 2012/09/26 1,674
159364 이불 어디서 구매하시나요? 3 차이라떼 2012/09/26 1,711
159363 la갈비가 너무 질겨요 3 음식하는 녀.. 2012/09/26 1,849
159362 어제 1대100, 개그맨 박지선 너무 예쁘다하면서 보신분 계세요.. 3 어제 1대1.. 2012/09/26 3,798
159361 9월 26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9/26 1,103
159360 동네 미용실 복불복일까요? 3 2012/09/26 2,126
159359 집안에 벤 담배냄새 금방 빠지나요? 2 담배싫어 2012/09/26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