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뒤늦게 옥탑방 왕세자 다 봤어요...

눈물이 조회수 : 1,332
작성일 : 2012-06-01 11:03:12
삼일정도 걸려서 20편 다 봤어요.

19편의 마지막 결혼씬이 가장 마음이 아프네요.
그장면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뱃속깊은곳에서 부터 통곡이 터져 나오는거에요.
막 하염없이 우는데 한 장면이 머리속에 영화처럼 흘러지나가더군요.

저 8살때..
아빠가 돌아가셨거든요.
그때 엄마연세가 고작 40..아빠는 44
그런데 아빠가 하루아침에 돌아가신거에요.
6명의 자녀와 처를 두고요...

아빠 발인날..
하얀소복을 입고 아빠의 구두를 부둥켜 안고 땅을 치며 통곡하던 엄마 모습이 떠오르며
통곡을 했네요..

아빠 돌아가시고 폭력적이고 우울증에 매일 술로 살고 자식들 방임 방관하던 엄마모습에
저는 엄마에 대한 혐오감과 경멸하는 마음을 품고 자랐거든요.
그런데 옥탑방의 결혼씬...세자가 떠나는 그 장면을 보다보니
이젠 다신볼수없는 사람을 보내는 남겨진 사람의 아픔이 너무나 애잔하게 저에게 느껴지더라구요.
어떠한 수를 써도 만질수도 없고 목소리를 들을수도 없고 이젠 내곁에 없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남겨진 사람의 아픔이 너무나 가슴아프게 느껴지면서 엄마가 너무 불쌍하고 
내가 경멸했던 엄마가 이제는 연민의 마음으로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뀌더군요.
엄마가  그당시 얼마나 힘들었을까..얼마나 아빠가 그리웠을까..
평생을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아빠를 그리워했어요.
그런 남편을 잃었으니 그 상실감이 오죽했을까...
지금에와서야...엄마가 너무 불쌍해지네요.
이미 돌아가셨지만..조금더 엄마를 일찍 이해해줄걸 하는 생각에 후회가 되요..

드라마에서 이각이 그러더군요..
좀더 사랑한다고 말할걸....

저도 결혼을 했고..남편과 살다보니 사이좋은날보다 싸우는 날이 더 많아요
그리고 냉전기간이 처음엔 하루였다가 이틀..일주일 한달...이젠 두달 세달도 가네요.
지금도 냉전중인데...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 쳐다보지도 않고 서로 한지붕 두가족처럼 지냈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애뜻하게 느껴져요.
있을때 더 표현하고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살면 얼마나 산다고...사랑한다고 말해도 모자를 시간에 내가 왜 이리 아귀다툼을 하고 있나
참 부질없구나 란 생각이 들더군요.

출근하는 남편에게 "여보 잘 다녀와요 "란 말을 했는데
남편이 대꾸없이 나가더군요.
남편이 무반응이어도 전 제가 할몫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중에 후회하기 전에요..

옥탑방 왕세자..참 여운이 남는 드라마네요.

IP : 59.86.xxx.16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6.1 11:43 AM (125.141.xxx.221)

    아빠가 7살때 돌아가셨어요. 저희 엄마, 아빠는 30대 초중반 이였으니
    그 나이를 넘은 지금의 제가
    그때를 회상해 보면
    젊디 젊은 엄마의 슬픔이 상상이 안가요.

    저는 조숙했는지
    아버지 장지에 오르면서 친척분께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있나요? 하고 물었던게 생각나요.
    그리고 아빠가 보고 싶을때 하늘에 보내는 편지를 썼던것도요.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못본다는 아픔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살아가다 보니 실연도 당하고 죽음도 접하게 되니
    언제나 새롭게 아프지만 시간이 가면 줄어들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것 같아요.

  • 2. ..
    '12.6.1 12:16 PM (115.41.xxx.10)

    에구, 눈물나네요. ㅠ
    남편하고 싸우지 마세요.
    우린 남편이 10분만 지나도 풀어지는 스타일이어서 툭툭 건드리는데 저는 일주일이고 내가 풀릴 때까지 안 풀리는 스타일이었는데 남편이 그러니 저도 10 분이면 풀리게 되네요.
    어느 한쪽이든 먼저 그러는게 좋은거 같아요.

    얼마나 산다고 살아있는 동안엔 즐겁게 살자 생각하니 싸울 상황이 와도 잘 넘기게 돼요.
    남편과 잘 화해하고 웃고 사세요.

  • 3. 정말 명작
    '12.6.1 12:56 PM (175.125.xxx.131)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도싶다고 느끼게 해주는 드라마는 처음이예요.. ㅠㅠ 저 지금 3번째 보는 중...

  • 4. 저도
    '12.6.1 1:15 PM (115.137.xxx.123)

    오늘 하루종일 지방으로 출장간다는 남편이 안쓰러워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이것 저것
    챙겨주고 도시락을 준비했어요. 말 한마디라도 살갑게 대할려구요.

  • 5. 음..
    '12.6.1 2:00 PM (125.177.xxx.190)

    드라마를 몰아서 보면 몰입도가 완전 최고조여서 좋더라구요.
    옥탑방 왕세자.. 정말 좋은 드라마였어요.
    디비디 나오면 살까해요.
    원글님은 드라마를 통해 지혜를 얻으셨군요. 행복하게 잘 사세요~^^

  • 6. 마녀
    '12.6.1 2:38 PM (112.171.xxx.245)

    요즘 드라맥스라는 곳에서 재방송을 해 주는데, 볼 때마다 눈물이 나요.
    전 눈물이 별로 없는 편이라, 옥탑방 19, 20회 보고 울었다는 사람이 많아서 좀 많이 의아해했었는데...
    뒤늦게 눈물이 나네요.
    안녕이라고 말할껄... 잘 가라고 말할 껄... 바보같이 말도 못했어... 하면서 박하가 울 때, 저도 같이 눈물이 나요.......... 옥탑방왕세자가 끝나니, 수요일 기다리는 재미도 없고... 심심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1995 조선족 체류 자격이 F5 이면 신원이 확실한 건가요? 1 ... 2012/07/25 1,803
131994 냉동된 옥수수 맛있게 먹는법.. 5 옥수수 2012/07/25 21,959
131993 고양이의 이런 행동 좀 알려주세요. 30 고양이 2012/07/25 7,672
131992 시모 생신 추천 좀... 부탁합니다 2012/07/25 591
131991 급질문이요 .. 2 보험 2012/07/25 528
131990 욕실리모델링 하는데,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까요? 4 깔끔한게 좋.. 2012/07/25 3,965
131989 김장김치를 냉동실에 보관시키며 드는 생각 4 맛있을때 먹.. 2012/07/25 3,601
131988 청태산 휴양림 캠핑장 DMB시청가능한가요? 캠핑가족 2012/07/25 1,147
131987 애들 보던책 어디에 팔면 좋을까요? 10 중고로팔기 2012/07/25 2,464
131986 외국사는 맘이 본 안철수 7 설레임 2012/07/25 3,007
131985 오늘 애들 방학식을 했네요. 2 중3 2012/07/25 874
131984 인생에서 가장 괴로운 건 무엇인가요? 16 궁금 2012/07/25 4,386
131983 “회식 많이 하라”는 나랏님은 가정파괴범? 1 세우실 2012/07/25 995
131982 인생에서 가장 괴로운 건 무엇인가요? 4 궁금 2012/07/25 1,669
131981 결절성 홍반? 2 피부질환 2012/07/25 1,660
131980 아이 때문에 우울해요 1 손님 2012/07/25 1,151
131979 치아 임플란트나 크라운 1 스노피 2012/07/25 996
131978 부산,지금 거실온도 32도,방온도 30도TT 1 마이마이 2012/07/25 1,339
131977 어제 일복은 많고 돈 복은 없다고 글 썼었는데요 2 선택 2012/07/25 1,482
131976 기아차 전액 현금 구매시에... 6 할인 2012/07/25 1,853
131975 개똥이네 책구입시... 6 은새엄마 2012/07/25 1,641
131974 초등4 방학과제 탐구보고서 뭔가여? 1 탐구보고서 2012/07/25 1,652
131973 딸 절친이 왔는데 강아지를 이쁘다하면서 엄청 무서워하네요 21 .. 2012/07/25 3,559
131972 우리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했는데 이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12 조언구해요 2012/07/25 2,128
131971 여름 가디건, 좋은 것 추천 부탁드려요 5 www 2012/07/25 2,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