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도 아닌걸로 괜히 서운하네요.
얼마전에 룸메이트 언니가 저에게 타이핑을 부탁한 게 있었어요.
에이포 용지로 15장가량 되는건데, 영어타이핑이라 한글 치는것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거든요.
저보고 고맙다고 밥을 사준다길래 저 정말 괜찮다고~ 사양을 했어요.
근데 자기가 넘 고마워서 그러니 밥을 꼭 사겠대요.
그래서 제가 같이 사는데 뭐하러 나가 먹냐며, 그럼 나 퇴근하고 집에 오면 맛있는 저녁 한끼 준비해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그거 먹으면서 맥주나 한잔 하자고. 그랬더니 자기가 알아서 다 세팅해 놓겠다고 퇴근만 해!! 이러더라구요.
그게 오늘이었구요.
전 보통 퇴근을 4시 30분~5시 사이에 하는데 집에가면 6시정도에요.
근데 오늘따라 회의가 늦게 끝나서 집에 도착하니까 6시 20분이 다되었더라구요.
여기가 미국이라 지하철에 전화가 안터져서 연락도 못했고, 사실 그리 많이 늦은게 아니라서 전 따로 연락을 안했어요.
근데 집에 도착하니까 그 룸메언니랑 다른 아는언니랑 둘이서 저녁을 이미 먹고 있는거에요.
다른 언니는 저희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살아요.
제가 좀 벙쪄서(?) 들어가니까 "너 전화도 안되고 너무 늦고 음식은 식어서 그냥 ** 불러서 같이 저녁먹고 있었어. 늦으면 연락을 좀 하지~ 너도 참 먹을복 없다." 이러는 거에요.
근데 제가 많이 늦은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15분정도 늦은건데....
참 그걸 못기다리고 음식 식는다고 냅다 전화를 해서 다른언니를 불렀나 싶은게 되게 야속하고 서운하더라구요.
내가 해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자기가 풀세팅해놓고 기다리겠다며 큰소리 뻥뻥 쳐놓구요.
보니까 음식도 거의 다먹고 없길래 그냥 괜찮다하고 방에 들어와 옷갈아입고 있는데 문밖으로
"우리 아이스크림 먹으러 나갈건데 같이갈래?" 이러길래 "밥도 안먹고 무슨 아이스크림이야." 라고 했더니 지들끼리 나갔네요.
나가봤더니 싱크대에 냄비며 접시며 가득한데.. 생각해보니 이번주는 제가 설거지 하는 주에요.
이거 설마 저보고 치우라고 이러고 간걸까요. 제가 당번인건 맞는데 치우기 싫네요.
짜증나서 그냥 담부턴 사소한 부탁해도 그냥 바쁘다고 안해줘야겠어요.
쪼잔한 저는 그냥 혼자 사는게 답인가봐요. 남이랑 사니 자꾸 맘이 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