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출장에 애들이랑 따라 갔다 왔다고.
시어머님이. 출국하는 날 인사드리려고 전화 했는데 안받으시더니.
돌아와서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전화를 안받으시네요.
저희는 이삼일에 한번씩 통화하고 이주에 한번은 꼭꼭 찾아뵙는 집이라 이런 상황이 너무 답답합니다.
무엇보다도.
어제가 제 생일이었는데,
전화 안받으시는건 여전하시네요.
제가 친정부모님이 다 안계셔서 생일을 시어머님이 챙겨주셨는데,
이번엔 이런식으로 복수하시는것 같아 맘이 씁쓸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기분이어서 더 꼴보기 싫은거. 라고 예상은 합니다만,
시어머님의 이런 모습이... 친구랑 싸움하는것도 아니고... 좀 그렇네요.
생일을 빌미로 용서를 구걸할까 하루종일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맘이 편한 게 제 성격이라서요.
그러다 험한소리 들으면 기분만 상하지. 아무래도 화가 아직 안풀리셔서 그런가보다. 하고 오늘은 전화 안드렸어요.
안그래도, 아이가 생기고 나서 생일이 되면 안계신 엄마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는데.
기대고 싶은 엄마는 돌아가시고, 그나마 마음속으로 조금이나마 기대하던 시어머니도 돌아 앉아 계시니
속상하네요.
제 딸은 제 엄마 생일인것도 모르기에,
너 오늘 엄마 생일이다. 까먹었니? 하니까, 헤헤 웃으며 미안하다, 축하한다. 합니다.
잘못을 해도, 내 진심은 아니니까- 하고 맘놓고 기댈 수 있는 언덕이 있는 내 딸이 부러웠습니다.
앞으로도 넉넉한 언덕이 되어주고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끈떨어진 연. 이라고. 엄마가 없는 애들은 그렇다고 여기 게시판에서 본 적이 있는데.
오늘 참 그 말이 사무치네요.
나이가 먹고 엄마가 되어도 마음속엔 어린아이가 사는 모양입니다.
저도.
저의 시어머니도 그러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