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3학년 아이가 어제 학교에서 돌아와서 너무 서럽게 우는 거에요.
무슨 일이 있는것 같아서 슬쩍 물었더니 그냥 피곤해서 그렇다네요.
그래서 푹 쉬라고 했죠.
뭔가 일이 있는 것 같긴한데 모른척 했어요.
저녁에 아이가 오더니 그럽니다.
요즘에 학교 청소하는게 힘들답니다.
뭐가 그렇게 힘드냐고 했더니 셋이 복도청소를 하는데 둘이 비질하고나면
자기혼자 걸레질하고 자기혼자 비질시키고 둘이서 걸레질해서 힘이 든대요.
사실 힘든건 참을만한데 어제 혼자 비질하는데 친구한명이
"도와줘야 되는거 아니야?"하고 말했더니
옆에 친구가
"아니야.도와주지마"라고 하는 말을 들어서 속이 상했대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시간 넘게 온가족이 대토론을 했어요.
대토론이라고해도 결론은 없이 이야기만 나누었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오늘 아이가 학교에 갔는데 이런저런 걱정이 많이 되더군요.
도와주지 말라고 했다는 아이를 저도 좀 아는데 말도 잘하고 좀 빠른 아이에요.
아마 말로는 당해내지 못해서 또 속상해서 오겠거니...했는데
다녀와서 물었더니 좋은일도 있고 나쁜일도 있었다며 얘기해주네요.
오늘 자기가 그 친구에게 가서 말했대요.
"청소하는게 공평하지 않아.그저께도 나혼자 걸레질하고 어제는 나혼자 비질했잖아.
나도 혼자 청소하는 거 힘들어."
그랬더니 그 친구가
"너는 잘하잖아."라고 하더래요.
그래서 우리애가
"내가 아무리 잘해도 혼자 하는 건 힘들어.그러니까 오늘은 나도 다른 친구랑 같이 할래."라구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아예 청소빠지고 다른데 가서 놀다가 청소 다 끝나니까 오더래요.
그래서 오늘은 둘이 하느라고 더 힘들었다구요.
그 대신 둘이서 청소안한 그 친구 흉봤대요.
앞으로 또 어떤일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도 다 크는 과정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