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중간 정산 쯤 했나?
생일이 즐겁지도 들뜨지도 않아.
작년부터 갱년기로 힘들었지, 아이들이 어렸으면 에너지가 많이 남아있을까
싶게 기운이 부쩍 떨어지고 우울해서 병원도 다녔지.
여기까지 오기까지,,,내 생이 잔잔하고 건조한 줄 아는데, 치열했더라구.
참아냈다는 것이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못참았다면 후회가 더 컸겠지.
잘 지켜내서 내겐 허무가 더 클지라도 누리는 가족을 보면서 위안 삼으려고해.
일부러 쿨하고 집착하지 않기로 작정한 것처럼 그냥 그렇게 돼 버리대.
지난 한해,
우울한 와중에 날 지켜준 것은, 남편도 자식도 아닌 나꼼수였어.
잠깐씩 누군가를 기다리는 학수고대가 연애같았거든.
이렇게 오늘 마흔 일곱의 생일이 지나간다.
인생 중간 정산이 어땠나?
작년에도 그랬던 것처럼, 내년 마흔 여덟에도 넋두리하러 와도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