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녀 사이 소개 별로 해본 적이 없고..아는 사람도 별로 없구요..소개하는 것도 좀 피곤해서 잘 안해요..
제 아는 동생이 결혼해서 잘 사는데..어느 날 아주버님이 미혼이라고..소개할 사람이 없냐는 거에요
친한 동생인데..시댁 이야기 들어보면 괜찮아요..시부모님들이 굉장히 인품이 좋으시고..경제적으로도 무난하구요
형제들도 괜찮구요..정말 결혼 해서 이쁘게 잘 산다 하는 커플이었어요..
저의 제일 친한 친구가 생각이 나서 한번 만나 보겠냐고 했어요..전 ..그 집안 분위기가 괜찮아서 소개해 준 이유가 커요..친구가 결혼해도 시댁때문에 고생 안 할것 같아서요..제가 결혼 초에 시댁때문에 맘 고생을 좀 해봐서요
둘은 삼심대 중반 넘어 가는 나이였고..결혼이 늦었다면 늦은 나이였는데..동갑이었구요
남자 쪽도 더 어린 여자 찾는게 아니고..일단 만나보겠다 해서..둘이 잘 만났어요.
거의 한 1년 가까이 연애하고..결혼하나 했는데..깨졌습니다..
남자가 결혼이야기 나오니까 미적지근하게 나와서..제 친구가 좀 맘고생 했나봐요..
여자 나이도 나이인지라 남자가 그렇게 나오면 힘들겠지만 너무 맘 주지 말고 정리하라고 ..먼저 연락하지 말라고 했는데
자존심 지키라고 친구에게 말했는데....저에게 매일 전화해서 괴롭다고 울고 그랬어요..저도 그 때 임신 중이었는데..시도때도 없이 전화해 통곡하고..저희 집에도 찾아 오고.. 물론 실연의 아픔이야 이해하지만..제가 어떻게 해 줄수 있는 부분이 없으니까..중간에 소개했다고 제가 뭘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도 힘들었네요
그 친구가 연애를 별로 해 본적이 없어서..그 남자 집에 찾아가겠다..그 남자 가족들과 통화하겠다..이대로 절대 못 그만둔다..이러더군요..당연 그 남자한테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하고 문자 보내고..메일 보내고...이십년 가까이 알아 왔는데..이런 모습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20년 가까이 알아 온 친구고..제가 친하다고 생각해서 잘 해주고 싶은 친구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개한건데..이렇게 되서 내가 미안하다고..그랬는데..
이제..제 전화 안 받네요..일부러 안 받는 거 확실해요..
저 기분 굉장히 씁쓸해요..이십년동안의 우정이 진짜 아무 것도 아니에요..소개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만 들어요..
나중에 그 동생 만나보니..동생 아주버님이 제 친구 예민하고 히스테릭한 성격때문에 결혼을 주저했다고 하더라구요..상처도 좀 받구요.. 나중에는 집착하는 모습에 마음 접었다고..
제 친구가 저 원망하는 것 같아요..제가 중간에서 뭘 하기를 바랬던 건지..
암튼 저같은 사람은 남녀사이 소개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뺨 석대 맞을 각오 아니면요 ..중간에서 전 뭘 해야 했던걸까요
근데 제 친구는 나중에 연락이 된다면 예전같은 친구 사이로 지낼 수는 있을까요..아님 친구 인연 끝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