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우미 아주머니가 처음 오시는 날이에요.
입주로 계실 분이구요. 5살 쌍둥이 애들은 제가 집에서 전적으로 다 보구요. 제가 애들한테 집중할 수 있게 살림만 해달라는 조건으로 구했어요. 애들 봐주시는 건 안하시고 식사, 빨래, 청소 등 일반적인 집안일만 해주실 분입니다.
오늘 오전에 처음 오셨구요. 간단하게 청소기 돌리시고 애들 점심으로 카레 만들어달라 부탁드리고 제가 데리고 앉아서 먹이는데 앞에 앉으셔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62살 되신 분이시구요.
몸이 좀 안좋은 거 같아서 일주일에 두번 한의원에 가면 안되겠냐시네요. 그리고 한달에 두번 정도 모임이 있는데..하시면서 제 시선을 피하시면서 계속 얘기하시더라구요.
저는 좀 기가 막혔구요. 간보시는 건지 어떤건지..미리 근무시간이나 급여같은 조건은 서로 얘기가 다 된 상태인데 이렇게 오셔서 새로운 얘기를 꺼내시니.
대답을 안하고 있으니, 그럼 모임은 한달에 한번 점심만 먹고 오겠대요. 그리고 매주 토요일날 나가시니까 그날 한번 침 맞는 걸로 하고 주중에 한번 침맞고 오시겠대요. 한번 갔다오시는데 최소 4시간은 소요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왜 그런 사항을 미리 말씀 안하셨냐니까 다시 시선을 피하시면서 그럼 모임은 안가도 된대요. 한의원 가는 것만 양해해달라고 해서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요.
왜 그런 말을 나중에서야 사람 간보듯이 꺼내서 이렇게 야박한 사람 만드는지 막 짜증이 나더군요. 예전 아주머니는 정말 가족같이 지내면서 제가 등 떠밀어서 사우나 갔다 오시라, 침맞고 오시라, 병원갔다 오시라..그러긴 했는데..그 아주머니는 그래도 자기 자유시간에 하시겠다고 버티(?)셨어요. 전 사실 그 때도 아주머니 참 유동성 없으시네 하면서 서로 농담으로 타박하고 하곤 했는데 그거랑은 상황자체가 다른 거 같아요. 그 시간 정도 내드릴 수 있지만, 서로 면접볼 땐 아무 말씀 없으시다가 이렇게 오신 첫날 슬쩍 말씀하신다는 거 자체가 저는 짜증이 나네요.
한달에 모임 두번, 일주일에 한의원 두번가기--가 처음 저한테 하신 말인데, 이건 간을 봐도 너무 찔러보신다 싶으시네요. 그러면서 본인이 차츰차츰 물러나시는 게 이미 경우의 수를 가정하신 거 같구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한의원 가시고(나머진 주말 본인시간에) 하는 것 정도는 양해해드릴 생각이 있는데 이것도 덥석 그러세요 하기가 싫으네요. 아마 간을 보셨다는 거에 대한 짜증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요.
제가 너무 야박한 건가요. 그러고도 소심해서 계속 이러고 있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