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고등학교 동기 모임이 있었어요.
남녀공학이었기에 남자친구들도 나왔는데
그 중에 한명이 S대 출신 행시보고 지금은 서기관이라더군요.
고등학교 때는 별로 친한 아이는 아니였지만
같은 대학을 다녔고, 같은 과 다른 친구랑 제가 잠깐 사귄 적도 있어서 전혀 교류가 없었던 애는 아니였어요.
그래도 최근 5년동안은 못 봤지요.
보자마자 왜이리 삭았냐...관리 좀 해라.
못 생겨졌다. 어릴 때는 예뻤는데...이러더군요.
다른 친구들도 있었고...그래..너는 그래라..별로 상대를 안했습니다.
그 자리는 다른 반가운 얼굴들도 많아서 그 아이랑 별로 얘기하지 않아도 되었지요.
1차만 하고 일어났는데
문자를 보냈더군요.
너무 반가웠는데 그렇게 표현했다고..자기가 좀 어리게 표현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사실 학교 때도 그런 남자 아이들 많이 봤기에
(S대 출신 남자들이 좀 그래요.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으나 아는 분들은 아실듯합니다...ㅠㅠ)
그냥 신경 안쓰기로 했지요.
다음 날 다시 문자를 보내 너무 미안하니 나중에 따로 만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기회되면 또 보자고 하고 그냥 무마를 했지요.
근데....
오늘 밤에 좀 늦게 퇴근을 해서 11시쯤 집에 들어 왔는데
모르는 번호가 떴더군요.
(사실 그 아이 번호는 지웠거든요...)
받아보니 그 아이...술에 진뜩 취해서...
"너를 얼마나 좋아했는 줄 아느냐...(이제서 뭐 어쩌라고...그때는 왜 씩씩하게 대쉬를 못하고...ㅋㅋ)
내 인생이 너 땜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너랑 안되서 억울하다."
무심코 거실에서 받았는데 남편은 누구냐고 하고...
남편에게는 뭐 사실대로 말했지요.
겨우겨우 알았다. 늦었으니 조심해서 들어가라....고 끊었는데
계속 전화가 오는거예요.
남편이 점점 심기가 불편해보이고...
전화기를 껐지요.
그러다 알람때문에 켰는데 전화를 하다가 안되니
문자를 보냈더군요.
잘 알아볼 수 없이 엉망이긴하지만 대충 욕도 좀 있고 기분 나쁘다는 내용인 듯하더군요.
그래도 그렇게까지는 안 봤는데...에라이...이놈아!!
기분은 나쁘지만...휴 내가 걔랑 안 엮여서 얼마나 다행인지...싶더군요.
잘 나가는 서기관이면 뭐합니까..이렇게 찌질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