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반타의반으로 어떨결에 남친이 집에 인사갔네요.
저희 집안내력을 이것저것 물으시는데 진땀 빼며 대답하다가....
제가 장녀라는 말에, 남친 어머니가 " 장녀라면 집에 신경 많이 써야겠네 " 라고 하셨고,
그저 웃지요~버전으로 조용히 " 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때, 남친 할머니가 발끈! 하시며,
" 시집 오면 이 집안 사람인데....장녀든 차녀든 무슨상관이냐. 친정 챙길 생각마라! " 라는 말씀을 저를 보며 하셨죠.
이 말에 남친 어머니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경직 되시더라구요. (남친 어머니도 장녀임)
남친에게 듣기론 예비 시어버니가 고생을 많이 하긴 하셨더라구요.
작은 아들 며느리로 들어와서, 많은 재산 큰 아들만 받았고, 작은 아들은 말 그대로 맨 몸으로 집 나오셨데요.
남친의 말에 의하면 중학생때까지 너무 가난해서 밥을 먹은적이 없고, 수제비만 먹었다고 들었어요.
(남친이 79년생 인데...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음)
게다가 방 두개 전세 살면서, 방 하나에 4식구가 살고, 다른 방 하나는 하숙을 하셨다네요...;;;
그래도 영민하신 분이라 재태크에 밝아서 아름아름 모은 돈으로 투자 해서 일가를 이루셨어요.
아버님이 성실해서 종자돈 모으면, 어머니가 부동산 재태크를 통해 자산을 크게 불리셨다고 하네요.
현재 아파트 3, 건물1 가지고 계실 정도로 나름 자수성가 하셨어요.
그러던 중 큰 아버지가 주식을 해서 그 큰 재산 다 말아먹고,
아버님은 어머니 몰래 아파트 담보로 빛 보증 서고....(어머님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함....)
할머니도 모실 수 없다고 하여.....현재 남친의 아버지 집에서 모시게 되었다고 하네요.
게다가 제사도 못 지낸다고 큰 집에서 넘기려는 걸...
어머님은...다른 건 몰라도 내 자식 고생한다고 제사는 절대 받지 않는 다고 선전포고 하신 상태라,
큰 집과는 사이가 서먹하다고 하고... (당연히 싫을 듯 ....)
개인적으로 약간 걱정스러운 건 할머니 모시는 일로 집안 시끄러울때...남친이 어머니를 설득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할머니 아니냐며, 아버지 입장에서는 부모를 버릴 수 있겠냐고....모셔야 한다고...
위의 상황을 보아 제 남친이가 효자일 확율 100% ....인건 그렇다 치는데,
집에 아들만 둘이어서 그런지...어머니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공감하는 자식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인이 되도록 방청소 까지 어머니가 다 해주었다는 증언으로 판단 컨데,
할머니 모셔와서 밥 한번 안 차렸을 아버지 & 아들이었을 거 같은데...... 엄마의 희생을 도리라는 이름으로 설득하다니.....
저런 상황에서 보통....집안에 여자 형제가 있었다면 무조건 엄마편 아닌가요?
우리 엄마 였으면 명절에 큰 집 어른들 .....상대로 한 번 엎었을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