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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에게.. 제가 너무 욕심이 많은걸까요?

호요 조회수 : 3,194
작성일 : 2012-05-29 12:41:15

이제 결혼 3년차 되는 부부입니다.

저희는 그야말로 사랑만으로 결혼 했다고 볼 수 있고 그 사랑만큼은 변함이 없습니다.

남편은 아주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구요.. 서로 너무 좋아해요..

부족한 현실적인 부분들은 둘이 열심히 노력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자세히 말하면 너무 길지만.. 거의 사업실패로 백수상태에 다름없는 남편과 결혼해서 취직시키고,

 하고싶어하는 사업도 투잡으로 할 수 있게 같이 일하고..옆에서 길을 제시해주고, 잘한다 잘한다 해주고.. 

실제 일적인 부분에 제가 일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항상 눈 뜨고 못 볼 닭살부부인데.. 도 가끔 참을 수 없이 화가 날 때가 있어요.

아주 사소한 일 부터 큰 일까지...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이 참 이해가 안가요..

 

엊그제 밤에 갑자기 둘이 필이 꽂혀서 바다로 떠나자~ 하고 짧은 여행을 떠났어요.

12시가 넘어서 도착했는데, 딱 분위기를 보니 펜션은 그만두고 모텔도 찾기 어렵겠더라구요.

제 생각엔 보이는 곳마다 전화를하든 들어가서 물어보든 가리지 않고 알아보는게 우선 같았거든요

 

펜션,모텔촌이 있었는데.. 남편이 계속 돌기만하고 정작 알아보지를 않는거예요

그냥 주위만 둘러보고 "방 없겠다~ " 하며 구경만하고 떠나고..

답답해서 제가 전화하려고하니 차를 출발시키고..

그러다가 누가봐도 방이 있을 듯한 분위기의 모텔이 겨우 나타났어요

남편 : "아! 여긴 있겠네~!"  

나    : 와아~

남편 : "아 저기 더 가면 더 있을꺼야~"  

나  :  헉.

하며 또 알아보지도 않고 떠나버리는거예요....결국 2시간을 헤매는데 제가 너무 답답해서

차라리 이럴꺼면 찜질방을 가자고.. 확실하게 그게 낫겠다고 했더니 또 그럴 순 없다고 헤매며 다니다가

저는 결국 막 화냈고..정말 어처구니 없는 허름한 숙박업소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다음 날 물론 또 잘 놀았죠..

그리고 올라올 때 엄청 밀렸는데요.

 

가장 막힐 때 상황이 왕복 4차선도로 .. 2차선 드나듬이 많은 국도였구요

저희는  2차선에서 10km미만으로 그야말로 기어가고 있었고 1차선은 꽤 속도가 나는 편이었어요.

3.4km 후에 우회전해야하는 상황이었구요.

 

정말 몇 시간을 참다참다가 ..

저는1km 가는데 30분 이상 지체하고 있으니 1차선으로 가다가 차선 변경해서 우회전하자..

남편은 금새 차선 변경해야하니 싫다...면서  짜증을 내더라구요.

그래서 계~속 지체했죠.. 

 

당연히 저는 기분이 안좋았고, 자기도 어느순간 아니다 싶었는지 아님 제가 삐져서 그랬는지

1차선으로 차선 변경하더니 슝슝 차가 나가더라구요...(사실 몇 시간 전부터 그랬죠.. 휴..;;)

제가 "이그..내 말이 맞아~틀려~?" 그랬더니

차가 나가니 기분이 좋아하진 남편 " 몰라~아이좋아~" 하며 애교부리더군요..

 

아.....

정말정말 답답해서 죽을 것만 같았어요..ㅠ.ㅠ..

 

전부터 느낀 시어머님이 시아버님 답답해하시는 모습이 오버랩이 되면서....ㅠ.ㅠ..

너무너무 성질 급한 친정아빠의 반대를 찾았더니만 이런 변이...ㅠ.ㅠ...

 

전요..이제 남편이 라면 끓일께~ 라고 말하면요. 

음...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는 걸리겠군 .. 하고 생각해요.

 

왜냐면 남편이 라면을 끓이러 가는 도중에... 앗 화분에 물줘야지. 하고 물을 줘야되구요~

또 라면 끓이러 가다보니 ....  어머!  쓰레기통이 다 찼네~하며 쓰레기통 비워야하구요~

냄비를 집어들었더니 ... 어머! 싱크대에 얼룩이~ 싱크대도 닦아야되니까요...

 

지금 하는 사업도 마찬가지예요..

남편이 한 부분도 있지만 제가 틀을 많이 잡아줬다고 볼 수 있는데

친구 한 명이 나타나더니 합류~, 새로운 아이템 하나씩 나타날 때마다 혹~

지금은 친구들 때문에 제 손을 떠났어요.. 그러면서 더 바빠지고 수입은 줄더군요.. 

 

자꾸 기다려보라는데..  잘 되고 있는건지.....

참 바쁘긴 바쁜데 실속은 있는건지 의문이예요..

회사를 다니고 있으니 그 부분은 다행이지만...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항상 고민되는 갈등이 있어요.

제가요.. 남편을 많이 사랑하거든요...

 

남편이 경험이 적어서 그렇지 영리하고 기발하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그 부분을 잘 살려주고 싶어요.

그래서 여태껏 자존심 안다치게 신경쓰고 흥미 유발시키도록하고.. 살짝씩 힌트 찔러주고 하며

잘한다 잘한다 어르고 달래왔더니....  그 결과도 참 좋았어요.

빛을 못 보고 묻혀있던 능력이 쑥쑥 나올때마다 너무 뿌듯했어요..

 

그래서 그런식으로 해야한다는걸 알아요...

근데요..

모든 일을 ... 흥미유발 신경쓰고 자존심 신경써가며 달래가며 하는게 참 제가 힘들어요..

 

그러자고 그냥 놔두자니..

앗 이거다~ 우루루~

저거다~ 우루루~

 

그때 그때마다 자기 눈에 들어오는 일만 할게 뻔하거든요..

아니 사실 그래도 되는데

그렇게 하면 일만하고 결과물이 없거든요... 남편이 여태껏 해온 사업들을 보면...

그나마 제가 옆에 있으면서 실속있게 성장한 된거거든요..

 

그냥 마음을 비우고 만족해야할까요..

 

 

IP : 220.88.xxx.14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5.29 12:53 PM (116.126.xxx.116)

    너무너무 성질 급한 친정아빠의 반대를 찾았더니만 이런 변이...ㅠ.ㅠ...
    ---------------------

    알고도 선택하셨네요.

    그래놓고도
    결혼하고 나면 결혼전에 이해했던 단점들마저
    장점가진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화나게 되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분..
    느긋하시고, 아내말 잘듣고, 다정하실것 같은데요?

    맨처음에 내가 포기한것과 내가 선택한걸 다시 생각해보세요.

    이세상에
    여성스러운 살림꾼아내와 적극적이고 추진력강한 남편만 있는건 아니잖아요.
    다들 저마다 짝을 찾아 잘 살지요..
    어떻게 만났을까 싶은 딱맞는 짝들..
    원글님이 부족한걸 좀 채워주세요.

    참고로 제 남편은 적극적이고 추진력 강한스타일이지만
    대신 전 거의 남편뜻 따라야하죠. (제가 조금이라도 참을성부족했음 못살았을겁니다)
    저는 다정하고 우유부단한 친정아빠를 피해간 선택이면서도
    남편에게서 다정하고 가정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아쉬워할때가 많죠.
    장점을 보고 단점을 극복하는 수밖에요.

  • 2. 호요
    '12.5.29 1:00 PM (220.88.xxx.148)

    네.. 맞아요.. 대부분은 알고 있던 부분이었어요..
    근데 산만함은 생각지 못한 복병이네요.. 워낙 집중력있게 연애를 했기에..;;

    부족한 부분 제가 채우려 노력해왔는데..
    매사를 저렇게 하기에는 참 사람이 지치네요..
    돌려서 좋게 먹히도록 얘기해야되는 과정이 귀찮아서 직설적으로 말하게되구요..

    사실 제 마음에 제 선택이 잘못된 것일까봐.. 불안함이 있는 것 같아요..

  • 3. 호요
    '12.5.29 1:06 PM (220.88.xxx.148)

    ㄴ 음..그런 것 같아요. 아직 아이는 없지만 자꾸 아들을 키우면 이런 느낌일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말 좀 잘 들어줬으면 좋겠지만....
    현실감있게도 참 청개구리 같네요.. 고집있거든요.. 어르고 달래야해요..ㅠ.ㅠ..
    팔자인가봐요..

  • 4. ...
    '12.5.29 1:07 PM (112.151.xxx.134)

    남편과 대화를 하던
    화를 내던 남편이 돈문제에서만은 바뀌도록 애쓸 것 같아요.
    저렇게 순한 사람들이..장점이..자기가 납득하면 상대방이 정해준
    틀은 잘 지켜요. 남편 자존심이 좀 상하는게 가슴 아프겠지만
    남편에게 평생 함께 해야할 가정이니깐..둘이 잘 살기 위한 길이다
    라고 이해시키구...... 사업 부분에서는 원글님과 상의해서
    하도록 설득하세요. 그런 머리는 있는게 성격이 우유부단한 사람에겐
    꼭 나쁜 사람이 붙어서 이용해먹어요.
    동업하고 일은 많아지고 수입은 줄었다니..ㅠㅠ..지금 호구노릇
    하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이용당하다가..... 돈을 못 버는건
    괜챦지만 빚더미에 앉기도 하쟎아요. 남편분이 꼼꼼하지 못하고
    모텔 빈방 묻는 것도 못할 정도로 순한 사람이니...
    동업자가 하는 말은 그대로 믿을거구... 의심도 안 할거구...
    걱정되네요.

  • 5. ..
    '12.5.29 1:09 PM (121.160.xxx.196)

    남의 남편은 관심없고 제가 님 옆에서 일 좀 배우고 싶네요. ㅋ
    님 그릇이 커서 그래요.

  • 6. 호요
    '12.5.29 1:15 PM (220.88.xxx.148)

    ...// 저도 그게 제일 걱정이예요..
    다른 일이야 사실 뭐가 그리 중요하겠어요.. 뭐 좀 천천히 해도 되구요..
    근데 그 일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얘기는 해주지만 상황파악같은게 직접 보는거랑 다르니까요..
    말씀처럼 규칙을 정해야겠어요.. 중요한 일이니 ..
    약속은 잘 지킬꺼라고 생각해요.

  • 7. 호요
    '12.5.29 1:16 PM (220.88.xxx.148)

    ..// 제가요 무슨.. 다 먹고 살자니 그런거죠..^^

  • 8. 호요
    '12.5.29 1:21 PM (220.88.xxx.148)

    ㅇㅇㅇㅇ// 잊고 있었네요.. 남편의 가장 좋은 점이었는데..
    스스로 굉장히 행복하다는거...작은 즐거움도 크게 즐긴 다는 점이었거든요..

    근데 제가 좀 조급한가봐요.. 많이 가지지 못하고 시작했다는 마음에..
    어쩌면 남편은 예전이랑 똑같은데 저만 급해져서 그리 느낄지도 모르겠어요.

  • 9. 호요
    '12.5.29 1:23 PM (220.88.xxx.148)

    우하하// 네.. 참 귀여워요. 사실 귀여워서 어쩔 때는 화도 잘 못내겠고 웃픔(웃음+슬픔)이 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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