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혼 3년차 되는 부부입니다.
저희는 그야말로 사랑만으로 결혼 했다고 볼 수 있고 그 사랑만큼은 변함이 없습니다.
남편은 아주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구요.. 서로 너무 좋아해요..
부족한 현실적인 부분들은 둘이 열심히 노력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자세히 말하면 너무 길지만.. 거의 사업실패로 백수상태에 다름없는 남편과 결혼해서 취직시키고,
하고싶어하는 사업도 투잡으로 할 수 있게 같이 일하고..옆에서 길을 제시해주고, 잘한다 잘한다 해주고..
실제 일적인 부분에 제가 일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항상 눈 뜨고 못 볼 닭살부부인데.. 도 가끔 참을 수 없이 화가 날 때가 있어요.
아주 사소한 일 부터 큰 일까지...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이 참 이해가 안가요..
엊그제 밤에 갑자기 둘이 필이 꽂혀서 바다로 떠나자~ 하고 짧은 여행을 떠났어요.
12시가 넘어서 도착했는데, 딱 분위기를 보니 펜션은 그만두고 모텔도 찾기 어렵겠더라구요.
제 생각엔 보이는 곳마다 전화를하든 들어가서 물어보든 가리지 않고 알아보는게 우선 같았거든요
펜션,모텔촌이 있었는데.. 남편이 계속 돌기만하고 정작 알아보지를 않는거예요
그냥 주위만 둘러보고 "방 없겠다~ " 하며 구경만하고 떠나고..
답답해서 제가 전화하려고하니 차를 출발시키고..
그러다가 누가봐도 방이 있을 듯한 분위기의 모텔이 겨우 나타났어요
남편 : "아! 여긴 있겠네~!"
나 : 와아~
남편 : "아 저기 더 가면 더 있을꺼야~"
나 : 헉.
하며 또 알아보지도 않고 떠나버리는거예요....결국 2시간을 헤매는데 제가 너무 답답해서
차라리 이럴꺼면 찜질방을 가자고.. 확실하게 그게 낫겠다고 했더니 또 그럴 순 없다고 헤매며 다니다가
저는 결국 막 화냈고..정말 어처구니 없는 허름한 숙박업소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다음 날 물론 또 잘 놀았죠..
그리고 올라올 때 엄청 밀렸는데요.
가장 막힐 때 상황이 왕복 4차선도로 .. 2차선 드나듬이 많은 국도였구요
저희는 2차선에서 10km미만으로 그야말로 기어가고 있었고 1차선은 꽤 속도가 나는 편이었어요.
3.4km 후에 우회전해야하는 상황이었구요.
정말 몇 시간을 참다참다가 ..
저는1km 가는데 30분 이상 지체하고 있으니 1차선으로 가다가 차선 변경해서 우회전하자..
남편은 금새 차선 변경해야하니 싫다...면서 짜증을 내더라구요.
그래서 계~속 지체했죠..
당연히 저는 기분이 안좋았고, 자기도 어느순간 아니다 싶었는지 아님 제가 삐져서 그랬는지
1차선으로 차선 변경하더니 슝슝 차가 나가더라구요...(사실 몇 시간 전부터 그랬죠.. 휴..;;)
제가 "이그..내 말이 맞아~틀려~?" 그랬더니
차가 나가니 기분이 좋아하진 남편 " 몰라~아이좋아~" 하며 애교부리더군요..
아.....
정말정말 답답해서 죽을 것만 같았어요..ㅠ.ㅠ..
전부터 느낀 시어머님이 시아버님 답답해하시는 모습이 오버랩이 되면서....ㅠ.ㅠ..
너무너무 성질 급한 친정아빠의 반대를 찾았더니만 이런 변이...ㅠ.ㅠ...
전요..이제 남편이 라면 끓일께~ 라고 말하면요.
음...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는 걸리겠군 .. 하고 생각해요.
왜냐면 남편이 라면을 끓이러 가는 도중에... 앗 화분에 물줘야지. 하고 물을 줘야되구요~
또 라면 끓이러 가다보니 .... 어머! 쓰레기통이 다 찼네~하며 쓰레기통 비워야하구요~
냄비를 집어들었더니 ... 어머! 싱크대에 얼룩이~ 싱크대도 닦아야되니까요...
지금 하는 사업도 마찬가지예요..
남편이 한 부분도 있지만 제가 틀을 많이 잡아줬다고 볼 수 있는데
친구 한 명이 나타나더니 합류~, 새로운 아이템 하나씩 나타날 때마다 혹~
지금은 친구들 때문에 제 손을 떠났어요.. 그러면서 더 바빠지고 수입은 줄더군요..
자꾸 기다려보라는데.. 잘 되고 있는건지.....
참 바쁘긴 바쁜데 실속은 있는건지 의문이예요..
회사를 다니고 있으니 그 부분은 다행이지만...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항상 고민되는 갈등이 있어요.
제가요.. 남편을 많이 사랑하거든요...
남편이 경험이 적어서 그렇지 영리하고 기발하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그 부분을 잘 살려주고 싶어요.
그래서 여태껏 자존심 안다치게 신경쓰고 흥미 유발시키도록하고.. 살짝씩 힌트 찔러주고 하며
잘한다 잘한다 어르고 달래왔더니.... 그 결과도 참 좋았어요.
빛을 못 보고 묻혀있던 능력이 쑥쑥 나올때마다 너무 뿌듯했어요..
그래서 그런식으로 해야한다는걸 알아요...
근데요..
모든 일을 ... 흥미유발 신경쓰고 자존심 신경써가며 달래가며 하는게 참 제가 힘들어요..
그러자고 그냥 놔두자니..
앗 이거다~ 우루루~
저거다~ 우루루~
그때 그때마다 자기 눈에 들어오는 일만 할게 뻔하거든요..
아니 사실 그래도 되는데
그렇게 하면 일만하고 결과물이 없거든요... 남편이 여태껏 해온 사업들을 보면...
그나마 제가 옆에 있으면서 실속있게 성장한 된거거든요..
그냥 마음을 비우고 만족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