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하고 며칠전 싸웠습니다. 싸워다기 보단 일방적으로 제가 혼났(?)죠
문제는 남편은 술을 싫어하는데 제가 술을 좋아하고 또 가끔 너무 취하기 때문이예요.
이야기가 길어질수도 있습니다. 제말이 두서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한번 봐주세요.
결혼 13년차 워킹맘입니다.
남편하고는 7살 차이가 납니다.
남편은 나이차이 많이 나는 누나2명에 막내겸 외아들입니다.
아버님은 남편 5살 때 빛쟁이들한테 쫓기다 그걸 막아준 경리아가씨와 도망가서 살림을 차렸습니다.
그이후로 어머니는 이혼도 안해주고 누나들은 일찍 시집 보내고 아들만 바라보며 고생하며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남편에 대한 애정과 집착이 굉장히 컸습니다.
첨에 인사드리러 집에갔는데 평범한(?) 우리집에 비해 굉장히 가난하더라구요.
그래두 어렸는지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인지 가난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전 반지하나 옷하나 어머니나 시누가 해준게 없어요.
남편이 다 빛내서 했지요. 전 오히려 둘만 살면 안해도 될 혼수까지 다 해갔어요.
어머니는 남편이 돈을 벌기 시작한때부터 집에서 쉬시면서 남편 버는 돈으로 살림하셨다고 합니다.
아들이 그래도 괜찮은 직장에서 꼬박꼬박 월급을 통째로 갖다줘도 아들 32살 되도록 10원한장 안모으셨더라구요. 모 어쨌든 그건 그렇고요.
남편은 저를 굉장이 예뻐해 줬어요. 지금까지도 계속 잘해는 주지만 가끔 화나면 굉장히 무섭게 호내요. 완전 극과 극이예요.
첨에 결혼해서는 어머니가 나를 너무 미워하고 개방적인 우리집에 비해서 너무 무뚜뚝하시고 첫딸을 가졌을때도 둘째 아들을 가졌을때도 너무 힘들게 하시고 결혼해서 1년반만에 맞벌이로 전셋집을 한번 넓혀가고 결혼 5년만에 처음 집을 사고 작년엔 50평대로 또한번 집을 넓혀갔어요.
물론 남편이 잘벌어서 겠지요. 하지만 저도 여자월급치고 많이 받고.. 퇴근하고 오면 옷도 못갈아입고 저녁해서 먹구 어머니 힘드실까봐 둘째 태어나서부터(7년이상) 일주일에 3번 도우미 아줌마도 꾸준히 오고요..
전 여태까지 단 한번도 어머니 칭찬을 들은적이 없어요.
남편은 8년전부터 사업을 합니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하던일을 하도받아서 하는 일을 합니다.
그 전에는 저랑 맥주도 한잔씩 하고 야근을 가끔 하기는 해도 새벽에 오는일은 거의 없었지요.
그러다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야근은 당연하고 새벽 3-4시는 일주일에 3-4번 밤새는일도 한달에 3-4번 주말은 없다시피 하고... 물론 남편이 젤 힘들겠지요..
저는 남편이 너무 힘들게 일하니까 그나마 집에와서 밥을 먹을때는 집밥이 얼마나 그립겠냐 싶어서 완전 진수성찬으로 차려줍니다. 남편은 집에서 집안일 커녕 물한번도 자기가 안떠먹어요.
근데 그래두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 보여서 제가 잘해줬어요. 애들이 크니까 애들도 아빠하고 나가고 싶고 해도
우린 주말에 어쩌다가 쉬는 아빠를 눈치만 봤네요.
하지만 저는 너무 외로웠어요.. 잠자리 안한건 너무 오래됐고요..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면 오히려 야속해 합니다..
전 저대로 속이 너무 상했네요. 어머니와 사이는 계속 무미건조(?) 계속 안좋아지고..
언젠가부터 오후4시가 되면 불안감이 몰려오면서 집에 너무 가기가 싫어요.
어짜피 남편은 없지.. 어머니 얼굴 보기는 싫지.. 그래두 어쩝니까. 아이들도 있고 제가 가서 밥을해서 먹어야 하는걸요..
어머니를 모시는거 별거 아니지만 생활비가 굉장히 많이 듭니다.. 그만큼 손님도 많이 오고요.. 시누는 일주일에 2-3일 오고요.. 참! 시누는 굉장히 좋으십니다. 모든면에 제편을 많이 되주세요. 하지만 어머니의 경제적인 부담은 우리가 다 합니다. 용돈한번 안주니까요. 워낙 가난하시거든요..
남편이 저보다 나이가 많다보니 그리고 예전부터 남편이 어렸을때부터 가장이었다보니 굉장히 보수적일때가 있어요. 그리고 단호한면도 있고요.
일단 내가 운전면허 따는걸 싫어해요. 남들한테 욕먹구 다니지 말라는 이유죠.
그리고 내가 드럼을 배우고 싶은데. 그것도 안된대요. 차라리 다른 취미를 가져보라네요.
근데 다른건 별루 내키는게 없어요.
그리고 젤 싫어하는게 술먹는걸 싫어해요
남편이 사업을 하면서 술이 너무 싫어졌대요. 자주 접대를 하는데 다른사람 다 취해도 본인은 취하면 안되고
즐겁게 마실수가 없는거죠. 모든사람 다 상대하고 집까지 다 보내줘야 하니까요.
그리고 그때부터 술 취한 사람들이 너무 싫더래요.
근데 저는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것도 너무 좋아하고 술도 좋아합니다. 그럴때는 제가 살아있는거 같아요.
내가 가끔 회식하거나 회사 친구들하고 어울려서 한잔할 때 별로 내키진 않아하지만 자주는 아니니까 보내줘요. 근데 일단 취하지만 않으면 별일없는데 가끔 많이 취하면 엄청나게 화를내고 이혼 운운 하네요.
이번에도 며칠전 회식에서 내가 넘 취하고 옷에 오바이트 한 자국도 있어서 너무 실망하고 구제불능이라네요.
나도 이럴때까지 먹었던게 너무 후회되고 잘못했고 할말은 없지만.. 남편이 화나면 며칠 말을 안해버리고 일때문인지 안들어와버리고 연락도 안하고 안받아요. 오늘도 작은 수술을 하나 하는데 친정엄마 불러서 하고 집에 들어오지말고 친정 가라네요.. 아니면 자기가 나가겠다고..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너무 힘드네요.
정말 나가야할까요? 아님 그냥 집에 가야겠죠?? 분명 성격상 제가 있으면 남편이 들어왔다가 다시 나갈건 뻔해요. 제가 100번 잘못한건가요? 저도 넘 답답하고 내가 그렇게 못하고 살았나 싶고. 혼란스럽네요.
남편한테 메일을 한번 써볼까요? 그것도 써야할지 쓴다면 뭐라고 어떻게 써야할지도 모르겠에요.
전 남편이 넘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