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간단히 쓰려다 보니 미술학원이라고 표현했지만
저희 애가 학원과는 약간 개념이 다른 .. 아시는 분은 아실 '미술로 생각하기' 라는 곳에 다녀요.
고작 39개월짜리 네살 여자아이에요.
아이 돌 무렵부터 짐보리나 미술체험수업, 미술관에서 하는 그리기 수업 같은거 계속 다녔어요.
아이한테 뭘 가르치려는 교육 목적보다는 제가 집에서만 데리고 있기 심심하니까 저도 바람쐴 겸 다닌거죠.
그런데 그렇게 2년 정도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이런 저런 재료들도 손대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하니
아무래도 아이의 표현력이 좋고 낯선 재료를 처음 접해도 이렇게 저렇게 잘 응용해서 잘 놀아요.
올 봄에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해서 문화센터는 다 끊었다가
아이가 그림그리기 하고 싶다고 해서 예전부터 마음에 두었던 미술로 생각하기를 등록했어요.
한 3주 되었나요.. 같이 수업받던 기존의 아이들이 3명 있고 저희 애가 중간에 들어간 셈이에요.
기존에 받던 아이들은 작년 여름부터 등록해서 계속 같은 시간 같은 단계로 다녔나봐요.
개월수 차이는 좀 있지만 모두 네살아이들이구요. 아무래도 엄마들도 많이 친해져있었겠죠.
그런데 어제는 그 중에 한 엄마가 선생님한테 그래요. 저희 아이 이름을 말하면서
'oo 들어온 후 부터는 우리 애가 통 흥미를 못 붙여. 선생님도 oo만 더 신경 써 주는거 같고, 안그래요?'
그랬더니 선생님 말씀은.. 아무래도 처음 온 아이라서 낯설까봐 한번 더 봐 주게 됐는데 서운하셨냐고..
엄마들이 그때부터 한마디씩 거들기를.. 'oo 는 이런 수업 많이 받아봤다면서요? 그럼 그냥 5세반 다니지 그래요?' ..
그러면서 종이죽을 쒀도 oo는 잘 만들고 색도 잘 섞고.. 어쩌고 저쩌고.. 그러니까 결론은
저희 애가 수준이 너무 높아서 다른 애들이랑 맞추기 힘드니 한살 더 많은 애들이랑 다녀라.. 그거에요.
선생님들이야 뭐.. 그 엄마들도 챙겨야겠고 저도 새로 등록했으니 챙겨야겠고 누구 편 들지도 못하고
그저 반 옮기고 싶으시면 옮겨라. 원하시는대로 해라.. 그러고 있지요.
저희 애가 다른 애들 그림그리지 못하게 방해한 것도 아니고 같이 나눠쓰는 재료를 더 가져와서 쓴 것도 아니고.
다섯살 아이들이면 어쨌든 언니오빠들 반인데 안그래도 낯가림있는 저희 애가 잘 적응하지도 못 할테고.
여기가 수업료 비싸다면 비싼 곳인데 기껏 돈 들여 등록해놓고 이렇게 고민해야 한다니.. 참 난감하네요.
이런 경우 무시하고 계속 그 아이들과 같이 수업을 듣는게 나을지.. 한살 더 많은 애들 반에 넣는게 나을지..
아니 내 돈 주고 왜 이런 눈치를 봐야 하냐구요.. 다른 센터로 가자니 너무 멀고. 수업은 참 마음에 드는 곳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