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친정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네요. 평생 오십견인줄 아시고 사신 어깨 통증이 목디스크 때문이라고.
70이 넘도록 당신앞으로 모아논 돈이 없어
정말 더럽고 치사한(엄마 표현으로) 남편한테 손벌려야 하는 상황이 너무 속상해서 우시더군요.
평생을 온가족 굶지않을 정도로만 생활비를 주시곤 돈을 움켜쥐셨던 아버지
물론 큰 돈이 있으신 건 아니지만 젊어 한때 정말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두분 노년에 돈걱정 안하시고 그냥 소박하게 쓰실 수 있는 정도인데 두분이 사이가 너무 안좋으시니
이러시네요. 물론 그 사이 좋지 않은덴 전적으로 아버지 잘못이 크구요.
엄마 전화를 받고 나니 맘이 편치를 않아요. 저라도 디스크 수술비 턱 내드리면 좋을텐데.
이런 얘기 하시는 것도 맘아프고 저희 보다 여유있으시면서도 그 돈 안주시고 엄마 구박하고 계시는 친정아버지도 너무 야속하구...여태 남편이랑 그렇게 밖에 못사시는 엄마도 괜히 원망이 되고.
그러면서 제처지도 돌아봐지네요.
무뚝뚝하니 말이 없어 항상 불만이긴 하지만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고 성실한 남편.
공무원이라 수입은 많지는 않지만 안정적이예요. 물려 받은 재산 없고 지금 24평 전세살아요.
아울렛 티셔츠 3만원짜리도 몇번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발길 돌리고,
애들옷도 그렇구요. 갑상선이 안좋아서 당장 일자리 찾아 나가기도 겁이 나구요.
아이들 성적이 시원찮지만
그것도 돈이 많으면 만회할 수 있는 건지.
돈많은 남편이 명품백 척척 사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건지.(저 언감생심 명품은 꿈도 못꿀처지라 그런지 별로 그런건 부러운적 없어요)
좋은 데서 마사지도 받고 휘트니스 회원권가지고 운동하고
백화점 쇼핑 자유롭게 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까요.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란 정답이 있지만 그게 저에게 별로 정답처럼 느껴지질 않네요.
돈 때문에 이궁리 저궁리로 맘이 복잡해 적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