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딸...뭐 아직 갈길이 먼 중1이에요.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 전에는 새벽에 일어나서 공부하고 그러더니,
중학교 올라가면서 부터는, 정말 안쉬고 공부만 하는 것 같아요.
뭐가 그렇게 할게 많냐고 하면, 진짜 할게 많다고... -.-
한 때 남편이랑 저게 공부하는 척하면서 딴거 하는게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저렇게 공부만 할 수 있나...의심했을만큼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요. 초등 때는 가끔 문제집도 풀라고 하고 그랬었는데
6학년 때부터는 뭐 제가 하라고 할 필요도 없더라구요.
(동생이 하나 있는데, 동생은 책을 손에 잡는 순간 무조건 5분안에
잠드는 스타일이라 참 자식 교육이 어렵다는 생각이 매일드는 요즘입니다. -.-)
여하튼, 본인이 너무 열심히 하고 싶어하니...그 과정에서 짜증도 많이 냅니다.
동생이 방 들락거리는 거 너무너무 싫어하고, 자기는 공부를 해야해서
시간이 없으니 뭔가 자질구레한 건 엄마가 좀 해달라고 해요. 방정리도
좀 해달라고 하고, 밥도 딱 차려놓고 불러달라고 하고...
전 사실 그런 거까지는 못해주겠더라구요. 각자의 생활이 있고, 물론 부모로서
자식이 공부를 잘 하도록 지지해줘야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제가 딸내미
심부름꾼도 아닌데 그럴 수가 없잖아요. 방은 가끔 치워주는데 물건은 안만지고
바닥만 닦아주고, 밥은 같이 나와서 차리자고 합니다.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이 되는게 더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딸내미의 불만이 대단해요. 바쁜데 좀 해주면 안되냐,
내가 공부할게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 이러면서요.
뭐라고 타이르면 금세 눈물 뚝뚝 흘리고, 어떤 때는 또 애처럼 배실배실 웃다가
금세 또 삐져가지고는 방안에서 안나오고 이러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아주
다루기가 힘듭니다. 이런 사춘기에는, 당분간은 그냥 놔두고 대충 맞춰살아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계속 끈질기게 타일러서 공부보다 인간에 대한, 가족에
대한 예의가 먼저라고 일깨워줘야 하는 건가요?
애가 새벽에 일어나서 공부하는데 학교갈 시간이 되어가는데도 준비를
안하길래 얼른 준비안하냐고 했더니 확 신경질을 내며 내가 얼마나 할게
많은 줄 아냐고 하는데...아, 진짜 마음 같아서는 학교도 못가게 하고 한번
제대로 혼내주고 싶더라구요. 물론 그냥 넘어가진 않았고, 그렇게 얘기하
면 안된다고 타일렀더니 학교 가기 전에 잔소리 한다고 눈물이 그렁그렁...
ㅠㅠ 아 정말 도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저희 엄마는 공부 엄청 시켰는데, 그게 너무 싫었어서 일부러 딸내미한테는
공부가지고 뭐라 하지 않는 편인데, 그것도 불만인가보더라구요. 자기가
더열심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더 관심을 가져달라구요. -.-
밑에 동생도 있고, 저는 일도 하고 있고 해서...정말 지금이 최상이에요.
공부보다 잘 먹고 건강하게 크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일하고 들어와서도
정말 먹을거 열심히 해주고... 혹 친구들 때문에 힘들어할까봐 친구들
얘기하면 정말 잘 들어주고, 같이 욕도 해주고 그러는데...
도대체 이걸 어디까지 받아줘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학원을 많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하나만 다닙니다.
학교 다녀오면 대부분 집에서 공부해요.
뭐든 되게 잘하고 싶어해서 매일 시간이 모자라나봐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걸 계속 이럴 생각을 하면 너무너무 피곤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