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은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가 수억 원대 아파트 3채를 공동 구입해 전세까지 함께 관리했다고 22일 폭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충북 오송신도시에 소재한 아파트 3채를 구입했다. 오송 신도시는 한 때 투기광풍이 불었던 곳이다. 김재철 사장 명의로 된 아파트는 오송 신도시에서 최고로 꼽히는 '호반베르디움' 602동의 30평 대 아파트다. J씨 명의의 아파트는 바로 맞은 편 601동에 한 채, 300미터 떨어진 '모아미래도' 501동에 한 채가 있다.
'호반베르디움' 601동과 602동 매입일자는 각각 2007년 12월 26일과 28일로 불과 이틀 차이다. MBC 노동조합에 따르면 오송 지역 복수의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김재철 사장과 J씨가 오빠, 동생 사이라며 함께 집을 구입하러 다녔다”고 증언했다. 당시 분양권 매물을 구해달라고 한 사람은 김재철 사장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계약할 때는 두 사람이 함께 부동산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J씨 명의로 두 채 모두 구입하려고 했지만 다주택자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김재철 사장이 한 채를 자기 명의로 계약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MBC 노동조합이 밝혔다. 이 아파트 3채의 현 시세는 각각 2억6000만 원 안팎으로, 총 8억 원에 육박한다.
오송은 KTX 역사 개통·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 등 대형 호재로 부동산 투기 광풍이 불던 곳이다. 두 사람의 아파트 3채는 모두 KTX 역사로부터 1Km 떨어진 초역세권이다. 이들은 분양권 딱지를 사들인 뒤 2년 여 뒤 시세차익을 노리고 미등기 상태로 전매하려다 가격이 맞지 않아 실패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사장은 오송과 전혀 연고가 없으며, 두 사람 모두 구입한 아파트에 거주한 사실이 전혀 없다.
김재철 사장과 J씨는 최근까지 전세 관리도 함께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호반베르디움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된 2010년 8월 김 사장과 J씨 명의의 아파트의 세입자를 구하는 과정에서 J씨가 김재철 사장의 위임장을 받아 2채 모두 혼자 전세계약을 관리한 것. 실제 계약과정에서는 세입자가 위임장 계약을 거부해 김 사장이 직접 나타나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것으로 알려진다.
MBC노조 “김재철 배임 ‘결정적 증거’ 공개”
총파업 중인 MBC 노조가 22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철 MBC 사장의 배임 의혹을 입증할 ‘중대 사실’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조는 총파업특보 77호를 통해 “오늘 공개할 내용의 핵심은 김재철이 MBC 사장 직위를 이용해 20억 원 이상을 몰아준 무용가 J씨와 부부 또는 매우 가까운 가족의 일원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특수한 ‘경제활동’을 함께 해왔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와 증언들”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는 “한국방송 사상 최대 최악의 게이트로 기록될 김재철의 범죄 행각을 낱낱이 밝혀 김재철을 반드시 준엄한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면서 “법률 검토가 끝남에 따라 이르면 내일 중으로 김재철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의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비리를 공모, 방조, 묵인하거나 비호해온 사내외 세력들에 대해서도 그 실체를 추적해 상응하는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MBC노조가 제작하는 ‘파워업 피디수첩’은 무용가 J씨와 김재철 사장의 관계에 대해 파헤친다. 김재철과 J씨가 ‘항상 바늘과 실처럼 움직였다'는 등 주변 인물들의 증언도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