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젠 늙어가는 일만 남았구나...

우울감의 원인 조회수 : 2,605
작성일 : 2012-05-22 10:35:01

아침에 케이블에서 클래식을 재방송해주더군요.

한참 재밌게 보다가

조승우와 손예진이 방학 때 서로 시골과 도시에 떨어져

편지 주고받는 장면에서 조금씩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나중에 조승우 월남으로 떠나고, 눈이 멀고,

자신의 상처를 숨기면서 손예진을 만나는 장면에서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 흘러나오는데

갑자기 그때부터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겁니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한바탕 울고 난 뒤

도대체 내가 왜 그랬나 생각해보니

가수 김광석과 감독인 곽재용이 자살했다는 생각도 잠깐 나고

두 주인공의 사연도 물론 슬펐지만

그보다는 배경으로 나오는 옛 풍경과 교복을 입은 학창시절 모습, 시골과 도시에서 떨어진 주인공들이

서로 그리워하며 편지 주고받는 모습 같은 어릴 적 모습들을 보며

'아 나도 저런 시절을 살았는데... 근데 이젠 늙어가는 일만 남았구나'

하는 깨달음이 나를 울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인가 어떤 분이 경제상황도 좋고 남편도 잘해주고 양쪽 부모님도 힘들게 안 하시는데

왜 자기는 늘상 우울한지 모르겠다고, 그런 상태로 앞으로 몇십 년을 살아갈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하는 글을

읽었는데 오늘 아침 그 글이 한순간에 이해가 되었어요.

일단 한바탕 울고 나니 속은 좀 시원한데 이 우울감은 앞으로도 가끔씩

나를 힘들게 할 것 같네요.

IP : 119.64.xxx.18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곽재용감독 잘살고계셔요
    '12.5.22 10:42 AM (14.138.xxx.217)

    지난주에도 뵌분인데요
    다른감독과 착각하시는것같아요
    지금 계절만큼 생기있는 시간도없으니
    산책이라도 다녀오심 좋으실거에요

  • 2. 저도
    '12.5.22 10:43 AM (14.84.xxx.105)

    저도 그래요
    건축학개론 보고는 아무 감흥도 없었는데 요즘 갑자기 그 젊음이 그립더라구요
    언제 내가 이렇게 나이가 들었지 싶으면서....
    애들은 어떻게 키워야 할지도 막막하고요
    세상이 무섭다고 해야 하나 그렇네요

  • 3. 착각했네요
    '12.5.22 10:44 AM (119.64.xxx.187)

    '겨울나그네'의 곽지균 감독님과 착각했어요

  • 4. 프쉬케
    '12.5.22 10:59 AM (182.208.xxx.148) - 삭제된댓글

    늙어가는 것만 남은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만은 늘 20대다 이렇게라도 정신무장하고 살아야지요
    사실 제 얼굴 제 몸뚱이 보면 아직도 적응 안되고 이 주름은 이 처진 살들은 뭐지 하고 있는걸요

    그래도 아직 밖에 나가서 젊고 이쁜 총각들 보면 가슴설레고 누가 빈말이래도 이쁘다 소리하면 기분 좋고
    그런걸 보면 아직 철이 안 든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몸은 늙어도 마음만은 청춘이다 그런 자세로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5. 산이맘
    '12.5.22 11:11 AM (121.186.xxx.118)

    젊음이 거추장스러웠던 때..라고 얘길하고 눈치먼저 봅니다^^;;;
    어린 날 미래의 불확실성에 방황하던 한 때도 있었다는걸 떠올리며~
    어느놈이 그놈일까 고민 안 해도 되게 남편이 내 것이 되어
    내 옆에서 늙어가고 있고(아마 이젠 내다버려도 누가 줏어가도 않을 것임 ㅋㅋㅋ)
    그 어느놈이 어디서 나타날지 몰라 매일 스텐바이하며 다욧하지 않고
    먹는거 적당히 내 건강 생각해 먹을수 있고(이 ㄸ배는 어쩔거임 ㅠ,.ㅜ)
    아아..코밑이 거뭇해져가는 살충기 아이도 이제 용돈만 쥐어주면 짜증 안 낼 정도로
    키워놓았으니 잔 손 안가도 몇 년 뒤면 지 앞가림 할만 하겠고
    그리고 나면 나는 곰국 한 솥씩 끓여놓고 훨훨 여행이나 다녀야겠다~
    생각하니 잔주름 느는거.. 예전에 없던 무좀같은거 생기는거.. 참아줄만 해요

  • 6. 하트
    '12.5.22 11:29 AM (222.233.xxx.44)

    며칠전에 본 "두근두근 우타코씨"가 생각나네요.

    건강도 문제없고 식욕도 정상, 달거리도 갱년기도 다 치러낸 후
    저런 번거로운 것말고도 결혼하면 임신, 출산, 육아... 끝내고보니 용케 그러고 살았다고 되돌아보며

    뱃 속도 사타구니도 보송보송
    깨끗이 말라 시원시원

    멜로디를 붙여서 흥얼거리는 일흔 일곱의 우타코씨가 생각나요.
    다 빠져나간 뒤가 진정한 청춘이라며 즐겁게 사는 모습이 유쾌했답니다.
    너무 우울해마세요.

    윗분 산이맘님이 우타코씨를 생각나게 했어요.

  • 7. 하트
    '12.5.22 11:30 AM (222.233.xxx.44)

    며칠전에 "읽은"이 맞는 말이겠어요. 책이니까요.

  • 8. 산이맘
    '12.5.22 11:40 AM (121.186.xxx.118)

    앗.. 저 이제 갓 마흔 ^^;;;

  • 9. 하트
    '12.5.22 11:49 AM (222.233.xxx.44)

    ㅎㅎ 저도 낼이면 마흔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2712 저 너무 유치해요..하지만... 5 혼자 먹아야.. 2012/05/28 1,778
112711 오늘 백화점 문여나요? 질문 2012/05/28 872
112710 결혼식 부조금 7만원은 이상한가요? 8 부자 2012/05/28 5,127
112709 남편회사 직원부친상 조의금 얼마가 적당할까요? 2 옹이.혼만이.. 2012/05/28 3,121
112708 이 한의원 다시 가야할까요? 1 2012/05/28 1,369
112707 돌침대 구입하고 싶은데 팁 좀 주세요 6 돌침대 2012/05/28 2,372
112706 스타우브랑 르쿠르제 중에 어떤게 더 좋으세요? 5 ... 2012/05/28 8,926
112705 집에서 어항에 물고기 키우려면 7 잘될거야 2012/05/28 3,091
112704 일룸 이전 설치비 혹시 아시는 분? 2 퀴즈의달인 2012/05/28 6,177
112703 동해 바다열차 여행상품 좀 소개 해 주세요 1 가고싶어 2012/05/28 1,491
112702 여자의 능력vs 남자의 능력 11 소사 2012/05/28 6,069
112701 광명 근처에 갈만한 절 추천부탁드립니다 2 화이팅 2012/05/28 1,102
112700 사람을 오래 알게되면 생기는 권태기? 3 나쁜 친구 2012/05/28 3,139
112699 아까워서 어떻게신을까...하는구두 11 명품구두 2012/05/28 3,442
112698 욕중에 씨... 하는 거 있잖아요 2 욕 질문 2012/05/28 1,594
112697 슈퍼스타 K 예선본다고 나갔어요... 3 중3아들이 2012/05/28 2,425
112696 40대 초반 나이에 친정 엄마가 무한~~좋은 분 혹시 계세요? .. 1 ㄹㄹ 2012/05/28 1,753
112695 닥터진은 일드가 갑이네요. 6 ... 2012/05/28 2,896
112694 불닭먹고 알레르기 나셨던분 계세요? 3 알레르기 2012/05/28 1,886
112693 장동건은 분명히 턱 부분이 변했어요. 21 ㅇㅇ 2012/05/28 18,764
112692 결혼할사람이라는 느낌은 어떤건가요? 4 궁금 2012/05/28 7,147
112691 혹시 예전에 안철수 닮았다던 강아지 사진 어디서 보죠? 공감 2012/05/28 1,292
112690 군산-부안 여행 다녀왔는데 좋았던 숙소 추천! 1 군산 2012/05/28 4,309
112689 영어학원 선생님과 학생들에 대한 고찰.. 6 봄님이 2012/05/28 4,983
112688 충치로 통증이 너무 심해요 ㅜㅡㅜ 하필연휴 2012/05/28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