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처음 팥빙수를 해먹으려고 빙수기를 꺼내놓고 며칠전 사온 빙수팥을 어디다 두었는지 생각이 안나서
온 싱크대,뒷베란다를 다 뒤졌습니다.
그 와중에 반년전 이사오면서 이삿짐센터 아줌마들이 되는대로 쑤셔넣어둔 그릇들을 오랜만에 정리했어요.
오 마 이 갓..일년가야 한번 두번 손님 올까말까한 우리집에 그릇은 6인조가 서너세트 4인조는 대여섯가지 10인조까지..오다가다 이쁘다고 한두개씩 산 단품그릇,아무데나 어울릴거야 하고 사들인 쟁반만한 하얀그릇들 수두룩~
무겁긴 또 왜 그리 오지게 무거운 것만 사들였는지..
예닐곱개의 색색 무쇠냄비,비슷한 수의 시커먼 무쇠,그것보다 더 많은 통삼중 오중 스텐냄비,손은 두갠데 뒤집개 국자 등등은 수십개
냉장고 안 식자재며 수납장안 오만 가루류 소스류도 크게 다르지 않네요..
낮엔 장롱을 정리했어요.
똑같이 보이는 검정티,검정 패딩,베이지 재킷,베이지 패딩,보카시 가디건 봄여름가을겨울용 각각 다수,엉겨있으면 어떤게 어느 브랜드인지도 모를 똑같이 생긴 검정 베이지 바지들..
앞으로 더 옷을 사봐야 이 조합에서 크게 변할 것도 없는데 백화점 매대고 옷가게앞 행거에 혹 하는 가격이 붙어있으면 또 사겠죠..ㅠ.ㅠ
검은 소가죽가방 양가죽가방 나일론가방 큰가방 중간가방 작은가방 지갑열쇠 달랑 들어가는 더 작은 가방.
디자인이나 유행 이런 거 안따지고 내구성만 본다면 제가 앞으로 사십년을 더 산다고 해도 지금 갖고 있는 것도 다 못쓰고 가겠죠?
새로 뜯은 성냥갑처럼 빼곡히 살림 잘 쟁이고 사는 블로거들 흉내내며 사들이다 주체할 수 없이 정신없어진 부엌이며 옷끼리 숨쉴 자리는 커녕 지들끼리 옥죄어서 구겨져 버리는 옷장..이제 정말 더이상 안사들이고 써서 입어서 없애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