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혼할게 아니라면 제가 마음을 다스리는 수 밖에 없겠죠..?

마음이지옥 조회수 : 1,806
작성일 : 2012-05-21 12:25:17

남편이 보름쯤 전에 술 마시고 사고를 쳤어요.

원래도 술주사가 심한 사람이라 거의 끊다시피 살다가

마음이 풀려 막걸리 두 대접 마시고 그 사단이 났네요.

 

동네 싸움도 나고 아직 어리지만 애들도 좀 놀랬고..

그런데 저는 제가 가장 중요한 사람인지.. 이번엔 제가 너무 마음을 다쳤어요.

저한테 남편이 못할 말을 했거든요. 이전에 술 마시고 저희 부모님을 욕되게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보다 더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고 남편한테 화도 뭣도 아닌 지친 감정이 들고 그렇네요.

 

남편은 뭐.. 보통 그렇듯, 술 주사만 아니면 성실하고 능력 좋은 그런 사람이죠.

이번에도 술 깨고 미안하다 잘못했다 사과하고 나름대로 자숙의 기간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시댁에서도 남편이 그러는거 잘 아셔서 시어머님은 뭐라 말씀 안하셔도 전후 사정을 다 알게 된

시누님이 저를 달래기도 하시고 미안하다 말씀도 하시고 다독이시네요.

그래봤자 팔이 안으로 굽긴 하겠지만 그간 남편의 주사에도 시어른들 생각해서 풀고 넘긴게 많아요.

 

이번엔.. 제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져서..

술김이라곤 해도 아주 마음에 없던 소리는 아니겠지 싶은 생각이 계속 들고..

내 인생이 뭔가, 저 사람한테 나는 뭔가, 우리 사이는 어디서부터 꼬인건가.. 그렇네요.

 

보름 째 남편과는 말 한마디 안하고 있어요. 이젠 소리 지르고 화내고 싸우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는거 같아서.

화를 내고 성질을 부릴 그런 에너지도 남편에겐 쓰고 싶지 않은 그런 상태에요.

그런데 어제 저녁엔 남편이 평소처럼 저에게 말을 걸고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데

정말 대꾸도 하기 싫고 남편을 보고 싶지도 않고.. 애들도 있는데 이러면 안되지 싶어서 건성으로 듣는 시늉만 했죠.

 

남편은 별 말 안해요. 말 꺼내봤자 제 말이 열배는 더 많이 나올걸 알테니까요.

이런식으로 아무 의미없는 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계속 되고 있는데요.

 

애가 하나일 땐 이혼도 쉽게 생각했어요. 이젠 둘이되다 보니 그것도 쉽지 않구나 싶어요.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그렇게 살기는 아직은 제 마음이 너무 얼어서 . .

하지만 결국 이렇게 그냥 살거라면 제가 또 이번 일을 없었던 듯이 잊고 마음을 내려놔야 하는걸까요.

하루하루 밥을 먹고 물을 마시는것 조차 마음이 힘드니 너무 힘들고 지치네요.

IP : 121.147.xxx.17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ㄴㅁ
    '12.5.21 12:28 PM (211.238.xxx.37)

    그런 마음 다 담아서 남편한테
    편지 한번 써보는 건 어떨지..

  • 2. 저는 집요해서
    '12.5.21 12:41 PM (1.245.xxx.136)

    끝까지 추궁할 거에요

    무의식까지 추궁해 들어갈거에요 ㅎㅎ

    도대체 무슨 불만이 자리하고 있길래 그러는지


    아예 날잡고 둘이서만 집중 대화를 하세요. 족치며 몰아가지 말고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며 마음 놓고 말할 수 있게 멍석을 까는 거죠

    힘든 일이 있었냐며 살살 달래가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위장술도 쓰고 막

    속에 있는 거 다 박박 토해내도록


    제가 좀 끝장을 보는 성격이라서

    인간 심사 밑바닥까지 들여다봐야 직성이 풀려서요

    근데 그렇지 않으면 부부가 한 지붕 밑에 살아도 동상이몽으로 서로 무슨 꿍꿍이 속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산다는 것인데 찜찜하잖아요

    님이 사과받고 위로받으려는 태도로 나가지 마시구요

    지랄을 부릴 때엔 자기도 상처를 받고 꽁하니 뭔가 안 좋은게 있다는 거니까


    먼저 접고 들어가서 생각을 안 뒤에 오해는 풀고 비논리적 생각을 하고 있으면 논리적으로 설득 시키세요

  • 3. 에휴~~
    '12.5.21 3:11 PM (110.47.xxx.79)

    저랑 거의 비슷한 입장이시네요.
    저흰 주말부부인데 정말 안보고싶어요.
    그러다가 안스럽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술생각만하면 끔찍스러울정도거든요.
    제마음도 갈팡질팡....그냥 원글님의 심정이 백프로 공감되서 써봐요.
    답이 없는것같아요.
    끝없는 되풀이일거라고 생각하면 정말 딱 죽고싶거든요.

  • 4. 인생이 허무 그자체
    '12.5.21 8:50 PM (116.34.xxx.145)

    잠시 반성일뿐 그버릇 못 고치네요
    아이들 어릴때 고민 많이 했습니다
    술주정뱅 아빠라도 같이 보면서 사는게 좋을지.. 아님 헤어져 따로 사는게 좋을지...

    그런데 용기가 없었어요

    60이 넘은 지금도 가끔 사고 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6823 철산 도덕파크 사시는분 계신가요? 2 예신 2012/06/13 2,698
116822 브라 어떻게 사시나요? 매장은 넘 비싸요 5 푸른꽃 2012/06/13 2,735
116821 아주 이상한 타블로 49 madox 2012/06/13 6,064
116820 플라스틱이 없는 압력솥 있나요? 3 조심 2012/06/13 765
116819 박원순 - 北인권 단체 9곳 지원 끊었다 6 참맛 2012/06/13 1,847
116818 pk준 얼굴만 괜찮고 연기를 너무 못해서.,,,ㅠ.ㅠ. 12 뒤늦게 추적.. 2012/06/13 2,403
116817 청매실 받았는데요 향기가 안나요 3 매실~ 2012/06/13 1,197
116816 김정일에 “참 인간이십니다” 1 참맛 2012/06/13 798
116815 간장독의 소금 결정 2 간장독 2012/06/13 2,302
116814 결혼 기념 7주년... 하루 지나 알았네요 ^^; 5 가족 2012/06/13 886
116813 "北, 60년대 남측 진보정당ㆍ단체 직접 지원 4 .. 2012/06/13 709
116812 머리 아파요. 구순 2012/06/13 619
116811 에스티로더 더블웨어 어떤가요? 15 피부꽝 2012/06/13 5,154
116810 검은색으로 머리 염색후 잘말리고 흰색옷 입는경우요 3 ... 2012/06/13 1,386
116809 스탠 3중 냄비 사려고 하는데요 4 .. 2012/06/13 1,365
116808 중3딸 수련회 갔는데요.. 4 .. 2012/06/13 1,349
116807 플레져 향수요 10 flybir.. 2012/06/13 3,155
116806 홍콩언론, ‘검소한 박원순’ 주목…“하루 숙박비 11~18만원”.. 18 참맛 2012/06/13 1,902
116805 김상중 연기 너무 못했죠??? 이발소에서 자기 아빠 손잡고 짓던.. 7 어제 추적자.. 2012/06/13 2,567
116804 제 글이 불편하신 가정도 있으신것 같아 삭제합니다. 61 제발 2012/06/13 15,161
116803 6월 13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6/13 779
116802 자연스럽게 친해지지 않고 6 친분 2012/06/13 1,823
116801 친할머니 장례 4 부주 2012/06/13 3,408
116800 80대이신 친정엄마 인공관절수술 괜찮으실까요? 8 2012/06/13 4,151
116799 29만원 할아버지 왜 그러셨어요 3 나루터 2012/06/13 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