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버스에서 자리양보 안했다고 욕먹었어요 ㅠㅠ
저는 아침에 버스를 타고 출근합니다. 평소에 버스 타면 창밖을 바라보며 멍때리곤 합니다.
오늘도 역시 그랬구요. 버스는 여느 출근시간때 처럼 발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내릴때가 거의 다 되고 사람이 많기에, '미리 자리에서 일어나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일어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옆쪽에 손잡이를 잡고계시던 할아버지께서 제 앞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는 남자 고등학생에게
삿대질을 하며 "야 이놈아, 너는 어른도 안보이냐?"라면서 계속 학생에게 뭐라고 하십니다.
제가 앉아있을때 멍때리지 않고 할아버지가 계신줄 알면 양보해 드렸을텐데 저도 자리에서 일어날때까지
제 옆에 할아버지가 계신지 몰랐습니다. ㅠㅠ
그래서 저도 어차피 내려야하고, 또 가까이 있었는데 할아버지를 못본게 민망하고 해서 조용히 문쪽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할아버지는 저한테도 삿대질을 하십니다. "너도 마찬가지야, 너도 넌 부모도 없냐?" 등등의 폭언(?)을 하십니다.
솔직히 기분좋은 아침부터 그런 말을 들었는데 기분이 안나쁠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속은 부글부글 끓고, 황당하기도 하고, 거기서 맞대응을 하면 '버스 안 막말녀'라고 찍힐까봐
그냥 아무말 안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사실 '죄송합니다 여기 앉으세요' 할 수도 있었죠, 그런데 저도 나름 반항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죄송합니다'도 안하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반항(?)이었습니다.
저랑 같이 싸잡아 욕먹던 고등학생도 아무말도 안하더군요
할아버지는 학생이랑 제가 자리에서 일어났는데도 계속 앉지도 않고 서서 뭐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뒤에 있던 아저씨가 "할아버지 이제 그만 좀 하세요" 라고 한소리 하니까 멈추는듯 하였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별로 나이도 많지 않아보이셨고, 허리도 꼿꼿하시고 정장까지 말끔하게 차려입으신 분이시던데...
'젊은이, 내가 나이가 들어서 힘이 드는데 여기 좀 앉으면 안될까?' 라고 말해주시면 안돼나요? ㅠㅠ
휴 별것도 아닌 일이지만 오늘 하루 기분도 꽝이고..
나름 다이어트중이지만 혼자서 치킨이랑 맥주나 한잔 해야 할까봐요..ㅠㅠ
오늘따라 엄마가 보고싶네요.. 위로좀 해주세요 흑흑
1. ...
'12.5.18 7:02 PM (122.42.xxx.109)원글님 토닥토닥. 거기다가 대고 뭐라 대꾸하면 더 지랄발광을 하니 더럽고 치사해도 그냥 무시하는게 나아요.
2. 토닥토닥
'12.5.18 7:07 PM (220.116.xxx.187)에휴. 요즘 가슴이 분노로 가둑차서 아무데서나 버럭하는사람들 너무 많아요 ㅠㅠ
3. ...
'12.5.18 7:15 PM (112.156.xxx.44)나이 든 분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게 도리에 맞겠죠.
그렇지만 나이 든 본인이 나에게 자리 양보 안 했다고 상대방에게 욕 해 대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속으로는 서운하겠지만 이게 늙은 내 자리인데 니가 내 자리에 왜 앉아?
이런 싸가지 없는 것들.. 이건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자리를 양보해주면 고맙고 안 해주면 속으로만 서운해야지...자리를 사 놓은 것도 아니면서..4. 참내
'12.5.18 7:38 PM (218.37.xxx.92)길거리에 왜이렇게 제정신 아닌 인간들이 설치나요?
그렇게 늙어서 힘들면 택시타던가 자가용타던가...
진짜 재수없고 짜증나는 노친네 만나셨네요.
토닥토닥. 잊어버리세요. 말년이 불쌍하다...ㅉㅉ5. 오죽하고
'12.5.18 7:40 PM (122.37.xxx.113)여북하면 그 나이에 버스 타고 다니면서 자리 가지고 애들한테 욕지거리겠나요.
어련한 사람이려니, 하세요. 저도 멍때리다가 한번씩 근처에 노인분 있는 거 나중에 알아차리고 흠칫할때 많아요 ㅠㅠ;;; 비켜드리자니 때는 늦은 거 같고 가만있자니 미치고;; 쓰윽 일어나서 내리는 척 다른 곳에 갑니다;;6. Alma
'12.5.18 7:46 PM (175.252.xxx.153)저런 노인들 때문에 세대 갈등이.. 원글님 토닥토닥!!333
힘들면 학생 젊은이 힘든데 자리 좀 양보해줄래요?하고 정중히 얘기하면 될 걸 뭐 권리인듯 깽판을 치나요?
전 젊은 츠지지만(?) 대중교통 내에서 아팠을 때 앉아계신 분께 양보 부탁드렸고 . 그러면 친절히 웅대해주셨어요. 누구나 핸드캡이있거나 사정이 안좋을 때 양보 부탁하고 응하면 될 것을... 봉변 당하셨네요. 다시 한 번 토닥토닥7. 칭찬해드리고 싶어요
'12.5.18 7:46 PM (175.203.xxx.25)잘 참으셨어요 그러한 인내가 내 안에 많이 쌓이면 고운 인품으로 변하는것 같아요
맞 대응하셔도 유쾌할수 없는 상황이었던지라 원글님의 인내가 아름답습니다8. ..
'12.5.18 9:23 PM (203.100.xxx.141)그러게요.
보통 다른 젊은 사람이라면 대꾸 했을텐데....그 고등학생도 그렇고 원글님도 그렇고...
잘 참으셨네요~
그 할배......좋은 사람들한테 걸린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합니다.9. 원글녀
'12.5.18 9:38 PM (220.117.xxx.25)안녕하세요!
좀전에 미친듯이 운동하고 왔더니 기분이 좀 낫네요...
저도 그냥 재수 없었다 생각하고 얼른 잊으려구요
82여러분들 위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10. 음
'12.5.18 10:17 PM (182.219.xxx.140)요즘 가슴이 분노로 가둑차서 아무데서나 버럭하는사람들 너무 많아요 2222222
엄마에겐 전화한 통 해보시고요 ^^
먹는걸로 풀지 않고 운동하고 왔다니 건설적이네요.11. ㅠㅠ
'12.5.19 12:27 AM (118.221.xxx.212)멍때리다가 지팡이로 다리 맞은 사람도 여기 있어요
그냥 말만 들은걸로 액땜했다고 생각하세요. 요즘 별 이상한 사람 다 있어요.,12. ..
'12.5.19 1:28 AM (182.214.xxx.47)그런 사람들이요. 살면서 대접을 못 받고 살아서 엄한 곳에 푸는 사람일 뿐이에요.
그저 나이가 벼슬인줄 아는 불쌍한~13. 원글녀
'12.5.19 6:46 AM (220.117.xxx.25)가만히 있다가 지팡이로 다리 맞으신 분도 엄청 황당하셨을거 같아요...
어르신들도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고 함부로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