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 마흔이 넘어서도 여전히 엄마는 두렵고 어려운 존재에요
가장 부러운게 그냥 보통의 모녀관계..
아빠는 고1때 우릴 버렸고..
함께 살았을 때도 엄마와 아빠는 늘 사이가 나빴어요..
도박..외도..그런거..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어요..
어린 동생들은 그렇다치고..맏이인 전 늘 엄마의 화나고 지치고 성난 모습들에 주눅이 들었고..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잘못한 일이 있을 땐 몇배로 혼나야 했어요..
다행하게도 매를 들거나 하지는 않으셨죠..
하지만 늘 일그러진 엄마 얼굴..무서운 말투..불안불안......
잘한 건 그냥 넘어가고..잘못하면 야단맞기 일쑤고..
그렇게 유년기가 지났어요
엄만..아빠는 너희를 버렸지만 엄마는 안버리고 힘들게 키웠으니 할 도리는 다 했다는 생각..
사실..그런 부분은 인정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아요..
하지만..고의든 아니든..어린 내가 받은 상처는..치유가 안되서 어른이 된 지금도 너무 힘든데..
지금도 엄마와 통화하려면 심호흡부터 해야해요..무슨 말로 시작할까 생각도 해보고..우습죠?
엄마도 그걸 느끼시나봐요..왜 긴장하냐고 하세요..
그냥 아무때나 생각나고..보고싶고..그럼 전화해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엄마가 아니란 게 슬퍼요..
너무 오래 이렇게 살아왔지만..지금이라도 어떻게 방법이 없을지..
엄마도 상처가 많은 분이라..감정 기복도 심하시고..힘드실거에요..
요 며칠은 통 전화도 안받으세요..뭔가 기분이 상하신거죠..저한테..
내가 엄마때문에 이렇게 힘들다는 걸 엄만 모르시겠죠..?알고싶지 않으실거에요.....
날씨는 이렇게도 좋은데...맘은 너무 시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