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젊었을 때에도 그닥 외출하는 걸 좋아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집 밖에 나가는 것이 극도로 싫어요.
어쩔 수 없이 아이 준비물을 챙겨야 하거나 학원에 데려다줘야 하거나 장 보러 나가야 할 상황이 되면 나가기 전부터 정말 싫은 마음 때문에 부담이 백배네요.
사람들 만나는 것도 귀찮고 싫고요.
손님 초대하는 것도 싫어요.
물론 그거 티내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씁니다.
사람들이 만나자고 하면 핑계 대고 피할 수 있을 때까지 피하게 되네요.
사람이 싫어서는 아니고, 그냥 편하게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고 할까요.
전화는 그래도 좀 낫지만, 전화도 오래하고 있으면 진이 빠지고요.
그냥 살림은 안할 수 없으니 꼭 해야하는 것만 오전에 하고,
남는 시간에 책이나 신문 보거나 음악 듣고 TV보고,
애들 문제집 채점하고, 숙제 봐주고
그러면 하루가 후딱 가네요.
사람들과 만나서 즐겁게 지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딱히 그렇게 시간이 남아 도는 것도 아니니 몸이 편하게 집에서 뒹굴거리고만 싶어요.
나이 들수록 점점 더 심해져요.
저 같은 분 계신지요? 뭔 증상일까요? 그냥 이대로 살아도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