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난 내가 참 못된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네가 좋다. 조회수 : 1,791
작성일 : 2012-05-17 01:14:24

열등감도 있고 이중적인 면도 많고, 나 자신이 참 싫을 때가 많았습니다만...그리고 나 자신이 참 싫습니다만...

직장내에서 일할때도 언제나 나자신이 우선이어서 업무에 대해서도 많이 공유하는 편이 아닙니다. 밑에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배우려하고 가르쳐 달라 할때도 제대로 가르쳐주기는 하지만 너네가 날 따라올수 있어? 하는 자만심 같 은 게 밑 바닥에 깔려 있기도 했구요.

 

그런데 오늘 뜻밖에 말을 들었습니다.

전 직장 동료들과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약속이 잡힌 상태에서 집에 왔는 데, 집에 오니 도와 주시는 분이 저녁을 맛깔나게 차려 놓은 것을 보는 순간 약속을 펑크내고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들더군요. 수에게 전화해서 피곤해서 도저히 못나가겠으니 그리 알라고 하고 전화를 끊고 저녁을 아구 아구 먹고 쉬려는 데 전화가 왔더군요. 빨리 나오라고...*장님 볼려고 일부러 없는 시간 쪼개서 나왔는 데 안오면 어떡하냐고, 나중에 잠실오면 전화해, 맛있는 점심 살테니...오늘은 내가 정말 죽을 지경이야...했는 데 결국은 져서 일행이 식사하는 횟집으로 갔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맥주를 들이키는 데도 시원하지도 않고, 그래도 얼굴보니 좋고...절에 가서 초파일 등을 달았는 데 십만원쯤 하겠지 했던 등이 삼십만원이어서 계좌이체 했다는 둥,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잠실에서 했던 레이디가가 공연 얘기, 고등학생 아들이 연기 학원 다니는 지 일년 됐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 직장 동료였던 이 사람이(자존감이 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장님이 나한테 엄청 잘해 줬어요. 제일 잘해 줬어요. 내가 어리둥절해서 내가? 내가 어떻게 잘해줬는 데?

정말 난 한번도 잘해 줘야지 하면서 잘해준적이 한번도 없었는 데...유치하지만 앞으로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 자신이 뚝뚝하고 직선적이고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는 데 정말 의외였습니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기억속에 잘해준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다는 거...

 알콜만 들어가면 오버해서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수가 맘에 안들어서 얼굴색 변하고, 제 딴에는 친하다고 '임마,임마' 하는 수에게 ' 야, 누가 임마야, 듣기 싫어. 언니라고 불러.' 정색을 하는 나도 누군가에게  잘해 주는 사람입니다...

 

 

IP : 182.219.xxx.10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지막줄에서 알겠네요
    '12.5.17 1:18 AM (27.115.xxx.162)

    ' 야, 누가 임마야, 듣기 싫어. 언니라고 불러.'

    ^^

    님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겠습니다.
    그냥 자존감이 강해서 흔들리지 않고 눈치볼것도 없고 자기일에 승부보는 사람
    그래서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
    하지만 '야 누가 임마야 너 말조심해'가 아니라 '언니라고 불러' 하는 따뜻한 사람.

  • 2. 흐음
    '12.5.17 1:22 AM (1.177.xxx.54)

    진심에서 우러난 칭찬을 듣게 되면 아이가 아니라도 .어른이어도.나이가 있더라도..그게 내 발전의 원동력이 되더라구요.
    원글님은 오늘 그런경험을 한거네요.
    저는 이주전에 한번했어요.
    그게 쌓이다보면 내 커리어 내 성격 성향이 바뀌어있는거죠.

    오늘 기분좋으셨구나...ㅎㅎㅎ

  • 3. ㅇㅇ
    '12.5.17 1:42 AM (1.64.xxx.143)

    남자분인줄 알았다능..;;

  • 4. 원글님 같은 분이 양반이죠
    '12.5.17 5:23 AM (188.22.xxx.31)

    할말 하시면서 뒤끝없는

  • 5. 왠지
    '12.5.17 11:10 AM (211.219.xxx.200)

    저도 왠지 원글님한테 끌리는데요 저 여자에요 마흔넘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8836 ((필독 펌글)) 제가 잘못했네요...요 밑에 잠을 2012/05/19 602
108835 믹서기 어떤게 좋은가요? 11 믹서 2012/05/19 3,477
108834 운전할때 핸들 어떻게 잡으세요? 13 ... 2012/05/19 3,533
108833 워터파크 질문이요~ 1 .. 2012/05/19 909
108832 맞벌이 하시는분들 생활비 어떻게 관리하세요? 13 궁금 2012/05/19 2,968
108831 옥바리 유기 밥그릇 무게 좀 알려 주실분~ 유기 2012/05/19 807
108830 최진실 사칭한 음성파일 만든 사람보다 SBS에 더 화가 나네요 4 ㅇㅇ 2012/05/19 1,761
108829 너무 퍼주는 사람보단 인색한 남편이 나을까요? 22 손님 2012/05/19 5,795
108828 기계전공하신분들요? 유체역학이 마니 어렵나요? ?? 2012/05/19 915
108827 작년 7월인가 한달내내 비온거 맞죠? 3 잘아시는분 2012/05/19 1,943
108826 성당에서 세례 받는거 어려울까요? 8 알려주세요 2012/05/19 4,301
108825 상하거나 문제있는 음식먹고 배에서 신호오는거 있잖아요... 1 질문.. 2012/05/19 879
108824 ((필독 펌글))여러분이 모르는 몇가지 이야기 합니다 6 잠을 2012/05/19 1,582
108823 어금니 금으로 떼운것이 떨어졌는데요 7 새싹이 2012/05/19 1,589
108822 마늘종 간장장아찌 할때 설탕 넣으면 안되나요? 1 ... 2012/05/19 1,731
108821 조금 있는 비자금 남편이 알게될 것 같아요. 2 .. 2012/05/19 1,868
108820 아기들...썬크림 바르고 그냥 물세수만 해도 되나요? 4 썬크림 2012/05/19 2,988
108819 아래에 충치 어금니 말이 나와서 7 치아때문 2012/05/19 1,554
108818 유치원 그만두게 하고 피아노한달.것도 그만두게 한 나쁜 엄마.... 5 미안해, 딸.. 2012/05/19 2,188
108817 제주도여~성수기때 가격을? 하늘 2012/05/19 764
108816 고1성적 2 궁금 2012/05/19 1,769
108815 여의도 브레드 피트 빵집 맛있나요? 1 ㅇㅇ 2012/05/19 1,686
108814 한계레신문....이거 너무한거 아닌가요? 5 zz 2012/05/19 2,661
108813 어디서 사나요? 탐스슈즈 2012/05/19 752
108812 외고 재학중인 자녀 두신 분께 질문요.... 7 엄마 2012/05/19 2,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