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난 내가 참 못된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네가 좋다. 조회수 : 1,764
작성일 : 2012-05-17 01:14:24

열등감도 있고 이중적인 면도 많고, 나 자신이 참 싫을 때가 많았습니다만...그리고 나 자신이 참 싫습니다만...

직장내에서 일할때도 언제나 나자신이 우선이어서 업무에 대해서도 많이 공유하는 편이 아닙니다. 밑에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배우려하고 가르쳐 달라 할때도 제대로 가르쳐주기는 하지만 너네가 날 따라올수 있어? 하는 자만심 같 은 게 밑 바닥에 깔려 있기도 했구요.

 

그런데 오늘 뜻밖에 말을 들었습니다.

전 직장 동료들과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약속이 잡힌 상태에서 집에 왔는 데, 집에 오니 도와 주시는 분이 저녁을 맛깔나게 차려 놓은 것을 보는 순간 약속을 펑크내고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들더군요. 수에게 전화해서 피곤해서 도저히 못나가겠으니 그리 알라고 하고 전화를 끊고 저녁을 아구 아구 먹고 쉬려는 데 전화가 왔더군요. 빨리 나오라고...*장님 볼려고 일부러 없는 시간 쪼개서 나왔는 데 안오면 어떡하냐고, 나중에 잠실오면 전화해, 맛있는 점심 살테니...오늘은 내가 정말 죽을 지경이야...했는 데 결국은 져서 일행이 식사하는 횟집으로 갔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맥주를 들이키는 데도 시원하지도 않고, 그래도 얼굴보니 좋고...절에 가서 초파일 등을 달았는 데 십만원쯤 하겠지 했던 등이 삼십만원이어서 계좌이체 했다는 둥,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잠실에서 했던 레이디가가 공연 얘기, 고등학생 아들이 연기 학원 다니는 지 일년 됐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 직장 동료였던 이 사람이(자존감이 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장님이 나한테 엄청 잘해 줬어요. 제일 잘해 줬어요. 내가 어리둥절해서 내가? 내가 어떻게 잘해줬는 데?

정말 난 한번도 잘해 줘야지 하면서 잘해준적이 한번도 없었는 데...유치하지만 앞으로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 자신이 뚝뚝하고 직선적이고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는 데 정말 의외였습니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기억속에 잘해준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다는 거...

 알콜만 들어가면 오버해서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수가 맘에 안들어서 얼굴색 변하고, 제 딴에는 친하다고 '임마,임마' 하는 수에게 ' 야, 누가 임마야, 듣기 싫어. 언니라고 불러.' 정색을 하는 나도 누군가에게  잘해 주는 사람입니다...

 

 

IP : 182.219.xxx.10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지막줄에서 알겠네요
    '12.5.17 1:18 AM (27.115.xxx.162)

    ' 야, 누가 임마야, 듣기 싫어. 언니라고 불러.'

    ^^

    님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겠습니다.
    그냥 자존감이 강해서 흔들리지 않고 눈치볼것도 없고 자기일에 승부보는 사람
    그래서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
    하지만 '야 누가 임마야 너 말조심해'가 아니라 '언니라고 불러' 하는 따뜻한 사람.

  • 2. 흐음
    '12.5.17 1:22 AM (1.177.xxx.54)

    진심에서 우러난 칭찬을 듣게 되면 아이가 아니라도 .어른이어도.나이가 있더라도..그게 내 발전의 원동력이 되더라구요.
    원글님은 오늘 그런경험을 한거네요.
    저는 이주전에 한번했어요.
    그게 쌓이다보면 내 커리어 내 성격 성향이 바뀌어있는거죠.

    오늘 기분좋으셨구나...ㅎㅎㅎ

  • 3. ㅇㅇ
    '12.5.17 1:42 AM (1.64.xxx.143)

    남자분인줄 알았다능..;;

  • 4. 원글님 같은 분이 양반이죠
    '12.5.17 5:23 AM (188.22.xxx.31)

    할말 하시면서 뒤끝없는

  • 5. 왠지
    '12.5.17 11:10 AM (211.219.xxx.200)

    저도 왠지 원글님한테 끌리는데요 저 여자에요 마흔넘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0747 수학정석 하권이,원래 이리 어렵나요????ㅠㅠ 12 추억의정석 2012/06/24 3,255
120746 커브스 한달 후 몸의 변화? 감량 된 것인지 같이 봐 주세여. 4 살살살 2012/06/24 3,527
120745 무가염 버터는 맛이 어떤가요? 6 버터 2012/06/24 4,683
120744 너무 짜게 된 카레 구제법 13 2012/06/24 2,984
120743 대학동기 조의금 얼마나하세요 8 황금돼지4 2012/06/24 6,460
120742 예전 못됬먹은 상사 생각하면 아직도 가끔 화가 나요 3 ........ 2012/06/24 1,879
120741 컴퓨터 잘 아시는 분 도와 주세요 2 땡글이 2012/06/24 998
120740 서리태콩국물 만드는것 좀 가르쳐 주세요. 5 콩국수 2012/06/24 3,615
120739 얼굴 못난 내가 너무 과분한 남편을 가진걸까? 49 미인이 아니.. 2012/06/24 17,998
120738 여수 엑스포 후기 (6월 8일 ~ 9일) 내용이 길어요 8 내이름은룰라.. 2012/06/24 4,596
120737 세광아 튀어!! 6 ,,, 2012/06/24 3,262
120736 80 시어머니 가방 추천해주세요. 7 설문 2012/06/24 2,010
120735 살 빼야 될꺼 같아요.. 4 ... 2012/06/24 3,129
120734 일원역이나 삼성의료원 근처 맛집 알려주세요 4 세모녀 2012/06/24 9,709
120733 가난하고 없이 살면..사람들이 무시 하는군요.. 32 ... 2012/06/24 19,981
120732 작은 엄마가 왜 귀남이를 버렸나요? 5 넝쿨당 신입.. 2012/06/24 4,474
120731 새똥님 책 아주 반갑네요. 13 찌질이들 2012/06/24 4,237
120730 전기장판 1 추천 2012/06/24 1,257
120729 남편이 그냥 싫으신 분들 손들어보세요. 22 바보 2012/06/24 5,375
120728 썬파우더..어느 제품 사용 하세요? 3 ???? 2012/06/24 2,771
120727 배네틴트 댓갤 좋은가요? 3 착한이들 2012/06/24 2,003
120726 소파의 쿠션인가요? 매트인가요? 1 폭신푹신 2012/06/24 1,362
120725 기타 독학 어렵나요? 6 기타 2012/06/24 4,220
120724 요새는 왜 토요미스테리 극장 같은거 안하나요? 6 ... 2012/06/24 2,018
120723 히트레시피에서 프린트해둘만한 레시피 추천 2 프린트 2012/06/24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