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남편이 밤새워 술 마시고 새벽에 들어오다가 경비아저씨랑 싸움이 났어요.
경비실 유리가 깨졌는데 저희 남편이 했다고 다른 경비아저씨가 봤다며 저희 집까지 쫓아왔고
저희 남편은 자기가 그런거 아닌데 그런다며 싸움이 크게 나서 결국 경찰서까지 갔다 왔죠.
남편은 금방 돌아와서 자기는 무혐의로 판정났다며 씩씩댔고.
저는 남편이 술을 마셔도 그럴 사람은 아닐거라고 믿고, 그 일은 놔두고
그저 일년전에 술 끊고 안마시기로 했는데 밤새워 마신거, 그것도 노래방에 아가씨불러 논거,
그거만 가지고 부부싸움이 크게 나서 아직도 냉전중인데요. 남편은 자기가 다 잘못했다 용서해라.. 하지만요.
그런데 방금 다른 경비아저씨가 집에 오셔서 수리비 남은거 관리사무소에서 줬다고 전달하고 가셨네요.
..
이거 뭔가요..
정말 저희 남편이 깬건가요..
남편한테 수리비 남은거 받았다 이거 뭐냐 정말 당신이 깬거냐. 하니까
자기는 정말 아닌데 경찰서에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아는 사람이 좀 많긴 해요)
이런일 길게 끌어서 좋은거 없다 해서 정황상 자기가 수리비 물어주고 끝내려고 그랬답니다.
제가 이해가 안된다, 정말 결백하면 일이 길게 가든 말든 커지든 말든 끝까지 결백 주장해야 하는거 아니냐,
동네 망신 다 사놓고 정말 깨지도 않았는데 수리비 물어주는게 말이되냐. 다시 물으니까
제가 이렇게 나올까봐 저한테 말 안하고 알아서 처리하려고 한거랍니다.
마음이 반반.. 거의 믿지 못하는 쪽으로 기울었지만요.
정말 저희 남편이 깬걸까요, 아니면 남편말을 믿어줘야 하는건가요.
남들 보기엔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날 남편이 자기를 믿네 못믿네 하면서 온 식구들 힘들게 하며 자기가 안했다고 그러는 모습에
그래, 저 사람이 그 정도는 아니지, 하며 저는 정말 남편을 믿고 있었는데요.
만일 남편이 거짓말을 했고 그 거짓이 또 거짓을 낳고 그런거라면 앞으로 어찌 믿어야 한답니까..
유리창에 금이 가 듯 이렇게 서서히 남편을 못 믿고, 남편은 이런 저에게 실망하며 그렇게 살테지요.
마음을 어떻게 다잡을 수가 없네요.
이거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