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제 동생 둘다 사춘기에 엄마한테 막 대했어요.
저는 막 엄마한테 소리지르고 막말도 하고 못 들어오게 하려고 방에 바리케이드도 만들고 참고서 다 창문으로 던져버리고 일부러 엄마 보라고 일기에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싫고 지금까지 제대로 양육을 한거 하나도 없는거 같다고
내 아토피 천식 다 엄마가 열심히 관리 안해줬기 때문이고 수학이 안되는 것도 엄마라는 여자가 관심 하나도 없어서고
왜 동생만 첼로 시키고 나는 안 해줬다고 자기 물건만 사고 집에 있으면서 한번도 우산 갖다주지도 않고 세상에 이런 엄마가 있다고 신문사에 제보하고 싶은 심정이다!
막 그랬어요.
남동생도 걔는 특례라서 아침에 학교 가서 출석체크만 하고 특례학원을 가는 시스템이었는데
학교 가서 출석체크하고 학원 안 가고 옆 학교 나쁜 애들 만나서 놀러다니고
학교에서 여자친구 사귀어서 그 여자애네 엄마가 우리집에 전화해서 우리 애는 서울대 갈 앤데 (DW외고였음...) 특례인 당신 애가 꼬셔내서 공부 못하면 책임질거냐고 하고
엄마 지갑에서 돈 훔치고 (이건 저도 그랬음)
대학교 1학년때는 학교 안가고 게임에 빠져서 폐인되고 또다른 날라리 여자애 사귀어서 집에 안 들어오고
엄마한테 집안일 제대로 안한다고 잔소리하고 솔직히 엄마가 설거지한거보다 식기세척기로 한게 믿을만 하니까 세척기 돌리라고 하고 자기 외국에 혼자 남아서 대학 가려고 했는데 굳이굳이 한국에 데리고 귀국해서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고 다 엄마 때문이라고 돈이 아까웠냐고 그러고
엄마가 그래서 울고 엄마 일기장에 자식이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존재인데... 다 내려놔야 겠지 그런데 힘들다... 그런거 쓰고 막 그랬어요.
근데 이제 저희 둘다 철들고 나서, 우리가 엄마한테 너무 심하게 했다. 엄마가 진짜 괴로웠다. 우리가 엄마한테 잘해줘야 한다. 하고 진짜 잘해요 ㅎㅎㅎㅎ
제 동생은 엄마 어디 갈때마다 공항 데려다주고 픽업가고 (엄마가 픽업 안해도 된다고 된다고 해도)
맨날 엄마한테 기프티콘 보내서 커피 사마시라고 하고
저는 할머니 오신다고 하면 친정에 가서 청소해주고
어디 가서 엄마가 좋아할거 있으면 다 사서 보내주고
메뉴 고를때도 저희는 엄마가 좋아하는게 우선이고 엄마랑 아빠랑 다투면 아빠한테 막 화내고 ㅎㅎㅎ
그냥, 생각해보면 그 모든게 미안하고 우리가 너무 심했던거 같고 왜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요.
어쩌면 저희가 사춘기를 무난하게 지냈고 엄마한테 잘못한게 없었으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거 같아요.
사춘기 아이들이 힘들게 하는 어머님들, 힘내시라고요.
사람 마음이 맞아 그때 엄마 힘들었지 우리가 좀 나빴다... 이젠 잘하자 모드가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