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단발 ~ 보브 스타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사와서 새로간 미장원
그동안 머리를 못잘라 어깨에 닿을 듯 길은 머리를
"1센치 정도만 정리해주세요 "
머리를 자르는 내내 유심히 살펴보다
짧게 자르려 하자
"짧은 머리 싫으니까 지저분 한 것만 정리해 주세요"
미용사
"커트예요? 단발이예요?"
"반듯한 단발은 아니구요. 층을 좀 낸 스타일이요"
"그건 단발이 아니예요. 커트지"
"어쨌든 짧지 않게 해주세요"
결국 길이의 변화는 별로 없었으나
왕창 숱을 쳐서 머리 감을때 별로 잡히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드라이를 해줘야 스타일이 났죠. -그 전엔 반 곱슬이라 드라이 할 필요 없었음
미장원에 갈 시간이 안나
다시 그 미장원을 찾음
또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느니
이 미용사와 의사소통을 잘 해볼 요령으로..
"지난번 숱을 너무 많이 쳐서 머리가 지저분해보여요
이번엔 숱을 많이 치지 마시고 머리를 기를 거니까 많이 자르지 마세요."
"숱을 많이 친게 아닌데..."
"머리 감을 때 손에 잡히는 느낌이 많이 달라요"
어쨌든 이번엔 숱을 치는 지 열심히 감시
옆머리는 거의 자르지 않음
다 마치고 뒤를 보니
헉
뒷 목이 훵 하니 드러나게 깎음
"머리를 너무 짧게 잘랐어요. 기를 거라고 했는데"
"층내지 말라고 해서 층진 부분 깨끗이 잘랐는데, 이렇게 안자르면 층이 안없어져요"
"층을 내지 말라고 했지 층을 없애달라고 했나요? 기를 거라고 했쟎아요?"
"기를 거니까 깨끗이 다듬어야죠"
제가 8년동안 다니던 미용실이 있어요.
그 미용실이 없어졌죠.
정말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제 맘에 들게 해주던 미용실이었어요.
그 미용실 다닐 땐 문제가 전혀 없었거든요
처음엔 고가의 체인점 같은데 다니기도 했는데
그런 곳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가야해서
전 집앞에서 해결하고 싶었죠.
이런 미용실 안다니면 그만인데
전 동네 미용실에서 해결하고 싶어요.
예전에 다니던 곳도 동네 미용실이었고
이 미용사에게 더 자세한 표현을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사실 말하기가 곤란한게
남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는 표정
제가 바라는 건 못 잘라도 좋으니
짧게 치지만 말았으면 좋겠어요.
길면 고칠 수나 있지
짧으면 손을 델 수가 없으니까
미용사가 제 뒷머리를 짧게 칠만큼
오해를 살만한 표현을 했나요 제가?
몇 군데 동네 미용실을 전전하다
이제는 내가 문제인가? 싶은 생각마저 드네요.
왜 이렇게 짧게 자르는 걸 좋아하는지
그냥 번화가에 있는 큰 미용실로 가는 방법 밖에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