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 제가 너무 얼척이 없어서...!
너무너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여기다 글을 남겨요...
저는 친정이 좀 못살아요. 노후 대비 안되어 있으시고 벌이도 시원찮으시고.
그에 비해 시댁은 잘 사시는 편이라
저희가 함부로 사지 못하는 굵직한 것들, 예를 들면 아이 책이나 그런 것들도 잘 사주시고
맛난 것들도 자주 사주시는 등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저는 결혼 당시엔 맞벌이를 했고
지금은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어요.
저희 친정 어머니께서 아이 태어나고 하루도 빠짐없이 저희집에 오셔서
거의 함께 키워주시다시피 하셨어요.
어쨌거나 시댁이나 친정 모두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셈이지요.
오늘 시댁 식구들과 저녁 먹고 술자리까지 가게 되었어요.
시어머니와 시누이, 저희 부부가 있었지요.
남편이 무슨 얘길 하다가...
술자리엔 없었지만 동서네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러니까 남편은 큰 아들이고 작은아들 부부=동서네, 술자리에 참석한 시누이=막내딸)
동서네는 친정이 아주 잘 살아요(시댁보다 더 잘살아요)
그리고 동서 본인도 잘 벌어요.
남편 왈, "작은집은 원래 쓰던 그게 있어서 남편 월급만 갖고 못산다.
하지만 그건 다 맞춰살게 돼있다. 맞춰 살아야 하는거다.
우리는 나 혼자 버는데도 처가 생활비까지, 이래저래 다 되지 않느냐!"
요지는,
작은집 험담(?)인데...
제가 정말 어이가 없었던건요...
저희 친정에 생활비 드린 적 없어요.ㅠ.ㅠ
그리고 동서네가 남편 월급 갖고 못살건 말건 자기가 무슨 상관인가요?
동서 본인이 남편보다 훨씬 잘벌어요.
자기가 벌어 자기가 쓰겠다는데 뭐 보태준 것 있나요?
자기가 잘 버는데, 또 친정도 잘사는데 왜 남편 월급에 맞춰 살아야 하고,
그렇지 못한게 왜 욕먹을 일인가요?
남편은 자기랑 비슷하게 버는 동생네가 돈 잘쓰는게 기분 나빴던 모양이지만
그집은 맞벌이잖아요!
그리고 제가 정말 뜨악- 했던 건...
저희는 친정에 생활비 드린 적 없다니깐요.ㅠ.ㅠ
아무리 우리 친정이 못살지만... 제가 어이가 없어서요.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있는 자리라 그 말에 토를 달 상황이 아니라 넘어갔는데 너무너무 분한거예요.
남편 300 벌어요.
그걸로 저희 정말 빠듯하구요,
그걸 떠나서 친정에 공식적으로 생활비조로 드린 적도 없고
다른 돈도 일체 없어요.
결혼 초기엔 제가 남편보다 더 잘벌었고 아이도 없어서
친정에 가끔 돈을 드린 경우가 있긴 있었는데 많지도 않았구요.
아마도 그때를 생각하고 남편이 그런 말 한 모양인 것 같은데
그 이후로는 친정에 전혀 돈 드리지 않는다고 제가 얘기했어요.
이날 이때까지 친정 엄마가 저희 아이 봐주시러 오시는 건
그야말로 너무나 이뻐하셔서 제가 오지 마라고 말씀드려도 좋아서 오시는 거예요.
저희 친정이 못사는 건 맞는데 진짜 이렇게 사람을 바보 만들면 안되죠!!!
딱 하나 차이가 있다면,
명절이나 생신 때 시댁에는 선물을 드리고 친정에는 그에 상응하는 현금을 드려요.
현금이 더 많이 나가기도 하지만 크게 차이 없구요,
때론 시댁 어른들 필요하신 것 사려면 친정에 드리는 현금보다 더 비싼 걸 사드릴 때도 있기 때문에
그것도 꼭 친정에 많이 해줬다 말하기 어려워요.
사실 친정 엄마께 아이 봐주시는 데에 대한 용돈이라도 드려야 하지만
저희도 빠듯하고 엄마도 본인이 좋아서 하시는 거라며 사양하세요.
제가 잘못한거죠?ㅠ.ㅠ
진짜 용돈이나 드리고 이런 말 들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친정 생활비라니요!!!
시어머니는 친정 못사는 걸 아시기 때문에 굳이 그 말에 마음 상하시진 않겠지만
당신 아들 많이 벌지도 못하는데 그 돈이 처가에 간다 생각하면 말은 못해도 속으로 마음 안좋으실 수 있겠죠.
아니 그보다 제가 너무너무 억울해요.
어떻게 저렇게 생각 없이 말을 내뱉을 수 있는지...
시어머니께 전화해 그거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좀 그런가요?
정말 이건 아니잖아요.
시어머니가 아직 어려워서 말도 잘 못할 지도 모르는데...
평소에 남편이 친정에 못한 것까지 생각나면서 너무 분통 터지는 거예요.
남편은 항상 친정 엄마와 제가 함께 키우다 보니 육아의 어려움, 이런 거 몰라요.
둘이 같이 영화 보거나 술 한잔 하러 나가는 것도 다른집보다 엄청 자유로운 게 사실이구요,
거기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도 없고 너무 편하게 살았죠.
아무리 친정 엄마가 좋아서 하시는 일이라지만
빈말이라도 감사하다고 싹싹한 한 마디 할 수도 있는건데 그것도 아니면서
어쩜 그렇게 얼척 없는 말을 하나요?
일단 남편부터 혼쭐을 내고...
근데 그거야 가능하지만...
아- 시어머니께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떡하면 좋을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