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타고 다닐 일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여러 사람들을 보는데요 특히 젊은 아가씨들, 여대학생들
옷차림 보면 다 하의실종에 비슷한 스타일이잖아요.
그런데 예전과 달리 요즘 비슷하다 느끼는 건 그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서도 별로 다리 자세에 신경 쓰지
않는 걸 몇 번이나 봤어요. 심지어는 다리까지 꼬기도 하던데 그때는 제가 바로 맞은 편에 앉아 있지를
않아서 어떤 모양새였는지는 몰라도 그냥 제가 본 것만 말하자면 치마 속 몰카니 뭐니 하는 것들 찍는다 해도
격분할 필요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게 말하면 남, 남자들 눈 전혀 신경 안 쓰고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하는 이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요 며칠 사이엔 약간 가치관에 혼란이 옵니다.
맞은 편에 앉은 아가씨 팬티가 보여도 굳이 말해줄 필요가 있나, 혹시 살짝 노출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는데 내가 말하는 건 이거야 말로 오지랍인가 뭐 그런 생각마저 들었어요.
전철 안 화장도 이제 남이야 하던 말던 식으로 나가는 여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더니 이젠 앉아서 속팬티가
보이던 말던 그것도 남이야 보이던 말던 무슨 상관으로 가고 있는 걸까요?
참 대도시 살이 무척 거시기 합니다. 듣고 싶지 않은 남의 사생활도 다 들어야 되고 남의 속 팬티도 다 봐야 되고
남의 얼굴이 변신해 나가는 것도 고개 숙이지 않는 한 앉아서 봐야 하니 공공 시설 이용하면서도
시선과 귀가 쾌적하기란 아예 불가능한 걸까요? 나는 남한테 피해 안 주는 데 왜 나는 저런 걸 참아봐야 하는지
좀 싫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