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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들 놔두고 콱 죽고 싶다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1년만에 조회수 : 3,356
작성일 : 2012-05-12 11:52:48

말해야 뻔한 이야기죠...

 

..

 

새벽 5시 53분,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나는데 자꾸 틀립니다.

다른 사람이 집을 잘못 찾아와 그러나 싶어 일어나려는데 문을 쾅쾅 두드리네요.

남편이 자는 문간방을 보니 어제 밤 제가 잠들 때 이부자리 펴 놓은 그대로에요.

오랜만에 아는 사람 좀 만나고 일찍 오겠다던 남편이 밤을 새고 이제 들어오나 봅니다.

저는 네살 두살 애들 뒤치닥거리가 힘들어서 새벽 12시 - 1시 쯤 잠들면 아침까지 꼼짝못하고 잠이 들어요.

 

문 두드리는 소리에 아이들도 깨고 선잠이 깬 둘째아이는 소리에 놀랬는지 막 울어요. 이 녀석.. 어제 돌이었어요.

날은 밝았지만 이른 새벽이라 다른 집도 시끄러울까봐 서둘러 문을 열어주니 남편이 우락부락 열이 받아 들어오네요.

그때는 많이 취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아마도 밤새 거나하게 마신게 어느 정도 깨어가는 시간이었겠죠.. 그 시간은..

 

실은 작년까지 남편이 술만 마시면 큰 사고를 쳤던지라 작년 딱 이맘 때 나냐 술이냐 단판지어 술을 끊은 사람이에요.

아니.. 끊었던 사람이죠. 이런 고민글 올라오면 그 버릇 못고친다 이혼해라.. 댓글 많이 올라와요.

이혼이 쉽나요. 사람을 좀 고쳐서 살아야죠. 그 생각으로 남편 술을 끊게 했고 .. 남편은 정말 한방울 입에 안댔고..

그랬는데 요즘 하는 사업이 잘 되고 사람들을 자주 만나더니 좀 해이해져가는 분위기이긴 했어요.

결국엔 어제 저녁에 만난 분과 이야기 끝에 즐겁게 어울려 얼싸덜싸 주점에 놀러가고 술 마시고

이야기 하다 보니 날은 밝았고.. 암튼 일년만에 마신 술에 얼마나 취했을지.. 상상이 가지요.

 

그렇게 그냥 들어왔으면 절반은 갔을텐데.

집에 들어오는 입구에서 경비아저씨가 그 전에 누군가가 아파트 문을 부셔둔걸

저희 남편이 휘청휘청 들어오니 남편이 술김에 한 짓이라 생각하고 말을 붙이고 시비를 가리다 싸움이 난거죠.

집에 들어오기 전의 상황은 저는 몰랐고 남편은 흥분해서 제게 설명할 분위기가 아니었고 그런 상황에서,

경비아저씨가 저희 집까지 올라왔어요. 아마 남편이 막말을 했거나 인상을 쓰거나 하고 집으로 오니 따라온 모양입니다.

 

옷을 갈아입다가 속옷 차림으로 현관앞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경비아저씨랑 싸우다가

경비아저씨가 그냥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니 남편도 그 차림 그대로 아파트 마당까지 쫓아가서 싸우더군요.

이미 이 새끼 저 새끼 욕이란 욕은 다 나왔고.. 그러다 남편이 집으로 다시 올라와서 옷을 걸치려는데

이번엔 경찰이 와서 문을 두드립니다. 경비아저씨가 기물파손죄로 고소를 했다구요.

남편은 오냐 잘잘못 가리자하고 또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엘리베이터 타고 경찰차 타고 갔어요.

 

저는 그 사이에 아무런 이야기를 듣지 못해서 남편이 왜 경찰차 타고 가는지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구요.

잠시 후에 시누이가 전화를 하셔서 알게 됐지요. (애들 고모부가 경찰청에 계셔서 남편이 누님댁에 전화를 했답니다.)

결국은 무혐의가 되서 경찰서에서 나와 집으로 왔고 저는 그 사이에 남편이 밤새 뭘 했는지 알 도리가 없어서

남편 핸드폰이며 지갑이며 살펴보니 웬 주점에서 찍은 영수증에 여자이름 적히고 핸드폰 번호 적혀있고.

그래서 저도 홧김에 그 핸드폰으로 전화해 보니 술집 종업원이네요. 저희 남편이 번호 적어달라 한것도 기억하고

누구랑 몇시 쯤에 와서 몇시 쯤에 갔는지도 기억하구요. 노래주점같은 곳인데 아가씨 불러다 놀았다고 합니다.

 

저는.................. 남편이 술김에 싸움나서 경찰서 간 것도 다 상관없어요.

남들과 어울려서 술집에 가서 아가씨 불러 놀았다고 해도 상관없어요.

제가 못 참겠는건 남편이 술을 마셨고 취했고 집 비밀번호를 못 누를만큼 정신이 없었다.. 그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다 괜찮다. 당신이 기물 파손한거 아니라고 하면 나는 믿는다,

당신이 설령 죄를 지어 경찰서에 갔든, 교도소에 갔든 당신이 아니라고 하면 나는 믿는다.

하지만 그렇게 약속해 놓고 술을 또 마셨다는건 용서가 안된다, 그게 너무 화난다.

술 마시면서, 아가씨 술 받아마시면서 애들 생각했냐, 어제가 애 돌날이었고 오늘 돌잔친거 생각은 했냐..

제가 아무리 말한들 뒤집을 사안은 아니지만 제 할 말 다 했더니.

 

남편이 애들 보니까 조용히 해라, 그만해라, 미안하다. 그럽니다.

애들이 보니까요? 애들 자는데 문 두드려 깨운 사람이요,

속옷차림으로 경비 아저씨랑 싸우는 모습 보인 사람이요,

큰애가 경찰한테 문 열어주게 만든 사람이요, 그 와중에 저한테 욕하고 나간 사람이요.

그러면서 못 참겠으면 헤어지잡니다. 레파토리에요. 이런 상황에 늘 먼저 헤어지자 말 꺼내는 사람이죠.

 

차 옮기러 나간다고 나갔는데 아직 문 앞에 있을 때 큰애가 국을 가지고 장난쳐서 엎질렀어요.

저도 기분이 그런데 애가 그렇게 사고를 치니 제가 꽥 소리를 질렀죠. 애 우는 소리에 남편이 다시 들어오더니

전에 없이 다정한 아빠가 되서 애를 달래고 안아주고 토닥이면서 저한테..

 

"너는 엄마 자질도 없어. 그냥 집 나가버려" 그럽니다.

 

내가 누구 좋으라고 집 나가냐, 오냐 말 잘했다, 월요일에 법원가자, 애들은 어쩔까 하니

처음엔 애들 시어머니께 데려다 주겠다고 하더니 나중엔 또 저한테 맘대로 하랍니다.

이렇게 살기 싫으니 저 맘대로 하고 애들 데리고 가려면 가랍니다.

 

항상 집안 궂은 일 도맡아 하시는 시누님이 통화끝에 어떤 상황인지 알고 저희 집까지 와서

남편 혼내고 저 달래고 한참 우시다가 가시고 남편은 자기 누나한테 미안하다 말하고 수그리더니 다시 잡니다.

저는.. 지겹습니다. 또 술 때문에 이런 죽을 맛을 보는게 지겹습니다.

애들이 무슨 죄냐고, 애들 데리고 어찌해 볼 생각은 못하겠고

그저 나 하나 죽으면 다 끝나리.. 그런 생각만 듭니다.

내가 죽으면 다 어찌되겠지 그 생각만 듭니다.

 

어제가 작은애 돌이었죠.

오늘은 가족사진을 찍고 시댁식구들 모여 조촐하게 돌잔치 하려고

애기 한복도 예쁜걸로 골라뒀어요. 어제 저녁에 입혀보니 너무 깜찍하고 예쁘더군요.

그 순간들이 다 그냥 지나간 꿈 같고 이 순간은 깨어진 현실같고..

큰애는 아침부터 불안정한 마음일텐데 혼자서 이런 저런 놀잇감 찾아서 놀며 다니네요.

 

이 모든 인생의 하루하루가 .. 정말 버겁습니다 ..

다 내려놓고 그냥 쉬자.. 그냥 쉬고 싶습니다..

 

IP : 121.147.xxx.12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뻐
    '12.5.12 11:58 AM (125.142.xxx.196)

    제일 힘들때에요 아이들이 그렇게 어릴때가 근데 거기에 남편까지 술 주사라 ~~
    일단 진정하시구요 이쁜 애덜있는데 약한 맘 먹으심안되구요
    저런 남편땜에 본인이 희생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애들을 봐서라도 강해지셔야지요
    심호흡 크게 하시고 기분전환하시구요~~좀 더 시간두고 어떡해 할까 생각해보세요

  • 2. ㅇㅇ
    '12.5.12 12:09 PM (211.237.xxx.51)

    에휴..
    뭐 드릴말씀은 없고
    제가 님 시누였으면 님 남편은 제 손에 죽었습니다 ㅠㅠ
    (저도 비슷한 남동생이 있어서 솔직히 원글님 보다는 그 시누에 더 빙의되는 ㅠ)

  • 3. .....
    '12.5.12 12:12 PM (123.109.xxx.64)

    왜 죽어요.
    애들은 둘째치고 아직 한참 젊은 나이인데 왜 죽나요.
    누구 좋으라고 한심한 사람 때문에 살아온 날을 뒤로 하나요?
    세상에 남자 반, 여자 반이면 별별 사람 다 있는 거 아시죠.
    잘못된 판단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실수예요.
    그게 남편 고르는 일도 마찬가지고.
    내 안목이 없다 생각하지 마시고 실수했다 생각하시며,
    주사는 쉽게 고쳐지는 일이 아니니 본인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해서 남편한테서 멀어지세요.
    애들도 엄마가 행복해야 행복한 존재이니.
    남의 일이라 이혼 쉽게 이야기 하는 게 아닙니다.
    참고 살라고 이래저래 노력해보라고 이야기 하는 게 앞으로 이 여자가 겪을 몇 십년 겪을 고통을 무시하는거죠.
    주사 부리는 거 항상 증거물 남겨두고 밖에서 술 마시고 쓰는 비용 이런거 다 남겨두고,
    다시 한번 노력하자는 와중에 그런 증거물들 차곡차곡 쌓으세요.
    아직 젊어요. 힘내세요!

  • 4. ㅇㅇ
    '12.5.12 12:14 PM (183.98.xxx.65)

    사촌언니가 님과 매우 비슷한 상황인데요,
    (밖에서 술집여자랑 애까지 낳아옴)
    남편 그냥 돈벌어오는 기계로 여기고 비자금 만들고있구요.
    애들키워놓고 이혼할 생각에 계획하에 차분히 살고있습니댜.
    기계가 벌어오는 돈으로 애들키우고 살림하고 나중에 늙어 사용할 비자금만들고
    훗날 늙어빠진 개꼴되어서 용서구하는 남편 얼굴에 침뱉어주며 이혼서류뿌려줄 생각에 신나서 칼갈며 살고잇네요.
    지금 이혼해봤자 어차피 돈버느라 애들 못챙겨주고 엉망되느니 잠시 참겠다고요.
    현명하게 잘살고잇는것같아 훗날의 기다려지더라구요.
    님도....남편에 대한 마음 다 정리하시길.
    님남편...고쳐지질 않을것같네요.

  • 5. .....
    '12.5.12 12:50 PM (115.126.xxx.140)

    저도 요즘 자꾸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하지만 살아야지요.
    내가 행복해지고 아이들 잘 키우는게 이기는 겁니다.
    그런 생각하면서 버팁니다. 너무 고통스럽네요.
    남편 때문은 아니지만..
    다 이겨낼 겁니다. 원글님도 힘내세요.

  • 6. ^^
    '12.5.12 2:08 PM (124.63.xxx.7)

    원글님 어려운건 지나갈꺼예요
    힘내시구요
    캠코드로 남편분 술 엉망으로 취해오면 찍어 뒀다가 남편분 보이세요
    아마 반성하실겁니다

  • 7. ...
    '12.5.12 2:44 PM (211.36.xxx.242)

    저도 남편술때메 죽고싶은 여자인데요

    님 남편은 누가봐도 실수를 하기에 님남편이 조심하겠네요

    심한 주사없이 365일 술마시는게 뭐가 어떻냐는 우리남편보다는 발전있어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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