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결혼. 그러나 막상 결혼하니 시어른은 망해서 무허가 판잣집에 기거
다른 집 꼬리밖에 안되는데 그 집에서는 용 취급.
없는 집에 시집와서 좀 과도한 요구도 다 들어주면서 집안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애써왔는데,
남편의 반응은 당연한 거다 라는 식.
아무 것도 안하는 큰 형님댁과 발길 끊은 동생의 처가 못된 거지, 넌 잘한 거 없다라는 반응.
열심히 해줬죠. 그러나 남편은 저의 공을 인정하지 않아요.
남편은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으시대며 살아요. 온 세상에 딱 나에게만요. 지네 집에서는 효자 중에 효자로 굽신대구요.
남들은 저를 보면 꼭 열정적인 연애결혼 한 줄로 알아요.
낭만적이고 정열적이고 사람 중심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기에 중매결혼보다는 멋진 연애를 한 사람으로 보이나봐요.
남부럽지 않는 학벌에 외모, 직장이었는데, 이런 마인드가 내 발등을 찍었죠.
어떤 수지타산도 재지 않고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결혼했어요.
돈보다 사람. 성실하고 착하니 됐다. 라고 생각했죠.
결혼은 어쩌다 소개로 하게 되었지만, 성격이 있기에 결혼생활 정말 재밌게 하고 싶었어요.
저는 같이 사는 사람에게는 저절로 애교가 떨어지거든요. 같이 사는 사람에게 재밌게 해주려고 애쓰며 살았어요.
그러나 남편은 안그렇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네요.
20년 살았는데, 생각해보니 남편이 내 편을 들어준 적 한번도 없어요.
시짜와 얽힌 그 많은 사건 사고, 학대에 가까운 그 많은 일이 있었음에도 제 편을 들어준 적이 없네요.
개용남도 아닌 것이 개용남 행세를 하고, 본가도 그에 맞춰 요구가 심했어요.
형제들과 비교해도 더 잘 살지 않는데 공부 하나 잘했다는 걸로 항상 더 낫다라는 취급 = 돈 더 내놔라, 집안잔치 책임져라.
그래도 사람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다 들어주고 살았지만, 결과는 너무 허무하네요.
이번에 또 무슨 일이 있었는데 또 제 편이 아니더라구요.
이혼도 수도 없이 생각해보고, 복수심에 이 집안을 떠나려는 생각도 골백 번.
저 멀리 산골, 시골에 가서 남몰래 혼자 사는 저를 상상한 것도 골백 번.
죽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목숨이 뭔지..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이제 경제력도 없는 나.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니 이혼을 하면 너무 데미지가 크네요.
네. 비지니스 마인드로 살기로 했어요.
시댁의 요구를 못들어주면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결국에는 해주고 그랬는데...
마음의 부담도 갖지 않으려구요.
남편과도 딱 비지니스 관계로 살아야겠습니다. 열정적인 제 성격과는 안맞아, 너무 슬프지만 그게 낫겠어요.
오히려 남편은 그동안 나를 이용가치. 그 정도로 생각했는데,
나만 시댁의 평화와 성장, 모든 집안의 행복을 위해 애쓰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형, 형님댁, 동생, 동생댁은 그렇게 집안을 생각도 안하는데.. 내가 뭘....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스윗한 홈 이루며 살고 싶었는데, 결국 껍데기만 남게 되네요. 슬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