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 터울로 둘째를 낳고 보니
키워놓으면 좋다고들은 하시는데 키우면서는 참 바쁘고 힘들어서
둘째아이한테 온전한 사랑도 가득 못 주면서 하루하루 어떻게 버티다보니
오늘이 딱 한돌이에요.
큰애는 돌만 키우면 무슨 큰 변화라도 생길듯이 돌날만 기다리고 기다리며 정성껏 키웠는데
둘째는 돌이 지나도 그저 애기는 애기라는 사실을 깨달아서인지 돌날이 다가와도 별 감흥이 없었지요.
그런데 오늘도 네살 큰애랑 두살 작은애랑 부대끼다 애들 재워놓고 우두커니 있다보니
아니 그래도 그렇지 오늘이 돌날인데 아무도 아무런 연락이 없네 싶어서
아이 돌상에 차리려고 장만한 나물 몇가지 전 몇가지 긁어다가 와인 한잔 마십니다.
심지어 남편까지도 빈말이라도 수고했단 말도 없었고!
친정이 가까워 오늘 아침에 애기 돌상 차려놓고 친정부모님 모셔서 함께 식사했는데
역시 둘째라 그런가 그냥 같이 밥 먹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듯이 식사하고 가셨고!
시부모님도 아침에 모시려고 했는데 그놈의 아들아들아들아들 아들타령하는 시어머니께서
손자 돌날도 아니고 둘째손녀 돌날인데 오실리도 만무하고..!
오늘 돌인거 아는 시누님들도 아무 말씀도 없고! 친정 언니오빠도 다 소용없고!
하긴 뭐.. 내 자식 생일도 아니고 조카라도 남의 자식인데 생일까지 다 기억하랴.. 하며 이해하려고 해도
나는 시조카들 친정조카들 생일 다 기억해서 간단한 선물이라도 문자라도 늘 보냈었는데.. 서운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내가 나를 다독이며 축하하며 술 한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