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쌍둥이 남아를 키워요.
얼마전까지 입주아주머니랑 같이 키우다가 아주머니가 편찮으신 바람에 저 혼자 돌보고 있습니다. 저는 집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구요. 아주머니가 가시는 바람에 제 일은 거의 스톱상태입니다.
올해 처음 유치원에 갔는데 계속 아프다보니 유치원에 간 날은 3주도 채 되지 않습니다. ㅠ.ㅠ
근데 이 녀석들이 너무너무너무 말을 안들어요.ㅠ.ㅠ 말을 하면 못들은 척해요. 대답도 안해요.
뭘 시켜도 미적미적..한번에 들어먹는 법이 없어요.
당연히 제 목소리는 점점 더 높아만 가고..벌도 수시로 세우고..심지어는 참다참다 못해 손바닥도 때려본 적 있습니다.-.-;
근데 다시는 때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딱 10초간뿐이에요. 저만 죄책감과 자괴감에 시달릴뿐...기분이 정말 안좋더라구요.
하루종일 녀석들한테 소리만 지르는 기분..
어제는 안약을 넣다가 그만 폭발해버리고 말았어요. 작은 애는 그래도 안약 어렵사리 넣고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데-미용실 가려고 옷갈아입히려고 했거든요- 큰 애가 미친듯이 거부하는 거에요. -그래놓고 나중에 자기 눈 가렵다고 와서 사람 들들 볶습니다.- 처음엔 달래다가 그래도 말을 안듣길래 애 아빠가 완력을 좀 썼어요. 버둥거리는 걸 힘으로 제압하고 넣으려고..
미친 듯이 거부하다가 막 웁니다. 애아빠도 나중엔 화를 내더군요. 그래서 제가 넣는다고 나서다가 정말 말을 듣질 않아서 폭발해버렸어요. 이젠 안약을 넣고 안넣고가 문제가 아니라 지 고집대로 하려는 큰 아이의 성향 때문에 쌓이 스트레스가 마침내 폭발..나도 안넣는다고 소리지르다가 울면서 일어서는 녀석을 밀어버렸어요.ㅠ.ㅠ 솔직히 너무너무 꼴보기 싫어서요. 앞으로 손을 짚으면서 또 막 울더군요.
마구마구 고래고래 악을 쓰면서 울고..지친 엄마아빠는 달래주기도 싫고..화가 있는대로 나서 커피한잔 들고 계단으로 나와버렸더니 쌍둥이 미친 듯이 웁니다. 엄마 나간다고.
그만한 일로 그러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정말 많이 지쳤거든요. 저희 친정엄마는 늘 저한테 뭐라고 하세요. 애들한테 너무 매여살아서 니 몸 상하는 것도 모르고 산다고. 그러지 말라고..
어제는 내가 왜 이리 사나..이렇게 키워봐야 나중에 지 잘난 줄만 알텐데 ㅠ.ㅠ 그냥 나두 대충 키우고 아파도 해열제 싸서 유치원 보내고...밥 안먹어도 그냥 놔두고...옷 대충 빨아 입히고..대충대충 하자..대체 부모라는 이유로 언제까지 나를 희생해서 살아야하나..저렇게 말을 안들어도 언제나 자상하게 달래면서 사랑으로 감싸안아야 하나..
나두 사람인데, 아무리 제 속으로 낳았지만, 저랑은 별개인 사람인 것을...신이 어디에나 있을 수 없어서 엄마라는 존재가 있다지만, 대체 어느 선까지 이해하고 인내하고 참아야 하나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아는 게 병이라고 각종 육아책을 읽고나면 드는 게 자책과 자괴감밖에 없습니다. -.- 대체 이 사람들은 애를 자기 손으로 키워본 사람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애롭게 감싸안고 많이 혼내지 말아야하는 걸까요.
결론은..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고 덜 된 사람이라는, 또 자책에 이르렀습니다. 갈 길이 멀게만 느껴져서 힘들어요. 이 패턴이 쭉 계속될 것 같아요. 학교 들어가면 학교 들어가는대로..사춘기대로...대학생대로...결혼시키면 그 이후에도..
저 키울 때 저한테 그리 관심을 기울이시던 친정엄마가 저 결혼하고 나니 관심을 뚝 끊은 이유도..-.-;; 이제는 좀 벗어나고 싶어서 그러신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