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이 좋죠. 깨끗하고 믿을수 있고 맛도 있고.
근데 저희는 가끔 시댁과 식사를 하는데 (돈 저희가 다 내요 ㅎㅎㅎ)
시어머니는 비싸기만 하고 먹을거 없다시며
맨날 그냥 집에서 고기 구워서 쌈이나 싸먹으면 될걸... 하세요.
근데 애도 있고 제가 몸도 아프고 직장이 바쁘기도 하고
집에서 해먹자고 하기 시작하면
만나는게 부담스러워 질거 같고
고기 구워서 쌈이나 먹으면 된다고 하지만 국도 있어야 할거고 밑반찬도 좀 있어야 하고
설거지거리도 잔뜩일거고
싫어요.
솔직히 외가집에 갈때도 외가집 앞에서 짜장면 사먹고 외할머니한테는 비밀이라고 그냥 집에서 밥 다 먹고 왔다고 말하라고 하던 친정을 보다가
먼 친척네 가서도 식사시간 아닌데 형수, 밥 있지요? 우리 밥 좀 차려주소 하는 시아버지를 뵈니 처음엔 좀 깜놀이었어요.
시어머니도 예전에 제가 시댁에 혼자 들른적이 있는데 널 데려다 주겠다고, 너네 집에 밥 있지? 우리도 너네 집에 가서 밥 먹으려고 (이건 진짜 저 데려다 주려는 의도가 크셨던 거 맞아요), 그러시고
매일 난 남이 해준 집밥이 제일 좋다. 하세요.
합가하자면서 너도 바쁘니까 저녁은 나랑 너랑 돌아가면서 요리하면 되고 그러면 맨날 사먹는거 안 먹고 얼마나 좋으니... 하시더라고요.
아기 때문에 저희 집에 입주 아주머니가 늘 상주하게 되면서
한동안 이게 좀 그랬어요.
첫 아주머니는 시어머니 진짜 싫어했는데 (저랑 매일 욕하려고 해서 넘 스트레스였어요ㅠ)
앞에서는 맨날 반찬 만들어서 잡숫고 가시라고
시어머니가 얼갈이 같은거 가져오면 김치 담아서 싸주시고
그래서 시어머니가 좋아했었어요.
근데 사실 이 동안 아기 방치가 심하게 일어났었구요. 이 아주머니가 병원가는 날 시어머니가 와서 아기 봐주시기로 했는데 (정말 아기 생존 여부만 봐주시는거에요. 육아 경험이 없으셔서 똥기저귀도 못 가심)
시어머니 오시기 전에 반찬 만든다고
아기가 오줌싼 기저귀를 들고 빨면서 온데 쿵쿵 박으면서 우는데 아주머니는 생선굽고 계란말이 하시는거 보고
저는 진짜 직장 나가는게 죄다 싶었어요.
지금 아주머니는 온 첫날, 시댁 어른들이 갑자기 오셔서 저녁 먹고 가셨는데
그거 때문에 좀 멘붕이 와서 나간다고 했기 때문에 지금은 안 오시는데요.
문제는 그래서 시어머니가 다른 사람 뽑아야 한다고 본인이 알아보셔서 면접을 보겠다고 해서
남편이 일단 이 아주머니랑 한달은 같이 하기로 서로 약속했다고 했더니
화가 나셔서 남편이 다시 전화하면 계속 끊으신대요.
얘기가 샜네요.
암튼 매번 만날때마다 외식을 하고, 외식을 하고 나면 어김없이 그냥 집에서 고기 구워서 대충 먹으면 얼마나 깨끗하고 좋으냐 얘기를 하시는데
저는 솔직히 집에서 밥을 차려서 대접할 생각은 없고.
몇번 해봤는데 남편과 시아버지는 티비 보고 있고 저 혼자 동동거리고 시어머니는 식탁에서 차 드시면서 저한테 잔소리 하시고 하는 구도가 심정적으로도 별로고 육체적으로도 부담돼요.
근데 훨씬 대접받으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족도가 높으신듯.
그래서 매번 남편 팔아서 **씨가 주말에 이걸 먹고 싶어했어요. 아니면
여기가 좋다고 해서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
고기는 숯불에 구워야 맛있으니까요. 하는데
점점 레퍼토리가 떨어지네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