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과민반응일진 모르겠지만 동행보고 있는 데

이건 먼가... 조회수 : 2,220
작성일 : 2012-05-11 00:20:53

평소 이 프로그램 좋아해서 오늘도 짠...하게 여기면서 보고 있었는데

방금 큰 아들이 교통사고 후 병원에 입원해 있는 중에

전화기를 만지고 있던 장면에서.. 스마트폰이 눈에 띄네요.

어려운 이웃들 도와달라고 나오는 프로..인데

보급형 스마트폰인 내꺼보다 ..더 화면커보이는.. 스마트폰....

먼가 이상하다 이게 먼가....싶네요.

전에 ebs 어려운 가족분들 도와드리는 프로에서도 스마트폰 봤었고...

괜히 어려운 사람들은 뭐든지 절약해야 하니까 저렴한 폴더폰 써야한다

그런 생각도 편견으로만 여겨야 하는 건지.

좀 씁쓸하네요.

IP : 110.8.xxx.7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2.5.11 2:46 AM (110.8.xxx.71)

    전 좀 짠순이 기질이 있어 지금 쓰는 스마트폰 버리고 좀 저렴한 피처폰으로 도망갈려고 준비중이라서 갑자기 비친 티비 속의 그런 모습들이 당황스럽게만 느껴졌는데.. 그런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네요. 장문의 댓글 감사합니다.

  • 2. 그러지 마세요.
    '12.5.11 2:49 AM (112.152.xxx.171)

    그러지 마세요...

    생각을 다시 해 보면 꼭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즉 원글님 말씀대로 그건 일종의 편견이라는 걸 알게 되실 거에요.

    어릴 적 아빠 돌아가시고 형편 어려워졌을 때, 명절이라고 집에 차례 지내러 왔던 작은 엄마가
    애들끼리 몰려 놀던 우리 방문을 열어 보고 몇 마디 얘기하다가 말고, 우리 형제 입은 옷을 뚫어져라 보더니
    그거 비싼 거 아니니?
    하던 게 생각 나네요. 그 땐 무슨 의미가 담긴 소린지 몰랐지만 지금은 알아요.
    형편도 안 되면서 비싼 거 입었네? 이거죠.
    브랜드가 가슴팍에 예쁘게 수놓인 티셔츠였는데 어디서 싸게 왕창 세일하는 거, 두 벌 사서
    형제가 셋인데 둘이 나눠 입고 한 명은 다른 거 입고 있었던 거에요.
    가격도 쌌지만, 세 벌 다 사기는 또 그래서 엄마가 셋을 다 사 주진 못한 거죠.
    나름 우리가 가진 옷 중에 제일 좋은 옷을 명절이라고 입고 있었던 것이었는데, 그런 말을 들은 거였어요.

    하지만요, 밥 굶고 사는 것도 아닌데... 형편 어려운 애들은 옷도 거지같이 입었어야 했을까요?
    (원글님 생각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우리 작은엄마를 비롯한 사람들의 짧은 생각을 말함이에요)

    그리고요... 집이 어려운 애들이 가끔 비싼 물건 가지고 있는 걸 종종 볼 수 있어요.
    그건 우리 엄마가 우리에게 브랜드 적힌 티셔츠를 딱 두 벌 사 주었듯이
    그 아이들에게 있는 유일한 사치품일 수도 있고요. 또 어떤 경로로 생겼는지 다 알 수 없는 노릇이에요.
    윗님이 적어 주신 것처럼 복지 요금제로 싸게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는 거고요.
    그걸 또 우리는 제값 다 주고 산다고, 나는 비싸서 우리 애한테는 사 주지도 못한 걸 저 애는 갖고 있냐고
    역차별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는 일이지요.
    그 생각을 뒤집어 보면 사실은... 능력 안 되는 너희들은 우리가 주는 저렴한 동정은 받되
    복지 혜택으로 비싸고 좋은 물건을 써서는 안 된다는, 잔인하고도 비정한 생각이 숨어 있는 거거든요.
    주제에 안 맞으니 쓰지 말아라. 이렇게 말하는 것과 다를 게 무언가요?

    저 대학 가서는 때로 차비 걱정하고 밥값 걱정하던 때도 있었지만
    제 손목시계는 구찌였어요. 입학 선물로 친척 어른이 주신 거에요.
    저는 워낙에 싸건 비싸건 제 물건들을 아끼고 애지중지 사용하는 성격이어서
    그 예쁘고 좋은 시계는 더더욱 아끼고 소중히 사용했고요. 지금도 써요.
    그 시계는, 스스로 돈 벌어 학교 다니는 가난한 대학생이었던 제게는,
    누가 제 형편을 알고 본다면 참 안 어울리는 물건이었을 거에요.
    그렇다고 선물로 받은 시계를 팔아 학비에 보태거나 용돈으로 썼어야 했던 걸까요?
    .........................그건 아니잖아요. 선물은 선물이고, 어차피 저에게는 시계가 필요하기도 했던 건데요.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고등학교 때 저는 저희 반에서 제일 비싼 삐삐를 갖고 있었어요.
    다른 애들 것이 2만 원, 3만 원 짜리일 때 제 것은 18만 원이 넘는 거였죠.
    그건 엄마 친구가 선물해 주신 거에요.

    가끔 그런 어른들이 있어요. 선물을 주되, 좋은 걸로 주는.
    네 형편에 맞는 싸구려를 주마, 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 척박한 금전 사정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저 스스로는 그럴 수 있어요. 야 이거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다... 내 주제에 이건 웬... 하고요.
    하지만 그건 본인이 할 수 있는 자조이긴 해도 남이 할 생각은 아니에요. 그렇지 않은가요?...
    또, 그거 팔아서 살림에 보탠다고 빛도 안 나요.
    그러니, 어떻게 하다 보니 갖고 있는 몇 가지 사치품들을 그저 보물처럼 여기면서 잘 간직하면서 잘 쓰는 게
    그 값어치를 그나마 잘 하는 것인 거에요.


    가난한 동네에서 의외로 꾸준히 잘 되는 게 핸드폰 매장이래요.
    이 좋은 물건 많은 세상에서 그나마 적은 돈으로 가져 볼 수 있는 첨단 기기가 핸드폰이라서 그렇다네요.
    한 달 몇만 원 내면서 2, 3년 갚는 약정 할부가 너무 잘 돼 있잖아요.
    핸드폰은 어차피 거의 모든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물건이고.

    그렇다고 그 가난한 사람들 집에 가 보면, 최신식 얇은 컴퓨터가 막 놓여 있고 아이패드가 굴러다니진 않을 거에요.
    유일하게 가진 좋은 물건이 그 핸드폰 하나일 가능성이 아주아주 높은 거죠.

    원글님이 무슨 감정을 느끼신 줄은 알겠어요. 하지만 그것이 사실 차근히 생각하면 비합리적이고
    또 더 생각하면 잔인한 편견이기도 하다는 거... 알아 주셨으면 해요.
    너희는 가난하니까 이런 건 못 써. 너희는 가난하니까 어울리는 옷을 입어. 거지는 거지같이 하고 있어야지.
    결국은 그런 생각과 맥락이 같은 거에요...

    이 글을 보는 다른 분들도, 그런 생각은 안 하셨으면 해요.
    그들도 사람이고, 혹 도움의 손길을 받아야만 하는 형편이라 하더라도
    꼭 사람들의 기대치에 맞추어 완벽히 가난한 모습이기만 해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죠.

  • 3. ...
    '12.5.11 6:00 AM (124.169.xxx.15)

    좋은 댓글들 잘 읽었어요.. :)

  • 4. 아나미
    '12.5.11 9:13 AM (118.222.xxx.165)

    첫 댓글, 세번째 댓글 달아주신 두 분 너무 감사해요. 저도 가끔 원글님처럼 생각할 때가 있었거든요.
    그런 생각하는 내 자신이 너무 비열하다 싶으면서도 때때로 치고 올라오는 데 아무렇지도 않기가 힘들더라구요.
    112.152..님 글 읽으니 완벽히 이해가 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 5. 훗훗훗
    '12.5.11 9:28 AM (116.126.xxx.242)

    뒤늦게 글이랑 댓글보고 저도 생각하는 바가 많아 졌네요..

    예전에 고아원에서 일하시는 어느분이 쓰신글을 봤는데
    아이들에게 나이키 운동화를 사주셨대요.
    한참동안 아끼고 아껴서 세일할때 구입하신거죠. 자라나는 애들이 얼마나 갖고 싶었겠습니까.
    근데 고아원에 봉사오신 아줌마들이 "어머 애들 신발이 비싼거네?" 그러면서
    얘네는 안도와줘도 되겠다며 비아냥거린거에요.
    도와줘야할 애들이 지독하게 가난하고 불쌍해보여야만
    자신의 선행이 더 값져보이는건 아니지 않냐며 너무 속상하시다고 했던거 기억나네요.

  • 6. rainbird
    '12.5.11 9:59 AM (218.239.xxx.23)

    좋은 댓글들 잘 읽었어요 2222222222222

  • 7. 조은하루
    '12.5.11 1:02 PM (115.139.xxx.17)

    저도 어제 측은하게보다가 스마트폰 보고 헐 했는데 윗글 읽고 보니 병상에 늘 있다보면 컴퓨터.대신 그거라도 있어야겠다 생각이 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9783 서울대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 관해 여쭤봐요~ 2 새울 2012/09/04 1,151
149782 FM을 듣는데요 디제이의 이 소리.. 7 거슬려요 2012/09/04 1,193
149781 11번가 남성 팬티 후기 넘웃겨요 42 ^^ 2012/09/04 28,287
149780 빵에 찍어먹는 올리브오일은 어떤건가요? 6 .... 2012/09/04 4,707
149779 전세값이 ㅠㅠ (판교, 분당 여쭙니다) 8 집없는 푸어.. 2012/09/04 3,562
149778 상사 문자에 답글로 '어' ㅡ.,ㅡ 5 검은나비 2012/09/04 1,694
149777 '친구 어머니의 명언'을 읽고 느낀 점... 22 **** 2012/09/04 5,102
149776 강아지가 더러워요 4 목욕말고세수.. 2012/09/04 1,304
149775 녹색어머니 처음하는데요 옷차림은 어떻게 하는게 10 좋은가요 2012/09/04 2,023
149774 윤종신이 이번 슈퍼스타케이 4 심사위원으로 안 나온 이유 중 하.. 13 버스커버스커.. 2012/09/04 4,134
149773 욕 하는 7살 아들... 8 엄마 2012/09/04 1,583
149772 위임장에 위임인과의 관계 뭐라고 써야 할까요? 너무 어렵습니다;.. 8 답변절실 2012/09/04 21,848
149771 실손보험청구시 재검받은것도 청구가능한가요? 1 고민 2012/09/04 1,037
149770 이런 상황에서 추석때 가야하나요 37 억척엄마 2012/09/04 5,374
149769 9/1일은 첫째주 토요일이 아닌건가요? 2 2012/09/04 1,191
149768 식후... 혈당이 312면 높은건가요? 11 블루 2012/09/04 8,603
149767 모든 금융거래를알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6 지현맘 2012/09/04 1,379
149766 변기에서 똑똑똑 물떨어지는 소리가 나네요 3 에고 2012/09/04 3,902
149765 6세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낮잠을 재우나요?(종일반 기준) 7 궁금 2012/09/04 5,000
149764 제주도 여행 렌트카 회사 추천드려요. 10 민트초코 2012/09/04 2,330
149763 리모델링할건데요 바닥은 어떤걸루 하시나요? 인테리어 2012/09/04 947
149762 얼굴쳐짐...방법은요?? 2 고민고민 2012/09/04 2,781
149761 싸이 미국 MTV 시상식에 초청되었다네요 4 ,,,, 2012/09/04 1,916
149760 항상 부재중 전화로만 찍혀있는 지인 11 열심녀 2012/09/04 3,282
149759 헬스pt 트레이너 바꾸려고 하는데 어떨까요? 4 고민 2012/09/04 5,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