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내 옆자리에서 같이 일하는 우리 과장 얘기예요...
마치 종합선물세트같아요. 복합체..
회사가 오래된 건물인데 사무실 안에 화장실이 있어요. 파티션을 배치해서 길(?)을 만들어놓았지만
제 자리 앉아 있으면 저의 옆 시야에 파티션에서 나타나는 실루엣이 보여요.
이 인간..
화장실 들어감과 동시에 늘 총알 같이 나옵니다. 제 옆시야에는 손이 바지 지퍼에 있어요.
그리곤 걸어오는 소리와 함께 지퍼올리는 소리,,쭉? 꾹? 쭈욱????? 아아아악.....................!!!!!!!!!!!!!!!!!!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깨우는 분노를 일깨우는 저 소리....저 짓거리...
손도 안씻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5년째입니다...
점심 식사...저 회사생활 5년째....점심.....3년째 안먹습니다 . 마음이 편해요.
보통 고개를 약간은 숙이고 밥을 먹잖아요. 이 인간은 위로 고개를 쳐들고 밥을 먹습니다.
그리곤 요란해요 아주. 어찌 저런소리를 낼 수 있는지,
정 떨어지게밖에 표현이 안되는 소리들과 쩝쩝쩝쩝 밥그릇 긁는 소리..
씹지도 않고 꾸역꾸역 열심히 말하면서 반찬도 안먹어요. 그러고는 갑자기
잘~ 먹었다! 라면서 우렁차게 의자 엉덩이로 밀면서........식당의자가 옛날 철로 된 의자인데
콩크리트바닥에 마찰음....끝장나요..
그리고 그가 사라지고 난 그 자리엔 식판위에 누가 멀리서 던진 듯한............
밥풀들이.....마른 쌀을 흘린것마냥 널부러져 있고 숟가락 젓가락은 안뒤 제 짝 구분 없이
너무나 자유롭게 펼쳐져 있으며 의자는 어디까지 밀어놨는지
뒷 사람 일어나지도 못하게 활기차게 해놓고
다만 정적만 감돌 뿐.
밥 안먹는게 편해요. 안보는게 내 정신건강에 좋더라구요.
그리고... 왜...커피를 마실때조차 저를 시험에 들게 하는지
늘 그 순간 순간..뒷통수를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유체이탈이라고 해야하나요..
종이컵을 입에 갖다 대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마중나와 계십니다. 저 주둥이 (죄송합니다 ㅠㅠ)님이..
후으으으읍.....단전 호흡 하는 소리 아닙니다.. 커피 님을 마중나오시는 주둥이님의 행위에서 비롯되는
소리입니다...
후으으으읍.........
종이컵에 입이 닿으면 빨대로 물에 입김을 넣는 듯한
" 후르르르륵.......~"
커피님이 식도로 넘어가는 순간의 소리...
"하아........................"
.
.
.
그리고,,,,,,또 다시....종이컵속의 커피님을 모조리 흡수하실때까지 무한 반복,
흡입 하신 후......얼마나 아쉬우시면 그 남은 한 방울이라도 그냥 버리지 못한 채
빈 종이컵을 고개를 하늘로 들고 연신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입에 물고서... 아주 대단한 경지의 능력자.........
그리고는...잔을 버릴 때도 어떻게 하면 그런 소리가 날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경쾌하게 휴지통에 던집니다...
저 인간 휴지통이요...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파란색 몸통에 하얀 뚜껑의 아이인데...
머리는 어디로 가출했는지....몸통은.........겉이고 안이고 할 것없이 수년여동안 종이컵을 받아내면서
묻은 커피의 잔해로 ......................................
늘 저도 모르게 저 휴지통 옆을 지나가며 무심코 보게 되면
저건 현실이 아니야. 내가 본 건 허상이야..라며 저를 세뇌시키게 만듭니다.................
지금 저도 모르게 버릇처럼 되버린 신세한탄형의 한 숨을 길게 쉬면서 외근 중인 저 인간의
자릴 물끄러미... 표정없는 썩은 얼굴로 바라봤답니다...
시간이 다가오고있어요.
이 인간이 외근나갔다 돌아올 시간이....하아.....
다람쥐 챗바퀴같아요. 다 부질 없다고 느껴집니다..
여긴 회사 건물과 회사 입구?? 대문?? 여긴 공단쪽의 흔한 공장이라 회사가 큽니다..
저 인간은 자기가 돌아왔음을 알리는 것 마냥 차 문을 닫음과 동시에
너무나 경쾌하게..
차 시동 끄는 소리 (리모컨)
"빵!!!!!!!!!!!!!!!!!! 빠앙!!!!!!!!!!!!!!!!!!!!!!!!!! ........"
이 소리를 제 귀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저는 체념모드입니다.
자.. 오셨으니 또 커피님과의 조우를 하시고 난 후..
콧노래를 흥얼거리시며 혼잣말로 퇴근때까지 저를 또 시험에 들게 하시지요..
5년의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늘..접할 때마다 마다 새로이 태어나는 듯 합니다...
아... 방금 제 눈에 포착되었어요...
CCTV에 주차되고 있는 그의 차량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