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생은, 잘사는 집으로 시집을 가서 현재 자기소유의 35평 아파트도 있고, 서울 광화문 부근에 상가도 있고, 논밭도 있어요.
그런데, 너무 돈을 아낍니다.
일단 밖에 나가면, 절대 가방을 들고 나가지 않고, 돈 천원도 들고 다니지 않고, 두아이들한테도 절대 뭘 사주질 않고, 아이들이 안사준다고 울면 질질 끌어 문밖까지 떨쳐 나오는 경우가 허다해요.
게다가 친정엄마랑 부근에 사는데, 늘 빈손으로 와서 얻어먹고 가고 심지어는, 엄마가 용돈을 모아 사둔 과자까지 아이들이 다 먹은 뒤에야 집에 간다고 일어서기가 일쑤이고, 딸기축제에 가도 자기들것만 사오고 엄마네는 빈손으로 가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옵니다.
동생집에 가면 절대 물한잔 컵에 내주는 경우가 없고, 우리가 와도 반가워하는 기색이 없고 아이들에게 벼락같이 화를 내며 바닥에 뭘 흘리는 모습을 싫어합니다.
엄마가 병원에 가도, 빈손으로 나와 엄마의 뒤꽁무니에 빈몸으로 올라타고요.
죽한그릇을 사주지도 않고 그냥 길모퉁이에서 헤어지고요.
저정도의 재산이면, 잘살수 있는것일텐데, 왜 옆에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슬아슬 줄타기하듯이 불안하게 하면서 사는걸까...
왜 저렇게 돈을 아끼며 사는걸까.
밖에 나올때 동전 한개도 갖고 오지 않을수 있을까.
갑자기 제가 다 허망해지네요.
저도 오늘, 슬픈일이 있었네요. 친정엄마한테 꽃바구니와 수박을 사드리고 돌아오면서 낮에 이런일이 있었어요.
청소를 하는데 갑자기 문앞에서 집을 보러 왔다고 하는 소리가 들려 부랴부랴 청소기를 끄고 손님을 맞이하고 보니,
현재 바로 윗층에 사는 집주인이 빌라 전체를 주택공사에 넘겼답니다. (작년에 지은 새집)
내년 6월말까지만 살수 있다는데, 진짜 우린 이돈으로 어딜 가야 할까 하는 맘이 들고 집없는 설움을 언제까지 철새처럼 겪어야 할까 하는 맘이 들어 울적하네요.
돈도 없고, 너무 슬프네요.
박삼중스님의 말중에 재산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동분배되지 않지만 슬픔은 누구에게나 공동분배되어있다던데.
그 말로 위안을 여러차례 삼으려고 해도, 힘들군요.
그냥, 성당에 나가 아홉살된 딸과 그네를 타고 오면서 아무일 없던 것처럼 살아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