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한지 한 달도 안되었고, 월말월초에 일이 몰리는 상황이라 포털 메인뉴스도 못보고 지냈네요.
어린이날이라 직장일은 좀 잊자고 있다가(일을 똑바로 하고 있는 건지 매일 마음 졸여요.) 게시판들을 짬짬이 눈팅하다가 시간이 벌써 이렇습니다.
통진당 사태는 어느정도 예견했던 것이라 큰 충격은 없네요.
남편은 총선 멘붕에서 회복되었다 싶었는데 또 멘붕해서 까칠합니다.
몇년전 이정희 통진당대표가 한창 뜰 때, 언젠가 제대로 뒷통수 칠 거라고 했다가 편협한 운동권이라도 욕 먹었었거든요.
보고들은 게 있어서 NL이란 하는 일 신뢰하지 않은지는 좀 오래 되었어요. 제 남편은 운동판은 전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고... (어쩌다 결혼했는지 스스로들도 신기합니다. 뭐에 씌었던 건가...) 아침에 김밥재료 하나가 부족해서 심부름 시켰다가 괜히 싸웠네요. 에헤~ 그나저나 야채실에 있던 오이는 어디로 도망간건지.
통진당 당권파가 민노당 만든 세력을 밀어내고 거길 차지한 이유 중 하나는 돈일 거예요.
정치하려면 돈이 필요하죠. 대체로 가난한 운동권에서 제일 돈 많은 조직은 민주노총(조합비)입니다.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했구요. 노심조가 오랫동안 안에서 부대끼다가 분당을 하고 나오고서도 또 들어간 것도 그 탓이 제일 클겁니다. 정치인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돈과 거기에 따라오는 조직력.
굶어죽을 수는 없으니 간 것까지야 탓하고 싶지 않지만, 누구보다 당권파의 상태를 알 사람들이 뭘 몰라서 비례대표 선출 국면이나 현재까지 입 닫고 있지야 않았을텐데......
국민참여당 세력도 일반 당원들이야 모르지만, 지도부가 저런 문제점을 몰랐다는 건 믿기 어려워요.
그닥 조직이라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이브한 성향이라 학생 때부터 언저리로 언저리로 빙빙 돌다가 결혼하고 주부 노릇만 하고 산 저같은 사람도 조금씩 아는 얘기를 모른다는 건 말이 안되죠.
노심은 가마니가 되기로 하였는지 뭘하는지 모르겠고 유시민씨가 애 쓰시던데, 지지층에게야 안도할 상황이겠지만
민주노총이 (구)국민참여당계에 힘을 실어줄 지 알 수 없는데다가, 둘이 손을 잡는다는 것도 참 이상한 일이라 통진당을 둘러싼 잡음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네요. 물론 그런 내부 사정까지야 뉴스에 안나겠지만요. 통진당이 진보,연대라는 단어를 쓰레기통에 쳐박고 망가진다는 것도 암담하고, (구)국참당계가 민주노총(국민파)와 손을 잡는다는 건 이미 몇년 전부터 지도부 몇명간의 야합이 있었다는 루머만 재확인하는 씁쓸한 일이 되겠지요. 어느 쪽이나 진보정당과는 멀고 먼 이야기라.
고등학교 때 유시민씨가 쓴 책들을 보고 세상을 보는 눈을 뜨고, 노심이 진보진영의 대중정치인으로 성장해주길 기대했던 시간들이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