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시절, 고양이 두마리를 본의 아니게 입양하였는데, 하필 한마리가 피부병이 심한 고양이였지요. 그 고양이 덕에 다른 고양이도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저 역시 친정 엄마와 함께 피부병으로 고생하게 되었어요. 대학병원 피부과 의사는 머리털 다 빠진다고 고양이를 당장 처리하라고(내보내라고) 했고, 저는 머리털 다 빠질 것을 각오하고 고양이들 동물 병원에 데리고 다니며 완치시켰고, 저도 엄마도 대학병원 피부과 다니며 완치된 듯 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 고양이들은 하늘나라에 가시고, 저와 엄마는 괜찮았는데요. 가끔씩 따끔하면서 물집이 잡히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땐, 버물리 한번 바르면 됐었지요.
양이 입양 이후, 10여년이 흐른 지금,
결혼하고, 아이 낳고 작년 초까지 아무 이상 없었는데, 갑자기 그때처럼 따끔 거리고, 아이는 수시로 간지럽다고 긁고,
따끔거리는 곳은 모기 물린 곳처럼 부어있고, 도대체 무엇이 무는지 알 수가 없어서 약국에서 비오킬 사다가 수시로 뿌리고 있습니다.
이불빨래는 매일 하고, 청소도 매일매일 지겹게 하며, 몸에도 퍼메트린 범벅을 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세스코를 불러야할 것 같습니다. 옛날 냥이들과 이별한 후, 어떤 동물도 키우지 않고 살아왔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집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네요.
의심이 가는 것은 찜질방에 자주 간 것과(좋다는 찜질방은 전국 거의다 탐방했음) 아이와 함께 워터파크를 자주 간 것 외에는 없어요. 찜질방이나 워터파크 사물함에서 혹여 벼룩이나 빈대, 흡혈진드기,옴 같은 것들이 보관된 옷에 묻어오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지금 계획은, 119에 미리 연락해서 방역한다고 하고, 살충 연막탄 사서 방방 마다 연기 소독하고,
살충 훈연기로 며칠간 소독한뒤,
온 집안에 메디록스로 구석구석 다 닦아내고,
우리 가족들은 콘도 하나 잡아서 온 몸에 퍼메트린 뿌리고 욕조에 물 받아서 '유노하나'(일본 벳부 유황처리제품)타고,
물 속에 들어가 목만 내 놓고 3박 4일 있다가 입은 옷가지와 신발 다 버리고 올까 하는데,
어떻게 이것보다 좋은 방법 아시는 분들 계시면 좀 지식 좀 공유합시다.
눈에 안보이는 벌레,진드기 때문에 미치겠어요.
제발 좀 살려주세요.
정말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이 가슴 속 절절이 와 닿습니다.
재수 옴 붙었다는 속담까지요.
참고로, 저는 절대 불결하게 살아온 사람이 아닙니다.(취미가 찜질방 순례인걸 보면 아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