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프로젝트 총괄을 맡게 됐는데
제 밑에 있는 동갑내기 팀원 한명 때문에 속앓이중이네요.
우선, 기본적인 성향이 자기 고집이 매우 강하고, 조직 생활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부족합니다.
누군가에게 업무 지시를 받는 것에 대해 거부 반응이 굉장히 심해요.
감정 제어를 잘 못해서 조금이라도 자기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즉각 감정을 표출하는 등
상당히 유아기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많아요.
짜증난다느니 힘들어 죽겠다느니 이런 말들을 제가 듣는데도 옆에서 서슴치 않고 내뱉더라구요.
얼마전에도 황당힌 알이 있었는데...
저희 팀은 업무 특성상 급작스럽게 일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하루는 위에서 급히 마무리하라는 일이 떨어졌는데
자긴 오늘 너무 덥고 힘드니 일찍 퇴근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평소에도 저와 다른 팀원은 주말까지 나와서 일을 하는데
본인은 이핑계 저핑계 대면서 주말 근무를 빠졌고
다른 팀원은 몸이 안좋은 와중에도 야근을 하고 가겠다고 하는 상황이었던지라
제가 이 일은 같이 분담해서 마무리를 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더니
순간 인상을 확 구기고 감정을 잔뜩 실어서 큰소리로 키보드를 치고는
바로 옆자리에 있는 제게 인사도 하지 않고 퇴근을 해버리더군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문자를 보냈더니 한다는 소리가
"퇴근할때 꼭 인사를 해야되요?"였습니다.--
나이 어린 사회 초년생도 아니고,,,상식 밖의 답변에 황당하더군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 느낀 또 하나는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 생색을 내는 경향이 강해요.
가령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해 꼭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내가 그거 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라는 식으로 말을 자주 합니다.
얼마 전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인데
다른 사람들한테 본인이 일을 다 떠맡아서 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것 같더군요.
하도 일을 줄 때마다 불평불만이 심해서
그냥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제 선에서 소화하고 넘어간 일도 많고,
일처리에 있어서 어차피 그렇게 신임이 가는 편은 아니라
오히려 다른 팀원에게 더 비중있는 일을 줬으면 줬죠.
평소에 제가 자리를 지나가면 인터넷 기사를 읽고 있다거나
채팅을 하다가 황급히 창을 내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그 사람이 또 친화력은 좋아서
같이 직접적으로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성격 활발하고 재미있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과 일을 해본 사람은 아직 저 뿐이거든요.
윗상사분은 제가 직접적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 아직 말씀드린 적이 없어서 잘 모르실테구요.
제가 원래 성향이 밖으로 표출하기보다는 마음 속에 담아두는 스타일이라
여지껏 그냥 참고 지내왔는데 점점 한계에 다다르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 구질구질하게 남 뒷담화 하고 그러는거 혐오해서 그냥 혼자 계속 속으로 삮여왔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들도 이 사람의 실상을 알아야겠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비록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진 않아도 팀원을 잘 다루는 것도 총괄자의 능력 중 하나라는 생각에
대화의 자리를 갖고 최대한 좋은 말로 의사전달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구요.
정나미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매일 얼굴 보고 일하는 게 너무 괴로워요.
이런 팀원은 어떻게 대처하는게 현명한 판단일까요.
직딩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