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성격에도 장점이 있을까요?

생활지능꽝 조회수 : 1,455
작성일 : 2012-05-05 01:14:33

항상 정신이 산만하고.. 잡생각이 많고 늘 불안하고..

그래서 엉뚱한 실수가 잦아요.

 

전화통화하면서 버스에 탔다가 미리 카드를 준비하지 못하는 바람에

찍지 못하고 맨 앞자리에 앉아서 이리저리 카드를 찾았어요.

기사 아저씨는 계속 저를 주시하고 저는 결국 못 찾아서

아저씨한테 죄송하다고 바로 내리겠다고 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죠.

패닉상태에서 허둥지둥 앞문으로 내리려니.. 뒷문으로 내리라고 버럭!!

정신이 있느냐 없느냐.. 아저씨는 파르르 떨면서 소리를 버럭버럭 질렀고..

버스 안의 모든 사람들이 저를 주목했어요.

저는 찍 소리 못하고 온갖 면박 당하면서 뒷문으로 쫓겨나듯 내렸죠.

내리고 보니 카드랑 잔돈이 있더라구요ㅠㅠ 너무 당황했나 봐요.

 

그 밖에도 내려야 될 정류장에서 멍하니 있다가 멈췄던 버스가 떠날 때쯤

문 좀 열어달라고 소리 지른 적도 많고.. (대개는 아무 반응없이 그냥 떠나서 완전 무안한 상황)

 

또.. 잔돈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도 안 하고 버스에 탄 적도 있고..

친절한 아저씨들 만나 공짜로 목적지까지 간 적도 있어요.

 

얼마 전에는 커피를 사러 갔는데.. 커피 만드시는 중간에 저는 계산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또 커피 값을 이야기해서.. 아까 계산하지 않았냐고.. 물어봤다가

또 아줌마가 발끈하는 바람에 찍소리 못하고 돈 내고 나온 일.. (아직도 계산을 두번했는지 한번했는지 몰겠음)

 

오늘은 화장품 가게에서 세일한다길래 매니큐어 여러개를 들고 계산대로 갔다가..

내가 진열대에서 본 액수보다 훨씬 비싼 액수를 불러서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작은 소리로 말하니까..

아줌마가 짜증을 있는대로 내더라구요.

 

이런 잘잘한 실수들이 너~~무 많아요. 제가 조심하면 될 일이죠. 근데 늘~ 조심하자, 조심하자.. 하는데

계속 실수를 해요.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되나 봐요.

어쩔 때는 정말 모자란 사람 같아요. 나사 하나 풀린 것 같고.. 점점 어휘력도 떨어지는 것 같아요.

지금 이 글 쓰는 것도 힘드네요. 글써서 밥먹고 살고 있는데.. 우울증 심하게 앓고 이 모양이 됐어요. 

 

아무튼. 저 위의 경우들에서.. 저를 대하는 버스 운전사나, 커피전문점 주인, 화장품 가게 직원들..

이 사람들도 ABC..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C로 가는 것 같아요.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흥분할 수 있는 거죠. 그건 알겠는데..

저한테.. 그 사람들을 더 화나게 하는 특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너무 겁을 먹는다던가..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거나.. 버벅거리고 말 같지 않은 변명을 한다거나 하는..

 

그런 일들이 반복되니까 저도 좀 노이로제가 걸린 것 같아요.

부모님들이나 만만한 친구들한테는 조금만 거슬리는 일이 있어도 다 말하는 편이거든요.

 물론 요즘에는 짜증이나 화를 내는 일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기분 나쁜 일인지 알아서

자제하고 있어요. 그런데.. 친한 사람들한테는 똑똑하게 별말 다하는 애가.. 처음 보는 사람들의 짜증앞에서..

바보처럼 주눅 들고 패닉상태에 빠지는 모습이 싫어요.  생각해 보니까 제가 그 상황에서

'근데 왜 화를 내냐고, 좋게 말하면 나도 알아듣는다고' 말하면

상대방이 바로 미안하다 나도 심했다, 할 것 같지 않고 일이 더 커질 것 같아서..

그러면 또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될 것 같아서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도 이런 황당한 실수가 많아서 반 아이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일이 많았어요.

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억울했던 경험도 많고.

그럴 때 저를 천천히 납득시킨다거나.. 이게 어떻게 된 사태인지 설명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좋겠지만..

제 인생에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곁에 그런 사람이 없었더라도.. 이리저리 부딪쳐가며 깨우친 거겠죠?

 

예전에 이런 경향에 대해 친구한테 이야기했더니.. 친구는 제가 한 실수에 대해 더 크게 생각하더라구요.

그런 큰 실수를 했으니 사람들이 화를 내도 당연하다는 식.. 저도 그런 식으로 납득하는 게 맞는 걸까요?

제 실수가 크니까.. 굴욕을 당해도 싸다는 식으로.. 저는 그렇게 사람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저 자신을 위해 한 마디도 못했다는 게 너무 싫은 건데...

혼란스러워요. 저한테도 자신이 없고.. 남들의 행동도 이해가 잘 안되고.. 옳은 게 뭔지 모르겠어요.

사춘기가 30대에도 오나 봐요.

이런 작은 일들에 사람이 무너지네요.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런저런 충고나 조언도 하면서.. 정작 저한테는 왜 이 모양인지.. 바보 같아요.

 

 

 

 

 

 

 

 

 

 

 

 

 

 

IP : 218.235.xxx.18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주의력 결핍 장애
    '12.5.5 2:09 AM (175.192.xxx.14)

    라는 질환이 있어요.
    사춘기때 그걸 부모님이 캐취하시고 치료를 받게 하셨더라면
    지금 그러한 나쁜 경험들을 하지 않으셨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울증을 앓으셨다는데 제대로 정신과에서 치료는 받으신건가요
    이게 성격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질환문제라서
    자세한건 병원에 가서 상담해보셨음 해요.
    이건 뇌의 호르몬 이상 문제라
    본인 의지나 노력으로 고쳐지는 부분이 아니랍니다..

  • 2. ..
    '12.5.5 4:36 AM (218.235.xxx.189)

    ADHD의심은 해본 적 있는데.. 제가 어릴 때 책만 읽는 얌전한 애였거든요. 그동안은 용기가 없어서 못 갔는데 지금이라도 병원에 찾아가 봐야겠어요. 차라리 질병이라면 위안이 될 것 같네요.

  • 3. 은이맘
    '12.5.5 6:49 AM (91.66.xxx.165)

    님의 상황이 참 마음을 아프게하네요..다만 다행인것은 가까운 사람들에게나마 표현할 수있으니 낫구요..
    위의 상황들에서 남의이목을 너무의식하는 게 문제인것같아요.. 님께서 남들 시선이 집중될까봐 버스기사분 경우 너무 수그리고 당황하셨고,,커피의 경우는 그냥 담담하게 계산하지 않았나요?? 물으시지 그랬어요..
    화장품가게는 좀 당당하게"어머 미안합니다.제가 다음에 생각하고 들를게요.."
    이렇게 표현하면 될 것을...

    타인과 님이 언성을높여도 그냥 쳐다보는거지 님을 잘 기억하지않아요.. 병원보다도 운동을 좀열심히 하시고,,집에서 이런 상황에 이렇게 반응해야지,,,공책에적어보고 연습해보세요...

  • 4. 아이고
    '12.5.5 7:28 AM (115.21.xxx.18)

    저도 그런데 주위 사람 신경 많이 쓰고
    입장도 서보고 짜증많이나요

  • 5. ..
    '12.5.5 10:19 AM (211.224.xxx.193)

    상대방들이 abc수순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c단계로 화를 내는건 그 사람들 상식선에서 용납이 안되는 실수를 님께서 하신겁니다. 거의 대다수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걸 님이 간과한 실수같아요. 그게 아주 작은 실수라도. 좀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미리미리 준비해보세요.

  • 6. 병원..
    '12.5.5 4:01 PM (121.147.xxx.154)

    에 가보세요..본인이 심각하다고 느끼실 정도면 남들한테는 짜증나는 일일겁니다..
    성인 ADHD도 치료 받으면 호전 된다고 들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고치면 되지요..고민하지 마시고 병원에 가보세요..

  • 7. 음.
    '12.5.5 6:32 PM (121.181.xxx.203)

    있을수있는일이에요 신경안쓰면 그럴수있죠.모..
    글고 맞아요 나이드신 장사하시는분들은..
    약간 우물쭈물말하면 싫어하시더라구요..
    약간 똑똑하게 눈똑바로보면서 기세게 말해야되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4881 에버랜드에 불났어요 5 에버랜드 2012/05/06 4,029
104880 저..42살에 자전거 배울 수 있을까요? 18 자전거 2012/05/06 4,007
104879 고등학생 무단결과라는게 8 고딩맘 2012/05/06 12,242
104878 노무현님 3주기......잊지 못하겠네요 5 .... 2012/05/06 1,179
104877 샴푸 작은 용량이나 샘플은 어디 가면 살 수 있나요? 9 샘플 2012/05/06 2,057
104876 희망연봉을 위한 조언 취업고민 2012/05/06 835
104875 중3남아가 주운 스마트폰을 2달 가지고 있었는데 (전문가적 조언.. 22 .. 2012/05/06 4,858
104874 마늘짱아찌 넣어 먹을 요리법으로 뭐가 있을까요? 4 요리의 응용.. 2012/05/06 1,277
104873 외고에 가려면 어느정도 공부를 해야하는거지요? 8 특히수학 2012/05/06 5,221
104872 내 옷은 왜이리 잘 헤지는지... 3 아이 참 2012/05/06 1,128
104871 바이러스? 1 헤르페스 2012/05/06 579
104870 글내려요;;;; 22 고민중 2012/05/06 9,134
104869 휴일아침 차려진 아침먹고 들어가 3시간째 문명이라는 컴게임하는 .. 3 게임 2012/05/06 1,325
104868 유시민, 이정희, 심상정 너희는 이나라를 떠나라 12 ... 2012/05/06 2,645
104867 대구사시는분 6 이사가자 2012/05/06 1,667
104866 유치가 아주 약간 흔들리는데 이가 안쪽으로 나고 있어요 3 ㅜㅜ 2012/05/06 1,662
104865 평소 변비 심한 아들....코스트코 4 ... 2012/05/06 2,557
104864 아이 왠만큼 키우신 분들,, 교육은 어떻게 시키는게 정답일까요?.. 5 ... 2012/05/06 1,652
104863 왜 이리 시아버님 계신 병원가기가 싫을까요?? 12 싫다 2012/05/06 3,408
104862 솔로몬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게 있는데요.. 1 .. 2012/05/06 2,304
104861 보험 관계자분 계신가요? 질문... 3 웃자맘 2012/05/06 586
104860 줌인아웃의 말티강쥐 주인 찾았나요? 3 말티 2012/05/06 1,230
104859 어제오늘 할일이 없어서 영화를 보다가 1 ㅋㅋㅋ 2012/05/06 1,371
104858 내일학교?? 3 vada 2012/05/06 983
104857 목화솜이불에 대해 여쭙니다... 1 알사탕 2012/05/06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