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학교가 다 이렇게 바뀌면 좋겠습니다.

불가능하지 않아요 조회수 : 1,980
작성일 : 2012-05-03 10:28:55
몇 년 전 비슷한 글 한 번 올린 적 있습니다.
이상적인 초등학교에 관해서요.
초등학교가 이렇게 되면, 온갖 잡음 다 없어질 텐데...안타깝습니다.

아이가 부패의 온상으로 칭해지던 초등학교 입학 예정이었습니다.
입학 전부터 소문이 무시무시해 먼 사립초등으로  보내려 했습니다.

참고로 전 나중에도 학원 일절 안 보낸 엄마인데...
그런 제가 오죽했으면 통학버스 타고 한참을 가는 사립학교 보낼 생각을 다 했을까요...

그런데, 편도만 삼사십분인 통학버스에서 아이가 시달릴 생각을 하고, 직접 등교시간에 시험적으로 가 보고 하니, 단념이 되더군요.

어쩔 수 없이 마음은 여전히 내키지 않는 아주 찜찜한 상태로 그 학교에 입학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아이 입학시키고 보니, 행운이 찾아온 걸 알았습니다.

아주 강성인 분이 새 교장 선생님으로 부임해 오신 겁니다.
아, 다른 부분은 아주 말랑말랑하셨지만, 비리에 대해서만 강성이셨지요.

그 교장선생님께서 학부모출입금지! 간식반입금지! 찬조금일절금지! 선언하시고, 수시로 전교를 도시면서 감시하셨습니다.
지금이야 불법찬조금 관련 안내문도 오고 하던데, 그 때는 그런 시절도 아니었거든요.

단지 감시만으로 도신 건 아니셨고, 휴지도 주으시고, 잡초도 뽑으시고, 운동장에서 이물질도 골라내시고...부지런히 움직이신다고 학교 근처에 사는 엄마들이 얘기하더군요.

그 이후로 학교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당연히 이유불문 엄마들 출입을 금한 건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아프거나 전학 관련 등등 행정업무때문에 학교에 가야 할 상황이 발생하잖아요. 녹색어머니회 활동도 그렇고요.

그럴 때면 손수 차대접하시면서, 학교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 아이들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아주 낮은 자세로 성심성의껏 여러 의견에 귀기울이셨습니다.

그 전엔 찬조금을 반 아이들 전부에게 오만원씩 걷고 하는 것이 당연하던 학교였거든요.
명목은 각종 행사때 반티도 맞춰야 하고, 담임들 선물도 사야 하고...등등의 여러가지였습니다.
지금이야 이런 것들이 표면적으론 불법으로 간주되니 대놓고 하지는 않겠지요.
그 땐 그랬습니다.

그런 걸 얼마나 당연하게 생각했냐면,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동네 엄마가 너무 바빠서 반비 내는 걸 잊어버렸더래요.

그랬더니 반대표 엄마가 전화를 해서...
"**엄마, 반비 좀 빨리 내세요. 아직까지 반비 안 낸 사람은 그 집하고, 엄마 없는 아이네집 딱 두집뿐이예욧!"
그렇게 세금 독촉하듯 하더라는군요.

그런데, 그 이후엔 일절 찬조금 걷지 않았는데도, 다 학교가 돌아가더군요.

반티요?
전교생이 무상으로 지급받았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겠지만...아무튼 교장선생님께서 떠나시고 난 후에도 계속 지급된 걸 보면, 돈 안 걷고도 가능한 일인가 보더군요.

학교 행사 분위기도 싹 바뀌었습니다.
학교운동회가 심지어 지역 정치인들이 마이크 잡고 한마디씩 하던 분위기였는데...
소운동회로 축소시키면서 연습은 하루이틀 정도로 간략하게 했어도 오히려 아이들은 더 즐거워하는 진짜 운동회가 됐습니다.

그리고, 운동회니, 소풍이니, 수련회니 각종 행사때 거나하게 교사들 회식했었는데, 그거 싹 없애셨고요.

뿐 아니라, 교장선생님께서 경영마인드가 남다른 분이셔서 직접 발로 뛰셔서 기업에서 후원도 끌어내시곤 했었습니다.
그런 후원으로 아이들이 문화혜택도 보고 그랬습니다.

녹색어머니회는 전교생 학부모가 다 돌아가면서 했습니다.
그러니, 일년에 많아야 두 번, 보통은 한 번 정도 하게 되더군요.
이런 녹색시스템 정말 강추하고 싶습니다.

줄줄이 나열하고 싶은 좋은 일들이 많았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 그만해야 겠습니다.

그 와중에 학교 드나 들고 싶어 몸살이 나서 교장선생님 너무 하신다면서 불평불만을 터뜨리는 엄마들이 있긴 하더군요.
실지로 타성에 젖은 학부모대표가 교장선생님과 맞장을 뜨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요.

아무튼, 결론은요...
학교에서 의지만 있다면, 부조리한 시스템 한순간에 바꿀 수 있습니다.
엄마들 극성마저도 다 극복하고 말이지요.
IP : 111.118.xxx.12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근데
    '12.5.3 10:35 AM (121.134.xxx.239)

    그런 교장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죠.

  • 2. 제발
    '12.5.3 10:37 AM (121.143.xxx.126)

    모든 학교가 다 그렇게 바뀌면 좋겠어요.
    우리학교도 점점 바뀌고 있는 과도기인데, 학부모들중에 일부 학교에서 너무 철저하게 막아버린다고 불만을 터트리더라구요. 왜 간식도 못넣게 하냐고 ㅠㅠ

  • 3. 여기요!
    '12.5.3 10:51 AM (122.153.xxx.82)

    저희 학교 그런 분위기입니다.
    저는 다른 학교는 안겪어봐서 모르겠어요.
    저희 아이 2학년 입니다.

    1. 일단 녹색 어머니회 그런거 우리학교는 없습니다.
    교통은 전교생 엄마들이 돌아가며 한번씩 합니다 .
    애가 둘이면 큰애 반이 순번일 때 하고 작은애 반일때는 건너뜁니다. 학년별로 반별로 돌아갑니다.

    2. 반대표 엄마도 안뽑습니다.
    엄마들끼리 알음알음으로 뽑는 경우도 있나본데, 하여튼 없어요. 저희 반은 아직도 없어요. ㅎㅎ
    작년 2학기때 뽑긴 했는데 소운동회에 도우미엄마들 필요해서 잠시 잠깐 뽑았어요.

    3. 학교에 음료수 및 음식, 간식 반입 절대 금지입니다.
    설마~ 하는 엄마들이 가끔 돌리기도 하는데, 교장선생님께서 아시면 불호령이시므로 담임 선생님들께서 자제를 당부하는 분위기입니다.

    4. 학교가 이러다보니 작년 스승의 날의 경우, 많은 엄마들이 꽃한송이에 카드한장 보내더라고요.
    물론 작고 큰 선물 보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분위기 자체가 하여튼 인사만 하는 분위기입니다.
    저는 카드만 한장 보냈습니다 꽃은 많이 받으실 듯 해서요.

    5. 1학년때 청소는 했습니다만, 2학년 되니 그것도 없어요.
    그런데 우리반 엄마가 꼭 청소를 하겠다고 우겨서(전해 듣기로는 그렇네요) 일주일에 한번인가? 한달에 한번인가? 그 엄마 주위에 몇몇이 하기로 했대요. ㅎㅎ 좀 그렇더라고요.

    6. 교통 서고 있으면 교장선생님께서 걸어서 출근하시다 옆에 서서 같이 아이들 봐주십니다.
    아이들은 열심히 인사하고요. ㅎㅎㅎ
    1학년때 아이들이 '엄마, 저 할아버지는 누구야? '했다해서 웃었네요

    7. 소풍도 얘기해야 겠지요?
    소풍도 학부모 같이 못갑니다. 가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절대 못가요.
    선생님 도시락 찬조같은 것도 안하는 분위깁니다.
    뭐 하는 사람이야 다 하겠지만 그래도 분위기라는게 있잖아요.
    저는 우리아이 도시락만 열심히 싸서 보냅니다. ㅎㅎ

    이정도예요.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서 좋아요.
    교장선생님, 그리고 정말 좋으신 교감선생님 만나서
    뵐때마다 흐뭇하고 마음 따듯하고 반갑고 그렇답니다.

    이상 양주시에 있는 모 초등학교 자랑질이었습니다. ㅎㅎ

  • 4. ...
    '12.5.3 10:51 AM (121.160.xxx.38)

    우리애 이번에 입학한 초등학교도 엄마들 일절 못오게 해서 유명한데, 이번에 그 교장선생님께서 전근가셨어요. 그런 교장선생님이 많아져야 하는건데.... 학기초 총회에서 반대표 엄마 한명만 뽑고 끝이었답니다. 예전 학굔, 명예도서도우미, 수영도우미. 학습교구도우미,녹색어머니회 등 한반에 열명정도는 있어야 하겠더군요. 그러다보면 그런거 맡아서 학교에 상주하는 엄마는 선생님과 친하기도 하고 학교 돌아가는 일 알아서 또 다른 엄마들에게 말하고....

  • 5. 음..
    '12.5.3 10:54 AM (221.139.xxx.8)

    반티는 저희학교도 그냥 지급됐어요
    5월에 소체육대회라고 학년별로 모여서 2교시정도 진행됐는데 1학년은 엄마들이 프랭카드만들어서 온 반도 있고 그냥 반대표엄마랑 녹색엄마랑 학교에서 도와달라고하는데로 그렇게만 간 반도 있고 그렇네요.

    지켜보면 타성에 젖은 엄마들이 학교에 못가서 안달나서 일을 스스로 만들어서 선생님이 하지말라고하는데도 가서 막무가내로 진행하는분들계시고 그렇더라구요.
    학교의 의지도 중요하고 부모님들도 제발 말좀 잘들었으면 좋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5378 서울의 수돗물 방사능 검사결과랍니다. 2 새롬이 2012/07/03 1,975
125377 맛있는 탕수육소스 비법이 있을까요? 8 임산부 2012/07/03 2,260
125376 나이 들면서 인간관계가 정리되고 좁아지면 서운하지 않으세요? 8 .. 2012/07/03 4,328
125375 저 좀 도와주세요..ㅠㅠ 3 ... 2012/07/03 1,237
125374 영어를 잘 모르는데 외국 문화를 알려면 dd 2012/07/03 607
125373 출근길에 미친아줌마 만났네요 1 세라 2012/07/03 2,395
125372 동양고전,논어강좌 들을수 있는곳 없을까요? 5 크롱 2012/07/03 1,526
125371 40대에 초중고 동문회 나가시는 분 계신가요? 궁금해서.. 1 동문회 2012/07/03 1,406
125370 악독하게 김연아 까는 신문사.... 9 별달별 2012/07/03 2,798
125369 이번주에 볼 좋은 공연 추천 부탁 드려요 (수술전) ... 2012/07/03 654
125368 서울에서 아줌마 6명이 모여서 수다 떨 적당한 장소 있을까요? 3 죽마고우 2012/07/03 1,411
125367 김연아 기자회견과 히틀러 7 배나온기마민.. 2012/07/03 1,474
125366 나는 꼼수다 봉주 15회 올라왔네요. 4 깜장이 집사.. 2012/07/03 1,474
125365 분실된 책이 다시 돌아왔는데.. 10 .. 2012/07/03 1,682
125364 여성인력개발원에서 배우려하는데 2 형지짱 2012/07/03 1,397
125363 (제발 도와주세요)고등 출석률이 저조하면 대학은 불가한걸까요? 5 어떻게해야할.. 2012/07/03 1,417
125362 통조림 말구 꽁치 조림 어떻게 하나요? 2 처음이에요 2012/07/03 856
125361 학부모님한테 어떻게 학원비를 받아야 할까요?? 9 학원 2012/07/03 3,626
125360 제가 아는 여자 트레이너가 넘 관심가고 친해지고 싶어요...^^.. 3 천둥 2012/07/03 3,073
125359 아기가 나오는 꿈 좋은건가요? 6 뭘까? 2012/07/03 4,803
125358 다이어트 중인데 어지러워서 운동하다 들어왔어요.. 4 현기증 2012/07/03 1,619
125357 ADHD 치료중 청지각 훈련 1 엄마 2012/07/03 2,294
125356 초등 6 학년 여아 문제에요 1 키라라냥 2012/07/03 1,428
125355 중 3 딸아이에게 고등국어도 지금부터 공부시켜야할까요?(고등 영.. 7 준비.. 2012/07/03 2,844
125354 정부의 보수단체 지원금 2008년에 비해 2012년 8배 이상 .. 1 대합실 2012/07/03 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