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버지의 거의 모든 친구, 동료들을 알아요.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둘이 동갑이고 워낙 오래 산지라 당연히 적어도 이름이라도 알지요.
근데 어제 아빠가 고등학교 동창한테 5백을 빌려주는걸 알게 됐대요 (휴대폰 문자).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어서 친하면 그냥 준다고 치면 몰라도 이게 뭐냐고 나한테 말도 안하고
차라리 그 돈이 있으면 우리 딸을 주든가 내 옷을 사주든가 하지
당신 혹시 이 사람한테 뭐 약점 잡힌거냐 그래서 빌려주는거냐
하고 난리를 쳤는데 그냥 아빠는 사람을 믿으니까 빌려줬지 하고 말을 안 했대요.
사실 사람을 어캐 믿나요 나이 환갑에 5백이 없어서 고딩 동창한테 빌리는 사람이면 진짜 돈이 없다는 건데 어캐 갚나요;;;
그래서 엄마가 너무 화가 났어요.
어쩌면 이게 한두번이 아닌거 같다고...
저도 좀 그런게 저는 아빠가 가끔 저희 직장 근처로 와서 점심 같이 먹는데 아빠 돈 너무 많이 쓰고 싶지 않아서 만약 1)아주 좋고 비싼 식당 2) 적당히 괜찮고 가격이 왠만한 식당 있으면 늘 2번으로 가자고 했거든요.
이럴거면 뭐 먹고 싶니? 하면 무조건 조선호텔! 스시! 피에르가니에르! 그럴걸 그랬나봐요.
저도 아빠한테 뭐라고 할까요?
분명히 체면+ 생색내고 싶은 마음+ 멋있는 친구라고 알려지고 싶은 욕심 이런걸 거에요.
아빠도 치매 검사 받으라고, 딸은 한달에 5백 벌려고 애 떼놓고 디스크 걸린 몸으로 일하러 다니는데 모르는 아저씨한테 빌려주냐고?
그러면 좀 죄책감이 들어서 그런 행동을 안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