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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희집 강아지..아기고양이 엄마가 됐어요..^^

쑥쑥커주라 조회수 : 2,809
작성일 : 2012-04-29 22:33:05

지난주에 유기견보호소에 봉사 갔다가 눈도 못뜬 꼬물이 아기고양이가 구조되어 온걸 봤어요.

아마 길고양이어미한테 버려진걸 신고가 들어와서 구조된건가봐요.


박카스 박스 만한 작은 박스에 넣어져 있는데 다들 보고 불쌍해서 다들 걱정만 태산...ㅜㅜ


그러던 와중에 제가 저희집 개가 며칠전부터 젖이 나오던게 생각이 나서 의사샘한테 여쭤봤어요

임신도 안했는데 개가 왜 젖이 나오냐고

그랬더니 의사선생님이 호르몬때문에 그럴수 있다고 젖이 나오면 고양이 젖좀 주라고...


저는 아무생각없이 여쭤본건데..(제가 좀 맹해요..ㅡㅡ;;) 다른 봉사자분들도 잘 됐다며
아기고양이 젖먹이면 좋겠다고 해서 저희집에 가서 젖나오는 강아지..소은이를 데려와서 고양이를 보여줬어요.


물론...맨 처음에는 난리가 났죠..

고양이를 처음 본 소은이는 장난감인줄 알고 그냥 코로 밀치고..냄새만 맡고 핥아보고 장난칠려고 해서다들 안되겠다고..그냥 분유 먹여야겠다고 했는데 소은이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제가 강제로 눕혀서 다리 붙잡고 고양이한테 젖을 먹게 했어요. 좀 굴욕적인 수유자세긴 했고...

소은이는 완전 황당한 표정으로 있었지요..ㅎㅎ  

고양이가 너무 어리고 몸이 차가운데다 젖을 못 빨아서저도 걱정했는데 한번 젖을 먹기 시작하니 어찌나 열심히 꾹꾹이를 하면서 먹던지.. 소은이가 젖이 많이 나오는것도 아니고..잘 돌볼지 몰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젖을 좀 짜서 고양이 몸에도 발라주고 소은이몸에 고양이를 좀 문질러주면서
불쌍한 아긴데..젖 먹여서 잘 돌봐주자고.. 몇시간을 제가 둘을 안고서 있었더니 반나절만에 소은이가

고양이한테 홀딱 빠져서 집에 와서 작은 방에 상자로 집 만들어서 고양이 넣어두니 어찌나 지극정성으로 고양이를 돌보던지... 첫 사오일은 쉬하러 하루에 두어번 정도만 나오고 고양이만 품고서 있었는데 요즘은 좀 여유가 생겼나

밥먹고 나면 잠시 쉬러 거실로 나오기도 하네요.. 

가슴 졸이며 무사히 하룻밤을 넘겼고..

(아기고양이 데려온 담날 아침에 일어나서 소은이랑 고양이를 넣어둔 방에 가보니 고양이가 방 한가운데 나와있어 가슴이 철렁했는데 소은이가 아침에 저 일어나길 기다릴때 고양이가 딸려 나왔었나봐요. 가서 보고 숨쉬는거 보고 얼마나 안도를 했던지...^^)

데려온 날 몸무게를 재어보니 100그람 남짓..생후 5일령 정도로 추정하던데

저희집에 온지 열흘여.. 오늘 .몸무게 200그람 돌파했어요.

결막염 때문에 주말에 의사샘께 연락해서 분유(추가영양공급)랑 안약도 받아와서 시간 맞춰 챙겨주느라 지난주는  좀 버겁긴 했지만..그래도 나날이 쑥쑥 크는 모습 보면 얼마나 뿌듯한지..

기쁨에 겨워.. 82님들한테 자랑글 올려요..으쓱으쓱~

우리 소은이 넘넘 착하죠~!!

고양이 키우는 개 이야기는 동물농장에서만 봤었는데 살다보니 저희집에도 이런 일이 있네요.

저는 고양이는 한번도 안 키워봤는데.. 요즘 아기 고양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비축비축 걸어다니면서 소은이 품 파고 드는거...넘넘 이뻐 죽겠어요~^^

IP : 211.59.xxx.99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거품
    '12.4.29 10:39 PM (1.236.xxx.50)

    아훅~ 좋은일 하셨어요...
    마구마구...그림이 그려져요...
    아기 고양이 돌보려면 힘들텐데..착한 소은이 영양보충 해주셔야겠어요^^*

  • 2. 동물농장
    '12.4.29 10:42 PM (112.148.xxx.16)

    에 나와야 할 이야기이네요..너무 너무 이쁠것 같아요. 소은이 넘 착하고 아기고양이 너무 잘되었네요. 소은아 장하다!

  • 3. 상상
    '12.4.29 10:42 PM (220.116.xxx.187)

    귀여워요~
    코피 퐝 ♡..♡

  • 4. 미호
    '12.4.29 10:43 PM (114.204.xxx.131)

    원글님이 따스한 분이셔서

    소은이도 그런가봐요.

    소은이도 아기고양이도 건강하고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비단결같은 고운 마음씨를 지닌 원글님께 제가 감사드립니다. ^^

  • 5.
    '12.4.29 11:03 PM (175.114.xxx.11)

    제 올케 이름이라 읽는 내내 좀 어색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글님 마음을 읽고 가여운 아기 고양이에게 곁을 준 멍멍이가 넘 예쁘네요. ^^

  • 6. 이짱아
    '12.4.29 11:07 PM (218.53.xxx.122)

    가슴 따뜻한글이네요
    상상이 되면서 입가에 미소가 절로^^
    소은이랑 냥이랑 좋은 인연으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어요

  • 7. 마음편히
    '12.4.29 11:12 PM (125.189.xxx.98)

    소은이도 원글님도 참 대견하십니다...
    박수드려요 짝짝짝~~~~
    복받으실거에요~~~~

  • 8. 천사
    '12.4.29 11:23 PM (221.146.xxx.33)

    너무 좋은 원글님에다 소은이네요...제 마음까지 흐뭇해요.
    저희 집에도 푸들과 고양이가 사이좋게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울 냥이는 소파에 앉아 노트북하는 집사에게로 와 배와 노트북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서 꾹꾹이를 하고(아랫배가 말랑하니 좋은지...ㅠㅠ)앉아서 이 글쓰는 제 손위에 자기 손을 척 얹어두고 있습니다. ^^
    고양이 모시고 사는 재미가 요즘 쏠쏠해요~^^
    원글님께 아기 고양이 키우시라고 제가 자랑질 좀 했습니다.
    소은이도 정든 아기 고양이와 함께 지내고 싶어할거예요. 고양이가 없어지면 소은이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어요.
    암튼 원글님 저도 박수 드립니다. 대단하세요.

  • 9. 영양보충
    '12.4.29 11:24 PM (119.149.xxx.89)

    소은이 영양보충 잘 해주세요..
    젖이라는게 영양분이 다 빠져나가는거니깐요...

  • 10. ^^
    '12.4.29 11:33 PM (124.51.xxx.157)

    좋은일하셨네요 원글님도 소은이도 둘다 마음이 이쁘네요 ㅋ
    강아지도 친구생겨좋고~ 고양이도 의지할강아지 생겨좋고~

  • 11. 쑥쑥커주라
    '12.4.29 11:41 PM (211.59.xxx.99)

    줌인아웃에 고양이 사진 다량 올리고 오니 댓글이 많이 달려서 기분 완전 좋아요..히히~
    신랑이 개만 좋아하고 고양인 별로였는제 소은이가 고양이 열심히 돌보는거 보고는 참 기특해하네요.
    저도..요근래 고양이가 이뻐보여서 고양이 키우고싶다는 생각은 들지만..아직은 고민중이에요.
    집에 개가 4마린데 임보하던 개까지 1마리 추가, 아기 고양이 들어와서 집에 동물이 총 6마리..^^;;
    개만 한두마리였음 고양이 키우겠다 선뜻 나설텐데 아직은 그럴 용기는 없네요.
    우선은...앞으로의 일은 고민안하고..당분간은 고양이가 건강하고 이쁘게 쑥쑥 크는것만 생각할려구요~

  • 12. 아아아 소은아!
    '12.4.29 11:59 PM (211.246.xxx.108)

    사진보고 왔는데 너무 기특해요.
    안아주고 싶네요 정말^^

  • 13. 케로로
    '12.4.30 12:17 AM (121.161.xxx.157)

    우와 좋은일 하시네요 소은이도 주인님 닮아 착한것 같아요 ㅎㅎㅎ
    ^^ 저도 유기동물 돌보고 싶은데 남편반대로 못하고 있어요
    보호소에 봉사활동이라도 가고싶어요

  • 14. 천사
    '12.4.30 12:20 AM (121.144.xxx.178)

    님 ...복받으실꺼예요...
    나중에 아들딸 서울대가고 돈도 잘벌고 효도할껍니다.^^

  • 15. 쑥쑥커주라
    '12.4.30 12:28 AM (211.59.xxx.99)

    제가 말 한마디 잘 못해서...소은이 혼자 고생하는거 같아 미안한 맘도 있었는데
    소은이 덕분에 한 생명을 구하게 되서 기쁩니다.^^
    요즘 보호소에 젖먹이 아기 고양이들이 자꾸 들어와서 충대 봉사동아리에서도 열몇마리 아기고양이 데려가 학생들이 틈틈이 시간 내서 분유 사서 새벽에 잠도 못자고 고생하고 있는걸 알기에..저도 좀 용기가 났던 모양입니다. 소은이가 착하지 전 별로 안 착한데..다들 칭찬해주셔서 괜히 민망하네요.
    찾아보면 유기견보호소에 봉사다니는 분들 많이 계실텐데...82분들도 그런 분들 많으셨음 좋겠어요.
    한달에 한두번..서너시간 짬내서 가서 청소해주고...불쌍한 개들이나 고양이 밥 챙겨주고 산책시켜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직접 못 가시면...약간의 후원이나..아님 쓰시던 얇은 이불이나 헌옷 보내주는것만으로도 겨울 보호소에서 유용하게 쓰이기도 하거든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__)

  • 16. 댓글달려고로긴
    '12.4.30 12:39 AM (110.70.xxx.148)

    원글님 고맙습니다.
    복마니마니 받으실거라 확신합니다^^

  • 17. ...
    '12.4.30 12:47 AM (175.253.xxx.156)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원글님도 착한 소은이도 복 많이 받으세여~~
    전 줌인아웃에 아가 사진 보러 갑니다!

  • 18. 바다
    '12.4.30 1:37 AM (223.62.xxx.252)

    사진 보구왔어요
    너무너무 흐믓한모습이네요
    저도 유기견 임보중이고 길냥이들 밥도주고있어 더 감사한 맘이들어요
    임보가 쉬운일이아닌데 냥이까지 임보하시다니..
    가족분들 앞으로 복받으실거에요
    특히 소은이와 원글님 건강하시고 행복하길 바랄께요!^^

  • 19. ...
    '12.4.30 9:12 AM (219.240.xxx.67)

    원글님 너무 멋져요.
    소은이도 너무 이쁘구요.
    고양이랑 소은이랑 정말 이쁘고 사랑스러워요.

  • 20. 원글님
    '12.4.30 12:44 PM (1.246.xxx.160)

    예쁘게 생기셨죠?
    전 이런글 읽으면 그사람을 맞추는 '신기'가 있나봐요.
    원글님 분명 미인이실걸요.

  • 21. 쑥쑥커주라
    '12.5.1 7:11 PM (211.59.xxx.99)

    하하하...저는 미인이랑은 거리가 멀어요.
    곰등치의 거대아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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